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news-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534 

 

이승하 시인의 ‘내가 읽은 이 시를’ (9) / 그대는 왜 술을 마십니까? – 김소월의 ‘술’ - 뉴스

술김소월 술은 물이외다, 물이 술이외다.술과 물은 사촌이외다. 한데,물을 마시면 정신을 깨우치지만서도술을 마시면 몸도 정신도 다 태웁니다.술은 부채외다, 술은 풀무외다.풀무는 바람비(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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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OTcad6EYfd0 

 

 

김천화장장 화부 아저씨

ㅡ이승하

먼동이 터 오는 시각쯤에 세수를 하며
그대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오늘은 또 몇 구의 시체가 들어올까
겨울로 막 접어들거나 날이 풀릴 때
더욱 바빠진다는 그대, 아무 표정 없이
불구덩이 속으로 관을 넣는다
줄지어 선 영구차, 선착순으로 받는 시신

울고 웃고 미워하고 용서했던 사람들의
시간을 태운다 거무스레한 연기가
차츰차츰 흰 연기로 변한다
구름을 데리고 와 낮게 드리운 하늘
아, 이게 무슨 냄새지
화장장 가득 퍼지는 오징어 굽는 냄새 같은
짐승의 똥 삭히는 거름 냄새 같은

잘게 빻아주세요
뿌릴 거요 묻을 거요
땅에 묻을 겁니다
묻을 거라면 내 하는 대로 놔두쇼
잘게 빻으면 응고가 됩니다
한 시간을 타고 빗자루로 쓸어 담겨
분쇄기에서 1분 만에 가루가 되는 어머니

검게 썩을 살은 연기와 수증기로 흩어지고
하얀 뼈는 이렇게 세상에 남는구나
체온보다 따뜻한 유골함을 건네는 화부
어머니는 오전 시간의 마지막 손님이었다
화부는 화장장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운다 입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표정 없는 저 화부가 김천화장장이다

―『생애를 낭송하다』(천년의시작, 2019)에서

출처 : 뉴스페이퍼(http://www.news-paper.co.kr)

 

[등단시] 1984년 1월5일 중앙일보신춘문예

화가 뭉크와 함께

ㅡ 이승하

어디서 우 울음소리가 드 들려
겨 겨 견딜 수가 없어 나 난 말야
토 토하고 싶어 울음소리가
끄 끊어질 듯 끄 끊이지 앉고
드 들려와
야 양팔을 벌리고 과 과녁에 서 있는
그런 부 불안의 생김새들
우우 그런 치욕적인
과 광경을 보면 소 소름끼쳐
다 다 달아나고 싶어
도 동화야 도 동화의 세계야
저놈의 소리 저 우 울음소리
세 세기말의 배후에서 무 무수한 학살극
바 발이 찰 때어지지 않아 그런데
자 자백하라구? 내가 무얼 어쨋기에
소 소름끼쳐 터 텅 빈 도시
아니 우 웃는 소리야 끝내는
끝내는 미 미쳐버릴지 모른다
우우 보우트 피플이여 텅 빈 세계여
나는 부 부 부인할 것이다.

* 단어의 제1음절을 반복하여 시작하는 게 특이한데.... 처음 보는 시어 구사입니다. 말을 더듬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ㅡ 김소월 


술은 물이외다, 물이 술이외다.
술과 물은 사촌이외다. 한데,
물을 마시면 정신을 깨우치지만서도
술을 마시면 몸도 정신도 다 태웁니다.

술은 부채외다, 술은 풀무외다.
풀무는 바람비(風雨)외다, 바람개비는
바람과 도깨비의 어우름 자식이외다.
술은 부채요 풀무요 바람개비외다.

술 마시면 취케 하는 다정한 술,
좋은 일에도 풀무가 되고 언짢은 일에도
매듭진 맘을 풀어주는 시원스러운 술,
나의 혈관 속에 있을 때에 술은 나외다.

되어 가는 일에 부채질하고
안 되어 가는 일에도 부채질합니다.
그대여! 그러면 우리 한잔 듭세, 우리 이 일에
일이 되어 가도록만 마시니 괜찮을 걸세.

술은 물이외다, 돈이 물이외다.
술은 돈이외다, 술도 물도 돈이외다.
물도 쓰면 줄고 없어집니다.
술을 마시면 돈을 마시는 게요, 물을 마시는 거외다.

 ㅡ《여성》40호(1939.7)에 발표한 유고작

출처 : 뉴스페이퍼(http://www.news-paper.co.kr)

 



https://www.youtube.com/watch?v=bGxwOuRjoVA 

 

 

https://www.youtube.com/watch?v=1VQT8HS059U 

 

 

https://www.youtube.com/watch?v=gnJ82yLeu58 

 

 

 

 

뿌리에게

ㅡ  나희덕


깊은 곳에서 네가 나의 뿌리였을 때
나는 막 갈구어진 연한 흙이어서
너를 잘 기억할 수 있다
네 숨결 처음 대이던 그 자리에 더운 김이 오르고
밝은 피 뽑아 네게 흘려보내며 즐거움에 떨던
아, 나의 사랑을

먼 우물 앞에서도 목마르던 나의 뿌리여
나를 뚫고 오르렴
눈부셔 잘 부스러지는 살이니
내 밝은 피에 즐겁게 발 적시며 뻗어가려무나

척추를 휘어접고 더 넓게 뻗으면
그때마다 나는 착한 그릇이 되어 너를 감싸고
불꽃 같은 바람이 가슴을 두드려 세워도
네 뻗어가는 끝을 하냥 축복하는 나는
어리석고도 은밀한 기쁨을 가졌어라

네가 타고 내려올수록
단단해지는 나의 살을 보아라
이제 거무스레 늙었으니
슬픔만 한 두릅 꿰어 있는 껍데기의
마지막 잔을 마셔다오

깊은 곳에서 네가 나의 뿌리였을 때
내 가슴에 끓어오르던 벌레들,
그러나 지금은 하나의 빈 그릇,
너의 푸른 줄기 솟아 햇살에 반짝이면
나는 어느 산비탈 연한 흙으로 일구어지고 있을 테니

 

https://vimeo.com/28180288

 

 

귀뚜라미

ㅡ 나희덕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소리에 묻혀
내 울음 아직은 노래 아니다.
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숨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다.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이
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
계단을 타고 이 땅 밑까지 내려오는 날
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도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

 

가능주의자

ㅡ 나희덕

 

나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
그렇다고 제가 나폴레옹처럼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은 불가능들로 넘쳐나지요
오죽하면 제가 가능주의자라는 말을 만들어냈겠습니까
무엇도 가능하지 않은 듯한 이 시대에 말입니다

나의 시대, 나의 짐승이여,*
이 산산조각난 꿈들을 어떻게 이어붙여야 하나요
부러진 척추를 끌고 어디까지 가야 하나요
어떤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한 걸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가능주의자가 되려 합니다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믿어보려 합니다

큰 빛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반딧불이처럼 깜박이며
우리가 닿지 못한 빛과 어둠에 대해
그 어긋남에 대해
말라가는 잉크로나마 써나가려 합니다

나의 시대, 나의 짐승이여,
이 이빨과 발톱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찢긴 살과 혈관 속에 남아 있는
이 핏기를 언제까지 견뎌야 하는 것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무언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어떤 어둠에 기대어 가능한 일일까요
어떤 어둠의 빛에 눈멀어야 가능한 일일까요

세상에, 가능주의자라니, 대체 얼마나 가당찮은 꿈인가요

* 오시프 만델슈탐, 「시대」,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2012, 조주관 옮김, 96쪽.

 

 

나희덕

논산 출생.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시 등단.

시집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가능주의자』 외, 

 

http://www.news-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360 

 

제 30회 대산문학상, 4개 분야에서 수상작 선정 - 뉴스페이퍼

지난 11월 9일, 대산문화재단은 제 30회 대산문학상의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밝혀왔다.6월부터 8월까지 약 두 달간의 예심을 거치고, 또다시 8월 말부터 2개월 간 본심을 진행하며 선정된 수상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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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IQHF5V6I4_4 

· 

 

https://www.ajunews.com/view/20201012184701047

 

[단독] 올 노벨문학상 루이즈 글릭의 대표시 4편 국내 첫 번역 소개 | 아주경제

국내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미국 여성시인202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 여성시인 루이즈 글릭(Louise Glück, 77세)은 한국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시인이다. 국내에 번역 출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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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장의 공포

빈 들판
아침 나절
시신은 부름받기를
기다리네.
영혼은 그 옆에 앉았네
작은 바위 위에.
그것에 형체를 다시 만들어주려고
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네.

생각해 보렴,
시신의 외로움을.
밤에 삭막한 들판을
따라가는
그것의 그림자를.
꽁꽁 묶인
온몸을.
그토록 긴
여행을.

이미 아득하고 경련하는
마을의
불빛들
그 불빛들이 광선으로
훑어볼 때
시신을 위해 멈추진 않네.
얼마나 멀어졌는가.
그것들이 보이기에는.
목재로 된 문들,
빵과 우유
테이블 위에
묵직하니 놓인.


The Fear of Burial

In the empty field, in the morning,
the body waits to be claimed.
The spirit sits beside it, on a small rock--
nothing comes to give it form again.

Think of the body's loneliness.
At night pacing the sheared field,
its shadow buckled tightly around.
Such a long journey.

And already the remote, trembling lights of the village
not pausing for it as they scan the rows.
How far away they seem,
the wooden doors, the bread and milk
laid like weights on the table.

 

* 고광나무(가짜 오렌지)

달이 아니야, 내가 말하노니.
뜨락을 밝히는 꽃들이야.

난 그 꽃들을 혐오해.
난 그 꽃들을 혐오해
섹스를 혐오하는 것만큼이나.
내 입을 봉하는
그 남자의 입.
그 남자의 경직된 몸

그리고 비명
항상 도망치는,
그 낮고
굴욕적인
하나됨의 조건

내 마음 속에
오늘밤
나는 듣네 그
질문과 그리고
재촉하는 대답을
하나의 소리에
연결된
올라가고
올라가고 난 뒤
옛 자아들로 쪼개지는,
피곤한 길항작용들. 그대는
보는가?
우리는 이렇게 바보가 된 거야.
고광나무 향기는
창문을 넘네.

어떻게 내가 쉴 수 있지?
어떻게 내가
만족할 수 있냐고
세상 속에 그 냄새가
여전히 있을 때?

Mock Orange

It is not the moon, I tell you.
It is these flowers
lighting the yard.

I hate them.
I hate them as I hate sex,
the man’s mouth
sealing my mouth, the man’s
paralyzing body—

and the cry that always escapes,
the low, humiliating
premise of union—

In my mind tonight
I hear the question and pursuing answer
fused in one sound
that mounts and mounts and then
is split into the old selves,
the tired antagonisms. Do you see?
We were made fools of.
And the scent of mock orange
drifts through the window.

How can I rest?
How can I be content
when there is still
that odor in the world?

 

* 사이렌

사랑에 빠졌을 때 나는 범죄자가 되었죠.
그 전에는 웨이트리스였고요.

당신과 함께 시카고로 가고싶지 않았어요.
당신과 결혼하고 싶었고
당신의 아내가 괴로워하도록 하고 싶었어요.

난 그녀의 인생이 연극같은 것이길 바랬어요.
모든 장면들이 슬픈 장면만으로 채워져 있는.

좋은 사람이라면 이렇게 생각할까?
나는 내 용기에 대한 대가로 이럴 자격이 있어.

난 당신 집 현관 어둠 속에 앉아있었죠.
모든 일이 내겐 분명해 보였죠.
당신의 아내가 당신을 보내주지 않는다면
그건 그녀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던 증거라고.
그녀가 당신을 사랑했다면
그녀는 당신이 행복해지기를 바라지 않았을까요?

나는 내가 실제로 좋은 사람인 것보다
덜 좋은 사람으로 느끼고 있는 게 아니었는지
지금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좋은 웨이트리스였죠.
난 여덟 잔을 마실 수 있었으니까.

난 당신에게 나의 꿈들을 말하곤 했죠.
지난밤 나는 컴컴한 버스에서
한 여자가 앉아있는 걸 봤어요.
꿈 속에서 그녀는 울고 있었죠,
버스는 그녀를 태운 채 떠나가고 있었어요.
그녀는 한 손을 흔들고 있었고
다른 손은 후려치고 있었어요
아이들로 가득찬 달걀상자를.

그 꿈은 그 아가씨를
구하지 않는군요.

Siren

I became a criminal when I fell in love.
Before that I was a waitress.

I didn't want to go to Chicago with you.
I wanted to marry you, I wanted
Your wife to suffer.

I wanted her life to be like a play
In which all the parts are sad parts.

Does a good person
Think this way? I deserve

Credit for my courage--

I sat in the dark on your front porch.
Everything was clear to me:
If your wife wouldn't let you go
That proved she didn't love you.
If she loved you
Wouldn't she want you to be happy?

I think now
If I felt less I would be
A better person. I was
A good waitress.
I could carry eight drinks.

I used to tell you my dreams.
Last night I saw a woman sitting in a dark bus--
In the dream, she's weeping, the bus she's on
Is moving away. With one hand
She's waving; the other strokes
An egg carton full of babies.

The dream doesn't rescue the maiden.

 

* 천상의 음악

아직 천국을 믿는 친구가 있어요.
어리석은 이는 아니지만, 그녀는 요즘도 자기가 아는 모든 것을
그야말로 신에게 꼬박꼬박 얘기합니다.
그녀는 하늘에서 누군가가 듣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상에서 그녀는 예사롭지 않게 유능합니다.
불쾌함을 직면할 수 있을 만큼 용감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흙 속에서 죽어가는 애벌레를 봤죠.
탐욕스런 개미가 그 위로 기어올라가고 있었죠.
난 항상 어떤 곤경에 빨리 움직이고
항상 사나운 것에 제동거는 데에 열정적입니다.
하지만 소심함이 또한 내 눈을 재빨리 감게 합니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서 그 일이 진행되도록 놔두면서
내 친구는 지켜볼 수 있었지만
나를 위해 그는 끼어들었죠.
몇 마리의 개미를 털어내어 그 찢어진 녀석에게서
떼어냈죠. 그리고 그 애벌레 녀석을
길 저편에 내려놓았죠.

내 친구는 말합니다. 내가 신을 향한 눈을 감았다고.
다름이 아니라 진실을 직면하는 것에 대한
나의 반감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녀는 말합니다. 저 빛은 슬픔을 불러일으킨다고
혼자 중얼거리며 보지 않으려고 그러는 것처럼
베개에 자기 머리를 파묻는 어린 아이 같다고.
내 친구는 엄마 같아요.
용기있는 사람인 그녀 자신과 같은
어른을 깨어나게 하라고
내게 요구하는 환자 같아요.

꿈 속에서 내 친구가 나를 비난합니다.
우리는 같은 길 위를 걷고 있었지요.
지금인 겨울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그녀는 내게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세상을 사랑할 때 천상의 음악을 듣는다고.
위를 쳐다보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내가 위를 쳐다보니,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다만 구름들이 있고, 아주 높이 뛰어오른 신부들 같은
나무들을 하얗게 물들인 백설이 있을 뿐.
그러면 나는 그녀가 걱정스럽습니다.
그녀가 대지 위에 촘촘하게 깔린 그물망에
걸린 그녀를 보게 될까봐 말입니다.

현실 속에서 우리는 길섶에 앉아
노을을 바라봅니다. 때때로
침묵이 새들의 지저귐에 뚫리지요.
바로 이 순간입니다.
우리가 죽음과 함께 고독과 함께
편안하게 같이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려고 하는 때죠.
내 친구는 흙먼지에 둥근 원을 그립니다.
그 안에 그 애벌레가 꼼짝 않고 있습니다.
그녀는 항상 전체적인 어떤 것,
아름다운 어떤 것,
그녀와 별개의 삶일 수 있는
어떤 이미지를 만들고자 합니다.

우리는 아주 고요히 있었습니다.
여기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건
평화로웠습니다. 그 풍경이
들어와 앉았습니다. 길은 갑작스레 어두워지고
공기는 차가워지고 여기 저기 바위들이
빛나고 반짝거렸지요.
우리 둘 다 사랑하는 것은
이 적막이었습니다.
형체를 사랑하는 것은
그것의 죽음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Celestial Music

I have a friend who still believes in heaven.
Not a stupid person, yet with all she knows, she literally talks to God.
She thinks someone listens in heaven.
On earth she's unusually competent.
Brave too, able to face unpleasantness.

We found a caterpillar dying in the dirt, greedy ants crawling over it.
I'm always moved by disaster, always eager to oppose vitality
But timid also, quick to shut my eyes.
Whereas my friend was able to watch, to let events play out
According to nature. For my sake she intervened
Brushing a few ants off the torn thing, and set it down
Across the road.

My friend says I shut my eyes to God, that nothing else explains
My aversion to reality. She says I'm like the child who
Buries her head in the pillow
So as not to see, the child who tells herself
That light causes sadness-
My friend is like the mother. Patient, urging me
To wake up an adult like herself, a courageous person-

In my dreams, my friend reproaches me. We're walking
On the same road, except it's winter now;
She's telling me that when you love the world you hear celestial music:
Look up, she says. When I look up, nothing.
Only clouds, snow, a white business in the trees
Like brides leaping to a great height-
Then I'm afraid for her; I see her
Caught in a net deliberately cast over the earth-

In reality, we sit by the side of the road, watching the sun set;
From time to time, the silence pierced by a birdcall.
It's this moment we're trying to explain, the fact
That we're at ease with death, with solitude.
My friend draws a circle in the dirt; inside, the caterpillar doesn't move.
She's always trying to make something whole, something beautiful, an image
Capable of life apart from her.
We're very quiet. It's peaceful sitting here, not speaking, The composition
Fixed, the road turning suddenly dark, the air
Going cool, here and there the rocks shining and glittering-
It's this stillness we both love.
The love of form is a love of endings.

 

https://www.youtube.com/watch?v=OHBGtDwZY2k 

 

 

 

​야생 붓꽃

ㅡ 루이스 글릭 (Louise Glück, 미국, 1943― )

 

고통이 끝날 때쯤

문이 있었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봐 당신이 죽음이라고 부르는 것

기억나.

 

머리 위로, 소음, 소나무 가지들이 흔들리고 있다.

그러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희미한 태양이

건조한 들판 위로 깜박거렸다.

 

살아남는 것은 끔찍하다

의식이

어두운 땅에 묻혀있는 것처럼.

 

그리고 나서 끝났다: 당신이 두려워하고, 영혼이 되고 말할 수 없는 것,

갑자기 끝나는 것 같고, 뻣뻣한 땅이 약간 구부러진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수풀더미를 뛰어다니는 새떼라 여겼다.

 

기억을 못하는 당신

다른 세계로부터 온 길

내가 다시 당신에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망각에서 돌아오는 것은 무엇이든 목소리를 찾기 위해 돌아온다고:

 

내 삶의 한 가운데서

짙은 푸른색의, 커다란 분수가 있다

​그림자 드리워졌다 짙푸른 바닷물에.

 

― 루이스 글릭 Louise Glück (미국, 1943― ) 2020년 노벨문학상

 

 

The Wild Iris(야생 붓꽃)

​ㅡ  Louise Glück (미국, 1943― ) 

 

At the end of my suffering

there was a door.​

 

Hear me out: that which you call death

I remember.​

 

Overhead, noises, branches of the pine shifting

Then nothing. The weak sun

flickered over the dry surface.​

 

It is terrible to survive

as consciousness

buried in the dark earth.​

 

Then it was over: that which you fear, being a soul and unable to speak,

ending abruptly, the stiff earth bending a little. And what I took to be birds darting in low shrubs.​

 

You who do not remember

passage from the other world

I tell you I could speak again: whatever returns from oblivion returns to find a voice:​

 

from the center of my life came

a great fountain, deep blue

shadows on azure seawater.

 

 

“Retreating Wind” “Wild Iris”

https://www.youtube.com/watch?v=ySfIiYF_ti8 

​<“Wild Iris,야생 붓꽃>은 시각진행바 1:30초부터 나옵니다.

앞부분은 “Retreating Wind”(뒷걸음치는 바람) 입니다.

 

 

야생붓꽃

 

시인은 인간의 생명을 식물성에 비유한다.

식물성은 움직임이 없다.

언 땅에 묻혀 있을 때 식물은 죽음 속에 있는 듯하다.

 

살아남는 것은 끔찍하다

의식이

어두운 땅에 묻혀있는 것처럼.

 

오히려 살아 있다는 것이 더 큰 고통처럼 의식을 압박하고 있다.

살아 있음에도 땅에 묻혀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살았으나 죽은 것 같은 ― 언데드(UnDead)

산송장 같은,

죽은 것 같지만 살아 있는!

시인은 거의 죽음과 같은 시간을 버텨내고 새 삶을 살게 된 이력을 갖고 있다.

그의 시는 늘 죽음 가까이에 있고, 생에 대한 강렬한 열망과 희열로 가득 차 있다.

 

고통이 끝날 때쯤

문이 있었다.

 

죽음과 거의 다를 바 없는 고통이 끝났을 때 ― 고통이 끝났다는 것이 되살아나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죽음에 이르렀기 때문에 고통이 의미 없어졌다는 뜻인가.

 

하나의 문이 나타난다. ― 이 문은 죽음으로 열린 문인가. 아니면 삶으로 되돌아오는 문인가.

 

당신이 죽음이라고 부르는 것 ― 이것은 실제 죽음인가. 아니면 죽음처럼 보이지만 아직 살아 있는 상태인가.

 

희미한 태양이 건조한 들판 위로 깜박거렸다 : 태양은, 햇빛은 언제나 생명을 싹트게 한다.

 

당신이 두려워하고, 영혼이 되고 말할 수 없는 것, 갑자기 끝나는 것 같고, : 당신에겐 두렵고, 육체가 없는 영혼으로 끝나는 것 ― 모든 것은 죽음처럼 보인다.

 

그러나 다른 세계로부터 온 길이 있다.

 

나는 당신에게 말한다 ― 망각에서 돌아오는 것은 무엇이든 목소리를 찾기 위해 돌아온다

 

내 삶의 한 가운데서 짙은 푸른색의, 커다란 분수가 있다 : 물은 언제나 햇빛과 더불어 생명을 키워낸다.

 

그림자 드리워졌다 짙푸른 바닷물에.

 

야생 붓꽃은, 아이리스는 바다를 향해 그림자를 드리운다.

작은 몸을 거인처럼 키운 채.

 

야생 아이리스

 

https://m.blog.naver.com/bravosenior/222113151641

 

~ 해님이읊는시 219 ~ 야생 붓꽃 ㆍ 루이즈 글릭(Louise Glück)

야생 붓꽃 루이즈 글릭(Louise Glück) 고통의 끝에 문이 있었어요. 내 이야기를 들어 주세요. 당신이 죽...

blog.naver.com

 

작품 소개
<야생 붓꽃>(The Wild Iris, 퓰리처상 수상)
정원에서 영감을 얻은 시집


시집 '야생 붓꽃' 표지 (사진제공=시공사)
1992년 출판된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야생 붓꽃>은 시인에게 퓰리처상과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시협회상을 안겨준 대표작이다. 미국시의 역사에서 식물에게 이렇게나 다양하고 생생한 그들만의 목소리를 부여한 시인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다. 정원 가꾸기가 취미였던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 1830-86)이 자연에 대한 시, 특히 꽃을 매우 섬세하게 관찰하고 묘사하는 시를 많이 썼지만, 글릭처럼 이토록 온전히 꽃의 목소리를 직접 구사하지는 않았다. 동시대 시인 메리 올리버(Mary Oliver, 1935-2019)도 자연을 가까이하며 다른 존재들에 대한 시를 많이 썼지만, 인간의 시선으로 대상을 면밀히 보는 시들이 많았다. 글릭에게 이르러 꽃은 비로소 꽃 자체가 된다.

<야생 붓꽃>은 글릭의 시적 실험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시집이다. 시집은 꽃과 정원사-시인의 기도와 신이 함께 거주하는 정원의 세계다. 아침저녁으로 나가서 꽃을 살피고 꽃과 대화하고 날씨를 보고 햇살과 바람을 느끼는 곳이지만 그 정원은 이상하게도 꿀벌이 없는 정원이다. 글릭이 좋아하는 시인 디킨슨의 정원은 꿀벌로 가득한데, 글릭의 정원은 꿀벌이 없다. 그래서 실제의 정원이라기보다 상상 속의 정원으로 읽히기도 한다.

루이즈 글릭이 미국 시단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50년 동안 주목받는 이유

<야생 붓꽃>에는 여러 층위의 화자가 등장한다. 그녀가 서정시를 쓰는 예술가로서 얼마나 선구적인 작품세계를 갖추었는지 확실하게 증명한다. 이 작품은 몽환적이면서도 인간 존재에 관한 예리한 관찰이 담겨 있다. 자연을 면밀히 관찰하다가 자신의 아픈 경험을 반추하는 그녀의 시적 화법은 ‘개인사’라는 한정된 틀을 벗어나 보편적 울림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정원을 배경으로 세 부분으로 구성된 이 책은 세 가지 목소리를 능숙하게 사용한다. 첫 번째는 정원사(시인)에게 말하는 꽃이다. 두 번째는 화자(시인)의 목소리다. 세 번째는 전지전능한 신으로서의 목소리다. 사연, 신화, 민담, 개성을 담은 꽃을 등장시켜 인간의 감성과 특징을 함축한다. <야생 붓꽃>은 이런 의인화가 시에서 얼마나 큰 힘과 울림을 지니는지를 보여준다. 다소 어려운 단어 배열로 독자들을 미궁에 빠트리는 듯하지만, 읽는 사람의 영혼을 절묘하게 작품 깊은 곳으로 끌어당긴다.

삶과 희망을 깨닫게 하는 메시지

<야생 붓꽃>은 삶과 희망, 존재의 영원한 순환에 대한 감각을 깨운다. 정원에 꽃이 피어나기까지의 1년, 일시적이면서도 순환적이고, 그래서 영원한 생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대표작이다. 작가와 독자가 서로를 연대하게 만드는 이 시집은 살아갈 용기, 깊은 희망, 존재로서의 정당함을 일깨운다. 생명의 영원한 본질인 ‘존재함을 누군가가 알아차려주는’ 행위가 이 시집에서 이뤄진다.

출처 : 더프리뷰(http://www.thepreview.co.kr)

 

http://www.thepreview.co.kr/news/articleView.html?idxno=7040 

 

[신간] 21세기 첫 여성 노벨문학상 시인 루이즈 글릭 시선집 출간 - 더프리뷰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여성 시인으로는 21세기 첫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이 된 루이즈 글릭의 대표 시집 이 시공사에서 출간됐다.“그래요, 기쁨에 모험을 걸어보자고요. 새로운 세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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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출판된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야생 붓꽃>은 시인에게 퓰리처상과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시협회상을 안겨준 대표작이다. 미국시의 역사에서 식물에게 이렇게나 다양하고 생생한 그들만의 목소리를 부여한 시인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다. 정원 가꾸기가 취미였던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 1830-86)이 자연에 대한 시, 특히 꽃을 매우 섬세하게 관찰하고 묘사하는 시를 많이 썼지만, 글릭처럼 이토록 온전히 꽃의 목소리를 직접 구사하지는 않았다. 동시대 시인 메리 올리버(Mary Oliver, 1935-2019)도 자연을 가까이하며 다른 존재들에 대한 시를 많이 썼지만, 인간의 시선으로 대상을 면밀히 보는 시들이 많았다. 글릭에게 이르러 꽃은 비로소 꽃 자체가 된다.

<야생 붓꽃>은 글릭의 시적 실험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시집이다. 시집은 꽃과 정원사-시인의 기도와 신이 함께 거주하는 정원의 세계다. 아침저녁으로 나가서 꽃을 살피고 꽃과 대화하고 날씨를 보고 햇살과 바람을 느끼는 곳이지만 그 정원은 이상하게도 꿀벌이 없는 정원이다. 글릭이 좋아하는 시인 디킨슨의 정원은 꿀벌로 가득한데, 글릭의 정원은 꿀벌이 없다. 그래서 실제의 정원이라기보다 상상 속의 정원으로 읽히기도 한다.

루이즈 글릭이 미국 시단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50년 동안 주목받는 이유

<야생 붓꽃>에는 여러 층위의 화자가 등장한다. 그녀가 서정시를 쓰는 예술가로서 얼마나 선구적인 작품세계를 갖추었는지 확실하게 증명한다. 이 작품은 몽환적이면서도 인간 존재에 관한 예리한 관찰이 담겨 있다. 자연을 면밀히 관찰하다가 자신의 아픈 경험을 반추하는 그녀의 시적 화법은 ‘개인사’라는 한정된 틀을 벗어나 보편적 울림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정원을 배경으로 세 부분으로 구성된 이 책은 세 가지 목소리를 능숙하게 사용한다. 첫 번째는 정원사(시인)에게 말하는 꽃이다. 두 번째는 화자(시인)의 목소리다. 세 번째는 전지전능한 신으로서의 목소리다. 사연, 신화, 민담, 개성을 담은 꽃을 등장시켜 인간의 감성과 특징을 함축한다. <야생 붓꽃>은 이런 의인화가 시에서 얼마나 큰 힘과 울림을 지니는지를 보여준다. 다소 어려운 단어 배열로 독자들을 미궁에 빠트리는 듯하지만, 읽는 사람의 영혼을 절묘하게 작품 깊은 곳으로 끌어당긴다.

삶과 희망을 깨닫게 하는 메시지

<야생 붓꽃>은 삶과 희망, 존재의 영원한 순환에 대한 감각을 깨운다. 정원에 꽃이 피어나기까지의 1년, 일시적이면서도 순환적이고, 그래서 영원한 생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대표작이다. 작가와 독자가 서로를 연대하게 만드는 이 시집은 살아갈 용기, 깊은 희망, 존재로서의 정당함을 일깨운다. 생명의 영원한 본질인 ‘존재함을 누군가가 알아차려주는’ 행위가 이 시집에서 이뤄진다.

아베르노(Averno, PEN 뉴잉글랜드 어워즈)
고대 로마인들의 지하세계 입구에서 영감을 받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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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붓꽃’ ‘아베르노’ ‘신실하고 고결한 밤’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여성 시인으로는 21세기 첫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이 된 루이즈 글릭의 대표 시집 <야생 붓꽃> <아베르노> <신실하고 고결한 밤>이 시공사에서 출간됐다.

“그래요, 기쁨에 모험을 걸어보자고요. 새로운 세상의 맵찬 바람 속에서.”

2020년 노벨문학상은 미국의 여성 시인 루이즈 글릭에게 돌아갔다. 2000년 이후 여성 시인으로서는 처음이다. 1909년 <닐스의 모험>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최초 여성 작가 셀마 라겔뢰프 이후 16번째이며 1996년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이후 두 번째 여성 시인이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수면 위로 올라온다. 그 모습은 저항일 때도 있고 연대일 때도 있으며, 루이즈 글릭처럼 여성으로서 겪은 비극을 끝까지 관찰한 후 쓴 회고의 형식도 있다.

한림원 회원인 작가 안데르스 올손은 “<야생 붓꽃>(1993)에서 <신실하고 고결한 밤>(2014)에 이르기까지 글릭의 시집 열두 권은 명료함을 위한 노력이라고 특징지을 수 있다”라고 했다. 덧붙여 글릭의 작품세계를 19세기 미국 시인 에밀리 디킨슨과 비교하며 “단순한 신앙 교리(tenets of faith)를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는 엄정함과 저항”이라고도 표현했다.

▲퓰리처상 ▲전미도서상 ▲미국 계관시인 ▲국가 인문학메달 ▲전미비평가상 ▲볼링겐상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도서상 ▲월리스 스티븐스상 그리고 노벨문학상까지. 루이즈 글릭은 50년 동안 미국 시단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한국에서는

“그래요, 기쁨에 모험을 걸어보자고요 /

새로운 세상의 맵찬 바람 속에서”라는 구절이 있는 시 ‘눈풀꽃’만 알려져 있지만,

미국에서는 현대 문단을 대표하는 서정시인 가운데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그녀의 작품은 우아함, 냉철함, 인간에게 공통적인 감정에 대한 민감성, 서정성 그리고 그녀의 작품 전반에 걸쳐 드러난 거의 환상에 가까운 통찰력으로 꾸준한 찬사를 받고 있다.

지금은 예일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두려움을 모르는 시인이 전하는, 살아갈 용기

가족이라는 주제, 엄격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지성, 세련된 구성이 결합돼 만들어진 글릭의 작품세계는 2020년 노벨문학상을 통해 한국에도 전해지게 됐다.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국내에 글릭의 시가 번역돼 알려졌지만, 글릭을 '위로의 시인'으로만 인식한다면 이는 단편적 이해에 그치는 것이다.

글릭의 시에는 고통스러운 가족관계를 잔인할 정도로 정면으로 다루는 대범함이 있다. 서정시 특유의 언어적 장식은 찾아볼 수 없다. 언어를 고르고 자신의 이야기이자 보편적인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에 솔직하고 비타협적인 용기가 돋보인다. 작품 곳곳에서 언어로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명료하고 단순한 언어로 삶과 세계의 깊은 진실을 전달하는 루이즈 글릭. 자연을 면밀히 관찰하다가 자신의 아픈 경험을 반추하는 그녀의 시적 화법은 개인사라는 한정된 틀을 벗어나 보편적 울림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그녀의 작품세계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대표 시집 세 권을 통해 독자는 자신의 상처를 끌어안을 용기, 불행을 수용하고 인생을 긍정하며 살아갈 용기를 전해 받게 된다.

시인과 역자의 치열한 소통, 번역문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한국어 정본

영어의 미세한 결과 한국어의 정서를 맞추는 작업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미 시를 가르치는 정은귀 교수가 맡았다. 앤 섹스턴과 어맨다 고먼의 시를 우리말로 옮긴 정은귀 교수는 대학 강당과 논문을 비롯해 대중 강연에서도 글릭의 시를 강독하고 알리는 열정적인 연구자다. 루이즈 글릭 연구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논문을 통해 학술적으로 그녀의 시 세계를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정은귀 교수의 열정에 감동한 루이즈 글릭은 자신의 시가 전혀 다른 언어로 옮겨지는 생생한 과정을 꼼꼼히 바라봤다. 시인과 옮긴이가 치열하게, 오랫동안 소통한 끝에 한국 독자들도 글릭의 시 세계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유일한 한국어 정본이 완성됐다.

여기에 시인 나희덕, 김소연, 문학평론가 신형철 교수가 한국어 출간을 축하하며 각각의 책에 작품 해설을 수록했다. 세 문인의 글은 글릭의 시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고자 하는 열정적인 독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서정시의 살아있는 전설, 루이즈 글릭의 시 세계를 탐닉하다

1962년부터 서정시인으로 활동해온 루이즈 글릭. 그녀의 시 세계는 초기, 중기, 후기로 나뉜다. 시공사는 한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시집 열네 권, 에세이와 시론을 담은 두 권의 책에서 발견되는 시인의 세계관 변화를 관찰하는 것 역시 독자가 마땅히 누릴 아름다움이라고 여겼다. 콘텐츠로서 가치만을 좇아 단편적으로 글릭의 시집 한두 권만 출간하기보다는 루이즈 글릭의 문학세계를 온전히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고 작품 전체를 출간, <루이즈 글릭 전집>을 선보인다. 한국의 출판문화를 풍성하고 다양하게 만들어 독자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주고자 하는 출판사의 신념이 담긴 작업이기도 하다.

그 첫 작업으로 <야생 붓꽃> <아베르노> <신실하고 고결한 밤>이 출간된다. 여성의 삶, 인간 존재로서의 삶을 치열하게 관찰해 자신의 이야기로 끌어낸 글릭의 작품들을 읽다 보면, 독자는 어디까지나 시인이 살아 있음의 곁, 그리고 삶을 위한 투쟁의 곁에 서 있는 뜨거운 작가임을 느낄 수 있다.

출처 : 더프리뷰(http://www.thepreview.co.kr)

 

https://brunch.co.kr/@parksisoo/16

 

2020 노벨문학상 수상자 대표작 한영 번역

올해 노벨문학상은 미국 시인 루이즈 글릭(Louise Gluck)이 수상 | 올해 노벨문학상은 미국 시인 루이즈 글릭(Louise Gluck)이 수상했습니다. 노벨위원회는 글릭의 작품이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갖춘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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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drops(눈풀꽃)

​― Louise Gluck

Do you know what I was, how I lived? You know

what despair is; then

winter should have meaning for you.

 

I did not expect to survive,

earth suppressing me. I didn’t expect

to waken again, to feel

in damp earth my body

able to respond again, remembering

 

after so long how to open again

in the cold light

of earliest spring –

afraid, yes, but among you again

crying yes risk joy

 

in the raw wind of the new world.

 

 

Snowdrops(눈풀꽃)/ 雪降花(한자어)

 

눈풀꽃

― Louise Gluck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하리라.

 

나 자신이 살아남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었다,

대지가 나를 내리눌렀기에.

내가 다시 깨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축축한 흙 속에서 내 몸이

다시 반응하는 걸 느끼리라고는.

그토록 긴 시간이 흐른 후에

가장 이른 봄의

차가운 빛 속에서

다시 자신을 여는 법을

기억해 내면서.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다른 꽃들 사이에서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새로운 세상의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 루이스 글릭 Louise Gluck (미국, 1943― ) 2020년 노벨문학상

 

 

루이스 글릭의 눈풀꽃 번역과 시 해설

https://www.youtube.com/watch?v=nRubvLu9_Hc 

 

 

https://www.youtube.com/watch?v=tA_2hEgSJMU

 

 

https://www.youtube.com/watch?v=7JuRFZHeBv8 

 

 

https://www.youtube.com/watch?v=CS5wDIDgrX8

 

온돌방

ㅡ 조향미 

할머니는 겨울이면
무를 썰어 말리셨다
해 좋을 땐 마당에
마루에 소쿠리 가득
궂은 날엔 방 안 가득
무 향내가 났다

우리도 따순 데를 골라
호박씨를 늘어놓았다
실겅엔 주렁주렁
메주 뜨는 냄새 쿰쿰하고

윗목에선 콩나물이
쑥쑥 자라고
아랫목 술독엔 향기로운
술이 익어가고 있었다

설을 앞두고 어머니는
조청에 버무린
쌀 콩 깨 강정을
한 방 가득 펼쳤다

문풍지엔 바람 쌩쌩 불고
문고리는 쩍쩍 얼고
아궁이엔 지긋한 장작불

등이 뜨거워 자반처럼
이리저리 몸을 뒤집으며
우리는 노릇노릇
토실토실 익어갔다

아, 그 온돌방에서
세월을 잊고 익어가던
메주가 되었으면
한세상 취케 만들
독한 밀주가 되었으면

아니 아니 그보다
품어주고 키워주고
익혀주지 않는 것 없던

향긋하고 달금하고 쿰쿰하고 뜨겁던 온돌방이었으면

 

 

 

https://www.youtube.com/watch?v=bnatUgW-mS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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