구운몽 12

乳娘去卽還來曰 :

유낭거즉환래왈

유모 할멈이 갔다가 곧 돌아와 말하기를,

“小姐奉賢郞和詩十分感激, 且備傳郞君之意則小姐曰 :

소저봉현랑화시십분감격 차비전랑군지의즉소저왈

“아가씨께서는 현랑賢郞의 화답시를 받고 십분 감격하시며

또한 낭군의 뜻을 다 전하니 말씀하시기를,

‘男女未及行禮, 私與相見 極知其非禮,

남녀미급행례 사여상견 극지기비례

然方欲托身於其人 而何可有違於其言乎?

연방욕탁신어기인 이하가유위어기언호

‘남녀가 아직 예식을 행하지 않고

사사로이 만남은 예가 아님을 잘 알고 있지만,

이내 몸을 그 사람에게 맡기려 하는데,

어찌 그 말을 어길 수가 있겠습니까?

且中夜相會人言可畏, 異日父親若知之則必有厚責,

차중야상회인언가외 이일부친약지지즉필유후책

欲待明日相會於中堂, 相與約定云’.”

욕대명일상회어중당 상여약정운

또 한밤중에 서로 만나면 남의 말이 두려울뿐더러

어느 날엔가 부친이 만일 그 일을 아시면 필연 엄히 꾸짖을 터이니,

밝은 날을 기다려 대청에서 만나 서로 언약을 정하자'고 하십니다.”

楊生嗟歎曰 : “小姐明敏之見, 正大之言非小生所及也.”

양생차탄왈 소저명민지견 정대지언비소생소급야

양생이 한숨지어 탄식하며 말하기를,

“아가씨의 명민하신 소견과 바르고 큰 뜻은 소생이 미칠 수가 없습니다.”

對乳娘再三勤囑毋令失期, 乳娘唯唯而去.

대유낭재삼근촉무령실기 유낭유유이거

유모 할멈에게 재삼 간절히 부탁하며 ‘시기를 어기지 마십시오’ 하니

유모 할멈은 고개를 끄덕이며 갔다.

是夜生留宿於店中, 轉展不寐坐待晨鷄,

시야생유숙어점중 전전불매좌대신계

苦恨春宵之長也, 俄而斗杓初轉村鷄催鳴.

고한춘소지장야 아이두표초전촌계최명

이날 밤 양생이 주막에 머물러 묵으려 하는데

엎치락뒤치락 거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앉아서 새벽 닭 울기만 기다리니,

봄밤이 괴로움의 긺을 한하거늘,

이윽고 북두칠성이 처음으로 자리를 옮기자 시골 닭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方欲呼童而秣馬矣, 忽聞千萬人喧闐之聲,

방욕호동이말마의 홀문천만인훤전지성

潮湧湯沸自西方而來矣.

조용탕불자서방이래의

막 동자를 불러 당나귀에게 먹이를 주려 하였더니,

갑자기 천만인이 떠들썩하는 소리가

물 끓듯이 용솟음치며 서쪽으로부터 들려오는 것이 아니던가.

楊生大驚攝衣而出, 立街而見之 則執兵之亂卒,

양생대경섭의이출 립가이견지 즉집병지란졸

避亂之衆人, 籠山絡野紛騈雜遝, 軍聲動地哭響于霄.

피란지중인 롱산락야분병잡답 군성동지곡향우소

양생이 크게 놀라 옷매무시를 바르게 하고 밖으로 나가

거리에 서서 그것을 본즉,

병기를 잡은 군사들과 피란하는 사람들이

산과 들을 온통 휩쓸어 에워싸며 북적거려 어지러이 흩어져 돌아오니,

군사들의 소리가 땅을 진동하고 곡성이 하늘에 까지 울려 퍼졌다.

問之於人曰 :

문지어인왈

옆 사람에게 이 일을 물으니 말하기를,

‘神策將軍仇士良自稱皇帝發兵而反,

신책장군구사량자칭황제발병이반

天子出巡楊州, 關中大亂賊兵四散劫掠人家’

천자출순양주 관중대란적병사산겁략인가

‘신책장군神策將軍 구사량仇士良이

스스로 황제라 일컫고 군사를 일으켜 반기를 드니,

천자는 양주楊州로 순행하시는데,

관중關中이 크게 어지러워 적병賊兵이 사방으로 흩어져 인가를 약탈한다’ 하고,

且傳言 ‘閉函關不通往來之人, 毋論良賤 皆作軍丁矣’

차전언 폐함관불통왕래지인 무론량천 개작군정의

또 전하여 들은즉,

‘함곡관函谷關을 닫고 오가는 사람들을 통하지 못하게 하며

양민과 천민을 막론하고 모두 장정壯丁으로 삼는다’ 하기에,

生慌忙驚懼, 遂率書童鞭驢促行,

생황망경구 수솔서동편려촉행

望藍田山而去, 欲竄伏於巖穴之間矣.

망람전산이거 욕찬복어암혈지간의

양생은 어리둥절 두려워하며

마침내 서동을 데리고 당나귀에 채찍질하며 갈 길을 재촉하여

남전산을 바라보고 가서 깊은 골짜기 틈으로 도망해 숨으려 하였다.

仰見絶頂之上, 有數間草屋,

앙견절정지상 유수간초옥

雲影掩翳 鶴聲淸亮,

운영엄예 학성청량

절정絶頂위를 우러러보니

몇 칸 안 되는 작은 초가草家가

구름의 그림자에 가려 있고, 학 소리가 맑고 시원하니

楊生知有人家, 從岩間石逕而上,

양생지유인가 종암간석경이상

有道人凭几而臥, 見生至起坐問曰 :

유도인빙궤이와 견생지기좌문왈

양생이 인가가 있음을 알고

바위 틈의 좁은 돌길을 따라 올라가니,

한 도인道人이 책상에 기댄 채 누워 있다가

양생이 오는 것을 보고 일어나 앉으며 묻기를,

“君是避亂之人, 必淮南楊處士令郞也.”

군시피란지인 필회남양처사령랑야

“자네는 난亂을 피해가는 사람으로

필연 회남淮南 땅 양처사의 아들이겠다.”

楊生趨進再拜, 含淚而對曰 :

양생추진재배 함루이대왈

“小生果是楊處士子也.

소생과시양처사자야

양생이 나아가 재배하며 눈물을 머금은 채 대답하여 말하기를,

“소생은 과연 양처사의 아들입니다.

自別嚴父 只依慈母 氣質甚魯, 才學俱蔑 而忘生徼倖之計,

자별엄부 지의자모 기질심노 재학구멸 이망생요행지계

冒充觀國之客, 行到華陰猝値變亂.

모충관국지객 행도화음졸치변란

부친과 헤어지고부터 다만 모친께 의지해 오던 중,

기질이 심히 노둔하고 재주와 학식의 갖춤이 변변치 않으나,

망령되이 요행의 생각으로 과거를 보러 가다가

화음華陰 땅에 이르러 갑자기 변란變亂을 당하였습니다.

不圖今日獲拜大人, 此必上帝俯鑑微誠故,

부도금일획배대인 차필상제부감미성고

令叨倍大仙之几杖, 得聞嚴父之消息,

령도배대선지궤장 득문엄부지소식

이는 필연 하느님께서 굽어 살피시어 적은 정성으로 일부러

외람되이 대선大仙의 제자가 되어 따르도록 하시고,

부친의 소식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오니,

伏乞仙君毋惜一言, 以慰人子之至情.

복걸선군무석일언 이위인자지지정

家嚴今在何山 而體履亦何如?"

가엄금재하산 이체리역하여

엎드려 빌건대, 선군仙君께서는 한 말씀 아끼지 마시고

남의 아들된 이의 지극한 인정을 위로해 주십시오.

부친은 지금 어느 산에 계시며 또한 기체 어떠하십니까?"

道人笑曰 : “尊君與我着朞於紫閣峯上,

도인소왈 존군여아착기어자각봉상

別去屬耳 未知其向何處而童顔,

별거속이 미지기향하처이동안

도인이 웃으며 말하기를,

“자네 부친이 나와 더불어 자각봉紫閣峯 위에서 바둑을 두고

헤어지면서 보고 들었으되

그가 어디로 향해 갔는지를 알 수 없고, 안색도 변함이 없으며,

不改綠髮長春, 惟君毋用傷懷."

불개록발장춘 유군무용상회

검은 머리도 희어지지 않았으니

오직 자네는 애통해 하지 마라.”

楊生泣訴曰 : “或因先生可得一拜於家嚴乎?”

양생읍소왈 혹인선생가득일배어가엄호

양생이 울면서 간절히 호소하며 말하기를,

“혹시 선생을 인연하여 아버님을 한 번 뵐 수 있겠습니까?”

道人又笑曰 :

도인우소왈

도인이 또 대답하여 말하기를,

“父子之情雖深, 仙凡之分逈殊,

부자지정수심 선범지분형수

雖欲爲君圖之, 末由也

수욕위군도지 말유야

“부자의 정이 비록 깊으나

선계仙界와 속세의 사이가 멀고 특수하니,

비록 자네를 위해 주선하려 해도 할 수 없을뿐더러

而况三山渺邈, 十洲空濶 尊公去就何以得之?

이황삼산묘막 십주공활 존공거취하이득지

또한 삼신산三神山이 아득히 멀고 십주十洲가 넓은지라,

자네 부친의 거취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君旣到此姑且留宿, 徐待道路之通,

군기도차고차류숙 서대도로지통

歸去亦未晩也.”

귀거역미만야

자네가 이미 여기에 이르렀으니 잠시 동안 머물러 묵으면서

길이 트이기를 천천히 기다리다

돌아간다 해도 또한 늦지 아니하리라.”

'고전문학 > 구운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운몽 14  (0) 2010.03.28
구운몽 13  (0) 2010.03.28
구운몽 11  (0) 2010.03.25
구운몽 10  (0) 2010.03.23
구운몽 9  (0) 2010.03.23


구운몽 11

乳娘見楊生之美不復致疑但云 :

유낭견양생지미불부치의단운

“此非討話之地.”

차비토화지지

유모는 양생의 잘생긴 모습을 보고 다시 의심치 않고 다만 이르기를,

“이곳은 얘기할 곳이 아닙니다.”

楊生引乳娘坐於客榻,

양생인유낭좌어객탑

問其來尋之意乳娘問曰 :

문기래심지의유낭문왈

양생이 유모를 인도하여 객탑客榻 (손님 접대하는 평상)에 앉히고,

그가 찾아 온 뜻을 물으니, 유모가 묻기를,

“郎君楊柳詞詠於何處乎?”

낭군양류사영어하처호

“낭군께서 양류사를 어디에서 읊으셨습니까?”

答曰: “生以遠方之人初入帝圻, 愛其佳麗歷覽選勝,

답왈 생이원방지인초입제기 애기가려여람선승

양생이 대답하여 말하기를,

“소생은 먼 땅 사람이라, 처음으로 제기帝圻 (황제가 다스리는 지명, 곧 서울)에 들어와

그 아름답고 고움을 사랑하여 경치가 좋은 곳을 골라 여러 곳을 두루 다니면서 구경하다가,

今日之午適過一處, 卽路之北小樓之下,

금일지오적과일처 즉로지북소루지하

綠楊成林春色可玩, 感興之餘賦得一詩而詠之矣,

녹양성림춘색가완 감흥지여부득일시이영지의

오늘 오후에 마침 한 곳을 지나는데

곧 큰길 북녘, 작은 누각 아래에

푸르게 우거진 버들이 수풀을 이루고 있어, 봄빛이 구경할 만하여

흥겨운 나머지 시詩 한 편을 우연히 지어 그것을 읊었는데

老娘何以問之?”

노낭하이문지

할멈의 물음은 어찌한 뜻입니까?”

媼曰 : “郎君其時與何人相面乎?”

온왈 낭군기시여하인상면호

할멈이 또 묻기를,

“낭군께서는 그때 누구와 서로 대면하셨습니까?”

楊生曰 : “小生幸値天仙降臨樓上之時,

양생왈 소생행치천선강림루상지시

艶色尙在於眼, 異香猶灑於衣矣.”

염색상재어안 이향유쇄어의의

양생이 대답하기를,

“소생은 다행히 하늘의 신선이 누상에 강림降臨한 때 만났는데,

고운 빛이 아직도 눈에 어리고

기이한 향내가 아직도 조금 옷에 풍기고 있습니다.”

媼曰 : “老身當以實告之, 其家盖吾主人秦御史宅也,

온왈 노신당이실고지 기가개오주인진어사택야

其女卽吾家小姐也.

기녀즉오가소저야

할멈이 말하기를,

“늙은 이 몸이 마땅히 사실 그대로 전하지요.

그 집은 우리 주인 진어사秦御史댁이요, 그 여자는 곧 우리 집 소저입니다.

小姐自幼時心明性慧, 大有知人之鑑,

소저자유시심명성혜 대유지인지감

一見相公, 便欲托身 而御史方在京華,

일견상공 변욕탁신 이어사방재경화

소저께서는 어려서부터 마음이 밝고 성품이 총명해서

크게 사람을 알아보는 높은 식견이 있었는데,

상공을 한 번 보고 문득 몸을 의탁코자 하였으나,

어사께서 마침 서울에 계시니

往復稟定之間, 相公必轉向他處,

왕복품정지간 상공필전향타처

大海浮萍秋風落葉, 將何以訪其蹤跡乎?

대해부평추풍락엽 장하이방기종적호

왕복하여 품정稟定한 사이에

상공께서는 반드시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실 터이니,

큰 바다에 뜬 부평초 같고 가을 바람에 떨어진 나뭇잎 신세와 같은지라,

장차 어찌 그 종적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絲蘿雖切願托之心, 爐金實有自躍之恥,

사라수절원탁지심 로금실유자약지치

而三生之緣重, 一時之嫌小也,

이삼생지연중 일시지혐소야

푸른 담쟁이가 비록 간절히 의탁하고자 하는 마음과

실로 노금爐金에 스스로 일어나는 부끄러운 마음이 있으나,

삼생三生의 연분은 중하고 한때의 내키지 않음은 적은 것이므로,

是以舍經從權包羞冒慚, 使老妾問郞君姓氏及鄕貫,

시이사경종권포수모참 사노첩문랑군성씨급향관

仍探婚娶與否矣.”

잉탐혼취여부의

이에 도리를 버리고 권도權道를 따라 수치스러움을 간직하며,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노첩老妾으로 하여금 낭군의 성씨와 본관을 알아보고

또 혼취婚娶 여부까지 알아 오라 하셨습니다.”

生聞之喜色溢面謝曰 :

생문지희색일면사왈

“小生楊少游, 家本在楚 年幼未娶矣.

소생양소유 가본재초 년유미취의

양생이 이 말을 듣고 기쁜 빛을 낯에 가득히 머금은 채 사례하며 말하기를,

“소생은 양소유로 집은 본래 초나라에 있고,

나이가 어려 아직 장가 들지 아니하였습니다.

惟老母在堂 花燭之禮當告兩家父母而後行之,

유노모재당 화촉지례당고양가부모이후행지

結親之約今以一言而定之矣. 華山長靑 渭水不絶.”

결친지약금이일언이정지의 화산장청 위수부절

오직 노모老母께서 집에 계시니

화촉花燭의 예禮는 마땅히 양가 부모께 아뢴 후에 행해야 하겠지만,

혼인 언약은 이제 한 말로 정하는 것입니다.

화산華山은 길이 푸르고 위수渭水는 끊어지지 아니할 것입니다.”

乳娘亦大喜, 自袖中出一封書以贈生,

유낭역대희 자수중출일봉서이증생

生折見卽楊柳飼一絶也. 其詩曰 :

생절견즉양류사일절야 기시왈

유모 할멈 또한 크게 기뻐하며

소매 속에서 하나의 봉한 편지를 꺼내 양생에게 건네주는데,

양생이 떼어 열어 보니 곧 양류사楊柳飼 한 수였다.

그 시에 적히기를,

樓頭種楊柳 루두종양류

擬繫郞馬住 의계랑마주

如何折作鞭 여하절작편

催向章臺路 최향장대로

누각 옆에 심어 놓은 버드나무에

낭군은 말을 매어 머무는 듯하더니

어찌하여 꺾어 채찍을 만들어

장대 (서울) 가는 길 달려가기를 재촉하는가

生艶其淸新亟加歎服, 稱之曰 :

생염기청신극가탄복 칭지왈

“雖古之王右丞, 李學士蔑以加矣.”

수고지왕우승 이학사멸이가의

양생이 그 시의 청신淸新함을 사랑하여 지극히 탄복하고 칭찬하여 말하기를,

“비록 옛적의 왕우승 (왕유王維), 이학사 (이태백 李太白)라도 이에서 낫지 못하겠습니다.”

遂披彩牋寫一詩以授媼, 其詩曰 :

수피채전사일시이수온 기시왈

하고 곧 아름다운 종이를 펼쳐 한 수의 시를 써서 유모 할멈에게 주니,

그 시에 읊기를,

楊柳千萬絲 양류천만사

絲絲結心曲 사사결심곡

願作月下繩 원작월하승

好結春消息 호결춘소식

버들이 천 만실이나 하니

실마다 마음 굽이에 맺혔구나

원컨대 달 아래 노를 만들어

봄소식을 맺었으면 좋겠네

乳娘受置於懷中, 出店門而去,

유낭수치어회중 출점문이거

楊生呼而語之曰 :

양생호이어지왈

유모 할멈이 그것을 받아 품속에 넣고 주막 문을 나서서 가자

양생이 불러서 말하기를,

“小姐秦之人 生楚之人, 一散之後萬里相阻,

소저진지인 생초지인 일산지후만리상조

山川脩夐消息難通.

산천수형소식난통

“아가씨는 진秦나라 사람이고, 저는 초楚나라 사람이라

한 번 헤어진 후에는 만리 길이 서로 사이가 떨어져 있고,

산천이 무척 멀어서 소식을 통하기가 어렵습니다.

況今日此事旣無良媒, 小生之心無可憑信之處也.

황금일차사기무량매 소생지심무가빙신지처야

하물며 오늘 이 일은 좋은 중매가 없어

소생의 마음에 가히 증거를 삼아 믿을 만한 곳이 없습니다.

欲乘今夜之月色, 望見小姐之容光,

욕승금야지월색 망견소저지용광

未知老娘以爲如何.

미지노낭이위여하

오늘 밤 달빛을 타서

아가씨의 아름답고 빛나는 얼굴을 뵙고 싶은데,

할멈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小姐詩中亦有此意, 望老娘更稟于小姐.

소저시중역유차의 망노낭갱품우소저

아가씨의 시 속에 또한 이러한 뜻이 있으니,

할멈은 아가씨께 다시 말씀드려 주기 바랍니다.”

'고전문학 > 구운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운몽 13  (0) 2010.03.28
구운몽 12  (0) 2010.03.25
구운몽 10  (0) 2010.03.23
구운몽 9  (0) 2010.03.23
구운몽 8  (0) 2010.03.20

구운몽 10

其中適有玉人午睡方濃, 忽然警覺推枕起坐,

기중적유옥인오수방농 홀연경각추침기좌


그 가운데 마침 미인美人이 있어 막 낮잠에 취했다가

깜작 놀라 깨어나 베개를 밀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拓開繡戶徒倚雕欄, 流眄四顧尋聲,

척개수호도의조란 류면사고심성

忽與楊生兩盰相値.

홀여양생양간상치


수놓은 창을 밀어젖히고는,

아로새긴 난간에 의지하여 눈을 흘기며 사방을 돌아보고 소리 나는 곳을 찾다가,

문득 양생楊生과 서로 두 눈이 마주쳤다.


鬖髿雲髮亂毛雙鬂, 玉釵欹斜眼波朦朧,

삼사운발란모쌍빈 옥차의사안파몽롱

芳魂若痴弱質無力, 睡痕猶在於眉端,

방혼약치약질무력 수흔유재어미단


불가이언어형용 단청묘화야

치렁치렁 풀어 헤쳐진 구름 같은 머리털이 양족 귀밑에 드리웠고,

옥비녀는 아름답게 비스듬히 걸려 있으며, 눈빛은 몽롱하여

꽃다운 정신은 짐짓 넋 잃은 듯하고, 약한 기질은 힘이 없어

졸음 흔적이 아직도 눈썹 끝에 맺혔으며,


鉛紅半消於臉上矣, 天然之色嫣然之態,

연홍반소어검상의 천연지색언연지태

不可以言語形容, 丹靑猫畵也.


뺨 위의 연지는 반이나 지워져 있어

본래의 자색과 예쁜 몸가짐은

말로 형용할 수없는 단청丹靑의 그림이 아니런가.


兩人脉脉相看未措一辭.

양인맥맥상간미조일사


두 사람은 서로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고, 한 마디 말도 건네지 못하였다.


楊生先送書童於村前客店使備夕炊,

양생선소서동어촌전객점사비석취

至是還報曰 : “夕飯已具矣.”

지시환보왈 석반이구의


양생은 서동書童을 먼저 마을 앞 주막으로 보내어 저녁밥을 준비케 하였다.

곧 서동이 돌아와서 알려 말하기를,

“저녁 식사가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美人凝情熟視閉戶而入, 惟有陳陳暗香泛風而來而已.

미인응정숙시폐호이입 유유진진암향범풍이래이이

미인이 정다운 눈길로 그윽히 바라보다가 문을 닫고 들어가니,

오직 은은히 풍기는 그윽한 향기만 바람에 날려 와 떠돌 뿐이었다.


楊生雖大恨書童, 一垂珠箔如隔弱水,

양생수대한서동 일수주박여격약수

遂與書童回來一步一顧,


수여서동회래일보일고

양생은 비록 서동을 크게 원망하였지만

그 미인이 한 번 구슬 주렴을 드리우니 약수弱水와 같이 격한 듯하여,

마침내 서동과 함께 돌아오면서 내딛는 걸음마다 한 번씩 뒤돌아보았으나,


紗窓已緊閉而不開矣. 來坐客店悵然消魂.

사창이긴폐이불개의 래좌객점창연소혼


사창紗窓은 이미 굳게 닫힌 채 열리지 않았다.

주막에 돌아와 앉으니 못내 섭섭하여 넋이 빠졌다.


原來此女子姓秦氏, 名彩鳳卽秦御史女子也.

원래차여자성진씨 명채봉즉진어사여자야

早喪慈母且無兄弟, 年纔及笄未適於人.

조상자모차무형제 년재급계미적어인


원래 이 여자의 성은 진씨秦氏이고,

이름은 채봉彩鳳으로 진어사秦御史의 딸인데,

모친을 어려서 여의고 형제가 또한 없으며,

나이 겨우 비녀 꽂을 때에 이르렀는데, 아직 시집은 가지 아니하였다.


時御史上京師, 小姐獨在家,

시어사상경사 소저독재가

夢寐之外忽逢楊生, 見其貌而悅其風彩,

몽매지외홀봉양생 견기모이열기풍채


이때 어사는 서울에 올라가고, 소저小姐 홀로 집에 있었는데

천만 뜻밖에 문득 양생楊生을 만나게 되어

그 용모를 보고 풍채에 기뻐하며,

聞其詩而慕其才華, 乃思惟曰 :

문기시이모기재화 내사유왈


그의 시도 듣게 된 것이다. 그의 뛰어난 재능을 사모하며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女子從人終身大事, 一生榮辱百年苦樂,

여자종인종신대사 일생영욕백년고락

皆係於丈夫故,

개계어장부고


“여자가 장부丈夫를 좇음은 평생의 큰일인데,

일생의 영욕榮辱과 백년 고락 모두 장부에게 달렸으니,


卓文君以寡婦而從相如, 今我卽處子之身也,

탁문군이과부이종상여 금아즉처자지신야


탁문군卓文君 (중국 한漢의 여류 문학가)은 과부라도 오히려

상여相如 (한漢의 문학가. 사마상여司馬相如)를 좇았으나,

이제 나는 처녀의 몸이니,


雖有自媒之嫌 臣亦擇君古不云乎?

수유자매지혐신역택군고불운호


비록 스스로 중매仲媒하는 혐의는 있을지라도

‘신하臣下도 또한 임금을 가린다.’라는 옛말이 있지 아니한가?


今若不問其姓名, 不知其居住,

금약불문기성명 부지기거주

他日雖禀告於父親 而欲送媒妁, 何處可尋?”

타일수품고어부친 이욕송매작 하처가심

이제 만일 그의 성명을 묻지 않고 그가 사는 곳을 알지 못한다면

후일에 아버님께 품禀하여 알리고 중매를 보내려 한다 해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하고,


於是展一幅之箋, 寫數句之詩封授於乳媼曰 :

어시전일폭지전 사수구지시봉수어유온왈


이에 한 폭의 전지箋紙 (편지를 쓰는 종이)를 펴서

두어 줄 시구를 지어 봉하여 유모 할멈에게 주며 이르기를,


“持此封書往彼客店, 尋得俄者身騎小驢,

지차봉서왕피객점 심득아자신기소려

到此樓下詠楊柳詞之相公而傳之,

도차루하영양류사지상공이전지


“이 봉서封書를 지니고 저 주막에 가서,

아까 작은 나귀를 타고 와

이 누각 아래에서 양류사楊柳詞를 읊던 상공相公을 찾아 그것을 전하고,


俾知我欲結芳緣, 永托一身之意也,

비지아욕결방연 영탁일신지의야

此吾莫重之事慎勿虛徐.

차오막중지사신물허서


내가 꽃다운 인연을 맺어

영구히 한 몸을 의탁하려는 뜻을 알리게 하는데,

이는 나에게는 막중한 일이니, 삼가 허술함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此相公其容顔如玉, 眉字如畵雖在於衆人之中,

차상공기용안여옥 미자여화수재어중인지중

昻昻如鳳凰之出鷄群, 媼必親見傳此情書.”

앙앙여봉황지출계군 온필친견전차정서


이 상공은 용모가 옥같고

눈썹은 그린 듯하여 비록 만인 중에 섞여 있다 할지라도

닭 무리 중에서 특출한 봉황과 같으니,

유모 할멈은 몸소 만나보고 이 정情어린 글월을 전하세요.”


乳媼曰 :

유온왈


유모 할멈이 말하기를,


“謹當如敎而異時, 老爺若有問則將何以對之乎?”

근당여교이이시 노야약유문즉장하이대지호


“삼가 가르침대로 하겠지만 다른 날,

어르신네께서 만약 물으시면 장차 어찌 대답하리이까?”


小姐曰 : “此則我自當之汝勿慮焉.”

소저왈 차즉아자당지여물려언


소저가 말하기를,

“이는 내 스스로 그 일을 감당할 것이니, 할멈은 염려마세요.”


乳媼出門而去, 旋又還問曰 :

유온출문이거 선우환문왈


유모가 문을 나가다가 도로 돌아와 물었다.


“相公或已娶室或旣定婚, 則何以爲之耶?”

상공혹이취실혹기정혼 즉하이위지야


“상공께서 혹시 이미 장가를 들어 아내를 맞이하였거나,

혹은 이미 정혼定婚을 하였으면 어찌 하오리까?”


小姐移時沈吟乃言曰 :

소저이시침음내언왈


소저 잠시 깊이 생각하였다가 말하기를,


“不幸已娶則 我固不嫌爲副而我觀此人,

불행이취즉 아고불혐위부이아관차인

年是靑陽恐未及有室家矣.”

연시청양공미급유실가의


“불행하게도 이미 아내를 얻었으면

내 굳이 첩이 되기를 꺼리지 아니하겠는데,

내가 이 사람을 보니 나이가 젊게 보여 아직 아내가 없는 것 같네요.”

乳娘往于客店, 訪問吟詠楊柳詞之客,

유낭왕우객점 방문음영양류사지객


유모가 주막에 가서 양류사楊柳詞를 읇조리던 손님을 찾아 물으니,


此時楊生出立於店門之外, 見老婆來訪忙迎而問曰 :

차시양생출립어점문지외 견노파래방망영이문왈


이때 양생이 주막 문 밖에 나섰다가

노파老婆가 와서 찾는 것을 보고 바삐 맞으며 묻기를,


“楊柳詞者則小生也, 老娘之問有何意耶?”

양류사자즉소생야 노낭지문유하의야


“양류사를 지은 이는 소생인데 할멈이 찾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고전문학 > 구운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운몽 12  (0) 2010.03.25
구운몽 11  (0) 2010.03.25
구운몽 9  (0) 2010.03.23
구운몽 8  (0) 2010.03.20
구운몽 7  (0) 2010.03.20

구운몽 9

自楊處士作仙之後, 母子相依經過日月,

자양처사작선지후 모자상의경과일월

少游才過數年才名藹蔚, 本郡守以神童,

소유재과수년재명애울 본군수이신동

薦于朝而少游, 以親老爲辭不肯就之.

천우조이소유 이친로위사불긍취지


양처사가 신선이 되어 올라간 후에

모자母子는 서로 의지하며 세월을 보냈는데,

겨우 수년이 지난 후 소유少游의 재명才名이 크게 일어나,

본 고을 태수太守가 신동神童으로 조정에 천거하였지만,

소유는 늙은 어머니를 위하여 사양하며 즐겨 나아가지 아니하였다.


年至十四五, 秀美之色似潘岳,

연지십사오 수미지색사반악

超越之氣似靑蓮.

초월지기사청련


나이 십사오 세에 이르니

뛰어나게 아름다운 용모는 진대晉代의 반악潘岳을 닮았고,

준수한 기상은 이태백李太白을 닮은 듯하였다.


文章燕許如也, 詩才範謝如也.

문장연허여야 시재범사여야


문장은 당나라 때의 연국공燕國公 장설張說과 허국공許國公 소정蘇頲과도 같았으며,

시재詩才는 진나라 때의 포조鮑照와 사영운謝靈運과 같았다.



筆法僕命鐘王, 智略弟畜孫吳,

필법복명종왕 지략제축손오


필법은 종왕鐘王을 따르고, 지략은 손자孫子와 오자吳子를 따랐다.



諸子百家 九流三敎, 天文地理 六韜三略,

제자백가 구류삼교 천문지리 육도삼략

舞槍之法 用劍之術, 神授鬼敎 無不精通,

무창지법 용검지술 신수귀교 무부정통


제자 백가諸子百家와 구류 삼교九流三敎,

천문 지리天文地理, 육도 삼략六韜三略,

창 쓰는 법과 칼 쓰는 기술은 신이 전수받고

귀신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아 정통치 아니한 것이 없었으며,


盖以前世修行之人, 竇澈洞澈 胸海恢廓,

개이전세수행지인 두철통철 흉해회곽

觸處融解如竹迎刃, 非凡類俗士之比也.

촉처융해여죽영인 비범류속사지비야


대체로 전세前世에 수행修行하는 사람으로

마음의 틀이 깊고 넓고 맑으며, 가슴이 바다같이 넓고 크며,

이르는 곳이 깊은 것도 다 해결이 되었으니, 대나무가 칼을 맞듯

평범한 세속의 선비로서 따를 수 있는 경지가 아니었다.


一日告於母親曰 :

일일고어모친왈


하루는 소유가 모친께 고하기를,


“父親昇天之日, 以門戶之貴, 付之於少子.

부친승천지일 이문호지귀 부지어소자

而今家計貧窶老母勤勞, 兒子若甘爲,

이금가계빈구노모근로 아자약감위

守家之狗曳尾之龜,

수가지구예미지구


“부친께서 하늘로 올라가신 날

가문의 일을 소자에게 맡겨 부탁하셨습니다.

이제 가계가 빈한하여 노모께서 일에만 힘쓰시니,

소자가 만일 집 지키는 개가 되고 꼬리 끄는 거북이 되어,



而不求世上之功名, 則家聲無以繼矣,

이불구세상지공명 즉가성무이계의

母心無以慰矣, 甚非父親期待之意也.

모심무이위의 심비부친기대지의야


세상에 나아가 공명功名을 구하지 않으면

가문의 이름을 빛내지 못하고,

어머님의 마음을 위로할 길이 없으며,

아버님의 기대하신 뜻에 크게 어긋나게 됩니다.


聞國家方設科, 抄選天下之群才,

문국가방설과 초선천하지군재

兒子欲暫離母親膝下, 歌鹿鳴而西遊.”

아자욕잠리모친슬하 가록명이서유


듣자온즉 나라에서 이제 막 과거를 설치하여

천하 인재들을 가려 뽑는다 하니,

소자는 잠간 모친 슬하를 떠나 과거를 보러 서울로 가겠습니다.”


柳氏見其志氣本不碌碌, 少年行役不能無慮,

유씨견기지기본불록록 소년행역불능무려

遠路離別亦且關心而已,

원로이별역차관심이이


유씨가 아들의 의지와 기개가 본래 보잘 것 없지 않음을 보고,

소년의 여행 고생이 걱정되고,

먼 길을 떠나 이별함이 또한 마음에 걸리지만,


知其沛然之氣不可以沮, 乃黽勉而許之,

지기패연지기불가이저 내민면이허지

盡賣釵釧 備給盤纏.

진매차천 비급반전


그 활달한 기상을 막지 못함을 알기에 부득이 허락하고

비녀와 팔찌를 팔아 노자를 마련해 주었다.



少游拜辭母親, 以三尺書童一匹蹇驢,

소유배사모친 이삼척서동일필건려

取道而行, 行之累日 至華州華陰縣,

취도이행 행지루일 지화주화음현

距長安已不遠矣.거장안이불원의


소유가 모친께 하직하고

석자 키의 글 배우는 아이와 한 필의 다리 저는 당나귀를 거느리고

길을 떠나 가기를 며칠 걸려 화주華州의 화음현華陰縣에 이르렀는데

장안長安과는 과히 멀지 않은 거리였다.


山川風物一倍明麗, 以科期尙遠 日行數十里,

산천풍물일배명려 이과기상원 일행수십리

或訪名山或尋古跡, 客路殊不寂寥矣.

혹방명산혹심고적 객로수부적료의


산천 풍물이 한결 맑고 고우며

과거날도 아직 멀리 남아 있어, 하루 수십 리씩 가며 혹은 명산을 찾아보고,

혹은 고적을 더듬다 보니 객지 길이 유별나게 적막하지는 않았다.



忽見一區幽庄, 近隔芳林 嫩柳交影 綠烟如織,

홀견일구유장 근격방림 눈류교영 록연여직

문득 살펴보니 한 곳에 그윽한 별장別莊이 있는데,

가까이로는 향기로운 수풀이 닿아 있고,

연약한 버들 그림자가 서로 엉켜 푸른 연기는 비단을 짠 듯하며,

中有小樓 丹碧照耀, 蕭灑遼夐幽致可想.

중유소루 단벽조요 소쇄요형유치가상


그 속에 작은 다락집이 있는데,

붉으락푸르락 맑게 비쳐 빛남이

아득히 멀어 그 그윽함이 상상의 극치에 이를 만 하였다.


遂垂鞭徐行進以視之, 則長條細枝拂地嫋娜,

수수편서행진이시지 즉장조세지불지뇨나


若美女新浴, 綠髮臨風自梳, 可愛亦可賞也,

약미녀신욕 록발임풍자소 가애역가상야


드디어 말채찍을 드리우고 천천히 걸어 다가가서 그것을 보니,

긴 가지 짧은 가지가 땅에 얽혀 하늘거리는 품이

마치 미녀가 새로 목욕하고

검은 머리가 바람에 휘날리어 저절로 빗질되어지는 것 같아

또한 가히 아름답고 구경할 만하므로,

少游手攀柳絲, 躕踟不能去歎賞曰 :

소유수반류사 주지불능거탄상왈


소유가 버들가지를 휘어잡고

머뭇거리며 능히 더 나아가지 못하고 구경하면서 매우 탄복하여 말하기를,


“吾鄕蜀中雖多珍樹, 曾未見裊裊千枝,

오향촉중수다진수 증미견뇨뇨천지

毶毶萬縷若此柳者也.”

참참만루약차류자야


“내 고향 촉蜀 안에도 비록 진귀한 나무가 많으나,

천 가지가 나긋나긋하고

만 가지 실들이 너울거리는, 이런 버들은 일찍이 본 적이 없구나.”



乃作楊柳詞其詩曰 :

내작양류사기시왈


이에 양류사楊柳詞를 지었는데, 그 시에 일컫기를.


楊柳靑如織 양류청여직

長條拂畵樓 장조불화루

願君勤種意 원군근종의

此樹最風流 차수최풍류

楊柳何靑靑 양류하청청

長條拂綺楹 장조불기영

願君莫攀折 원군막반절

此樹最多情 차수최다정


수양버들이 푸르러 베 짜는 듯하니

긴 가지 그림 그린 누각에 떨쳤구나.

이 나무가 가장 풍류 있으니

그대는 부지런히 심기 바란다.

수양버들이 자못 이리 푸르고 푸르니

긴 가지가 비단 기둥에 떨쳤구나.

이 나무가 가장 정이 많으니

그대는 휘어잡아 꺾지 말기 바란다.


詩成浪詠一遍, 其聲淸亮豪爽,

시성랑영일편 기성청량호상

宛若扣金擊石, 一陣春風吹其餘響,

완약구금격석 일진춘풍취기여향

飄散於樓上.표산어루상


시가 완성되어 낭랑하게 한 번 두루 읊조리니,

그 소리가 맑고 깨끗하며, 호탕하고 시원스러워서,

마치 쇠를 두드리고 돌을 치는 것 같았는데,

한줄기 시원한 봄바람이 그 소리의 울림을 불어 내니 누각 위에서 흩어졌다.



'고전문학 > 구운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운몽 11  (0) 2010.03.25
구운몽 10  (0) 2010.03.23
구운몽 8  (0) 2010.03.20
구운몽 7  (0) 2010.03.20
구운몽 6  (0) 2010.03.1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