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밥 3000 오디세이아

ㅡ 최영효


노량진 입구에 컵밥집이 도열해 있다
여기는 마이너 천국, 메이저는 떠나고
쌩기초 초짜들끼리 리그 없이 겨루는 일합


3분에 해치우는 게 컵밥의 특명이다
빠르고 싸고 맛있는 레시피를 개발하라
청춘은 맨발이라서 서서 먹는 간편 특식


합격해도 삼천 원 떨어져도 삼천 원
10급에서 11급 된 삼수생도 삼천 원
컵밥에 공짜는 없다 절망은 팔지 않는다


유산으로 대 받을 보증수표 한 장 없어
부도날 신분을 감출 약속어음도 아예 없다
정실과 밀실은 잊어 낙하산 청탁도 버려

 

껍데기 발라내고 무릎뼈로 걸어오라
흙수저 탓하지 말고 금수저 욕하지 않는
청춘엔 깨지고 터질 실패의 자유가 있다

ㅡ시집『컵밥 3000 오디세이아』(작가,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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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효 : 2000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 김만중 문학상 시(시조) 은상 수상, 천강문학상 시조 은상 수상, 시집『무시로 저문 날에는 슬픔에도 기대어 서라』『노다지라예』.

 

 

https://www.youtube.com/watch?v=usFz7oU6xZo 

 

 

https://www.youtube.com/watch?v=RowXRpzmUM8 

 

 

https://www.youtube.com/watch?v=54YIdRLTkL8 

 

 

https://www.youtube.com/watch?v=f0PW-5sC-5w 

 

 

https://www.youtube.com/watch?v=KasiV_XeaoE 

 

 

 

https://www.youtube.com/watch?v=8tXliV26ebw 

 

 

이춘근, 지정학적 최악의 나라 "대한민국"

https://www.youtube.com/watch?v=jI689f7J8Dk&t=1292s 

 

 

 

2022 세계 국력 순위 6위, US뉴스 & 월드리포트

https://www.youtube.com/watch?v=YFL7t5p_gjQ 

 

[여담] 2023.03.12 촬영

https://www.youtube.com/watch?v=2gzb2Y5zdsg 

 

 

https://www.youtube.com/watch?v=J6Af4Bxkl0A 

 

 

https://www.youtube.com/watch?v=iW91cGvssI8 

 

*잃어버린 성[성씨(姓氏)]

 

 

https://www.youtube.com/watch?v=jFPQRDPKmu8 

 

 

懺悔錄(참회록)
ㅡ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속에
내얼골이 남어있는 것은
어느王朝(왕조)의遺物(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懺悔(참회)의글을 한줄에 주리자。
― 滿二十四年一介月(개월)을
무슨깁븜을 바라 살아왔든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어느 즐거운날에
나는 또 한줄의 懺悔錄(참회록)을 써야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웨그런 부끄런 告白(고백)을 했든가。

밤이면 밤이면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어보자。

그러면 어느 隕石(운석) 밑으로 홀로 거러가는
슬픈사람의 뒷모양이
거울속에 나타나 온다。


一月二十四日。

*당시의 글쓰기는 국한문혼용체였으므로 운영자가 감히 윤시인의 원고에 한자 독음을 답니다.

 

잃어버린 성(姓)을 찾아서

ㅡ 이승하


창씨는 해도 개명은 하지 않았다
히라누마 도오쥬우[平沼東柱]
일본 본토에 가 공부한다는 것이 그다지 욕된 일이었을까
성씨를 고쳐 신고한 날 1942년 1월 29일
그 닷새 전에 시를 썼지 「참회록」을
여백에 낙서할 때의 기분이 어땠을까
―시인의 고백, 도항증명, 힘, 생존, 생명, 문학, 시란? 不知道, 古鏡, 비애 금물

조상을 부정하라고 한다 
히라누마 도오쥬우!
하이!
매일 매시간 일본 교수가 출석부 보며 부른 낯선 성
대답할 때마다 떨리는 입술
육첩방은 남의 나라 내 나라가 아닌데
시를 썼기에 요시찰인물
시를 썼기에 1945년 2월 16일 오전 3시 16분
후쿠오카 형무소 캄캄한 독방에서
크게 한 번 외치고 쓰러져 죽었다
윤—동—주—!

ㅡ『윤동주—청춘의 별을 헤다』 개정판(서연비람, 2023)에서


출처 : 뉴스페이퍼(http://www.news-paper.co.kr)

 

https://kydong77.tistory.com/21394

 

“尹 탄생, 文정부 권력기관 사유화 때문”/윤동주, 무서운 시간·참회록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출입기자단과 마지막 간담회를 갖는 모습 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https://www.youtube.com/watch?v=jFPQRDPKmu8 무서운 시간 ㅡ 윤동주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kydong77.tistory.com

 

무서운 시간
ㅡ 윤동주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

한 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이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 텐데……

나를 부르지 마오.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21224

 

[참고] 윤동주는 후쿠오카 감옥의 생체실험 대상자였다.  바닷물로 인체의 피를 대신하는 무서운 발상의 실험이었다.

몇 분들의 증언에 의하면 일제는 병동에서 전장에 공급할 피[혈액]를 대신할 수 있는 생체실험을 했다고 한다.

생체실험이란 바닷물을 인체에 주입하고 혈액을 추출해 가며, 바닷물이 혈액을 대체할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실험이었다고 한다.

윤동주는 생체실험대상자로 지목되어 후쿠오가 감옥에서 생체실험중 사망했다는 유력한 사망설이 있다.

 

https://www.ajunews.com/view/20200813163130967

 

[광복75주년, 역사기획] 윤동주 타계 75년, '생체실험 살해'의혹 시인의 절규 | 아주경제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이 노래가 언제나 끝나랴//세상 사람은 --/뼈를 녹여내는 듯한 삶의 노래에/춤을 춘다/사람들은 해가 넘어가기 전/이 노래 끝의 공포를/생각할...

www.ajunews.com

윤동주는 학창시절 농구와 축구를 즐겼으며, 축구선수로 활약할 만큼 건강했다. 그의 친동생 윤혜원 씨는 윤동주를 ‘건강이 좋아 앓는 법이 없었던 사람’으로 기억한다. 그랬던 그가 투옥 10개월 만에 뇌혈관이 터져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1945년 2월16일 새벽 3시36분에 외마디 비명과 함께 이 땅의 28세, 그 순수하고 애국적인 영혼은 그렇게 꺼져갔다.

1980년 일본인 한국유학생 고노오 에이치(鴻農映二, 일본중앙대학 출신, 동국대 대학원 한국문학 전공)는 잡지 ‘현대문학(10월호)’에 ‘윤동주, 그 죽음의 수수께끼’라는 글을 발표했다. 그간 윤동주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한 것으로만 알려져 왔으나, 일제의 생체실험 대상으로 징발되어 생리식염수 주사를 맞고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장례식은 3월6일 용정 집의 앞뜰에서 치러졌다.

용정 중앙장로교회 문재린 목사(문익환 목사의 부친)가 장례를 주관했다.

▲ 윤동주 시인이 숨을 거둔 후쿠오카 감옥.

용정 윤동주 시인 묘소는 동산공원 중앙에 자리함

명동촌 윤동주 생가에서 묘소까지 20분 정도의 거리

 

요미우리(讀賣)

https://www.youtube.com/watch?v=qfAPaDDzLWA 

 

https://www.youtube.com/watch?v=rHjeJ3FyEv8 

 

 

국격을 추락시키는 자들은 누구인가?

 

https://kydong77.tistory.com/18894

 

박지원(朴趾源), 호질(虎叱)/ 열하일기 4.관내정사

虎叱 https://kydong77.tistory.com/18892 박지원, 호질 호질 -박지원 (0) https://kydong77.tistory.com/8090?category=487437 호질 -박지원 [주] 북한 국문학사에는 은 안 보이고, 대신 이라 번역해 사용합니다. 최상의 권

kydong77.tistory.com

 

 

https://www.youtube.com/watch?v=7M_PkPOcmaU 

 

 

https://www.youtube.com/watch?v=N54DPmVrPRs 

 

 

[시사 뉴스]

https://www.youtube.com/watch?v=QaXI625muz4 

 

 

https://www.youtube.com/watch?v=4GHvGIOwkbI 

 

 

나무

ㅡ 이산하

 

‘나를 찍어라.

그럼 난

네 도끼날에

향기를 묻혀주마.’

(시 ‘나무’ 전문)

출처 : 경북매일(http://www.kbmaeil.com)

 

꿈(Dreams)

ㅡ 랭스턴 휴즈(1901-1967)

 

꿈을 꽉 잡고 있어라

꿈이 죽어 없어지면

삶은 날개가 부러져

날지 못하는 새.

 

꿈을 꽉 잡아라

꿈이 사라지면

삶은 눈으로 얼어붙은

황량한 들판이 되니까.

ㅡ랭스턴 휴즈 <Langstone Hughes·1902(?)~1967>

 

Dreams

Langston Hughes (1901-1967)

 

Hold fast to dreams 
For if dreams die
Life is a broken-winged bird
That cannot fly.

Hold fast to dreams
For when dreams go
Life is a barren field
Frozen with snow.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2/01/17/UQCF2BIRJFEBRNAMRF2SK2YN6M/

 

[최영미의 어떤 시] [54] 꿈(Dreams)

최영미의 어떤 시 54 꿈Dreams

www.chosun.com

 

랭스턴 휴즈는 1920년대 ‘재즈 시’(jazz poetry)라 불리던 흑인문학을 주도한 시인이며 소설가 극작가이다. 재즈처럼 리듬이 강한 휴즈의 시를 온전히 음미하려면 영어로 소리내어 읽어야 한다.

4단어로 이루어진 1·2·5·6 행의 운율. 1·2·3행의 첫머리가 각각 ‘Hold’ ‘For’ ‘Life’로 시작하며, 5·6·7행에서도 반복된다.

노래처럼 쉽지만 영혼을 울리는 시어들. 이 겨울, 찬바람에 사라지지 않을 꿈 하나 품고 잠들고 싶다.

희망이여 돌아오라. 꿈이여 돌아오라.

실현되지 않을 꿈일지언정, 그 화사한 자락을 단단히 붙들고 있는 동안은 포근하지 않을까.

 

 

소소한 분위기

ㅡ 조정희

겨우내 갈라지고 터진 냇가의 석경은
연둣빛 미소가 흐르고
녹음을 기다리며 둥지를 단도리 중인 새
쉼 없이 분주한 바깥풍경

오래간만에 창문을 활짝 연다
겨우내 응달에서 가늘어진 화분
훨씬 유순해진 바람 앞에 놓고
책상을 펼쳐
흩어진 문방사우 한자리에 모은다

오늘 마시는 커피는
어제 마셨던 그 커피 맛이 아니다
부드럽게 목젖을 넘어가는 휴식

애벌레같이 시상이 꿈틀대고
낙엽처럼 쌓인 미완의 문장 속으로
바람이 인다

 

* 문방사우(文房四友)

서예나 동양화에 필요한 종이(紙), (筆), (墨), 벼루(硯)를 가리킨다. 문방사보(文房四寶)라고도 한다.

 

http://www.gn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2035 

 

[시사모] 조정희 시인 ‘소소한 분위기’ - 경남연합일보

‘소소한 분위기’ 겨우내 갈라지고 터진 냇가의 석경은연둣빛 미소가 흐르고녹음을 기다리며 둥지를 단도리 중인 새쉼 없이 분주한 바깥풍경오래간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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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악(李庸岳, 1914년 ~ 1971년)은 한국 시인이다. 함경북도 경성 출신으로 일본 도쿄에 있는 조치대학(上智大学)을 졸업했고 1939년 귀국하여 주로 잡지사 기자로 일하였다.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35년, 신인문학에 시 '패배자의 소원'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광복 후 서울에서 조선문학가동맹 소속으로 <노한 눈들>, <짓밟히는 거리에서>, <빛발 속에서> 등의 시를 발표하며 '미제와 이승만을 반대하는 문화인' 모임에서 활동하 체포되어 10년형을 받고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하던 중 인민군의 서울 점령 때 출옥하여 자진 월북했다. 한국 전쟁 중에 <원쑤의 가슴팍에 땅크를 굴리자> 등의 시를 발표했으며 월북한 지 21년이 지난 1971년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작으로는 《북국의 가을》, 《풀벌렛소리 가득차 잇섯다》, 《낡은 집》, 《슬픈 사람들끼리》 등이 있으며 시집으로는     《분수령》, 《낡은 집》, 《오랑캐꽃》 등이 있다.

 

 

그리움

이용악(李庸岳, 1914년 ~ 1971년)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 철길 우에
느릿느릿 밤새워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내는가

 

다리 위에서
 이용악

바람이 거센 밤이면
몇 번이고 꺼지는 네모난 장명등을
궤짝 밟고 서서 몇 번이고 새로 밝힐 때
누나는
별 많은 밤이 되려 무섭다고 했다

국숫집 찾아 가는 다리 위에서
문득 그리워지는
누나도 나도 어려선 국숫집 아이

단오도 설도 아닌 풀벌레 우는 가을철
단 하루
아버지의 제삿날만 일을 쉬고
어른처럼 곡을 했다

 

풀벌레 소리 가득 차 있었다
 
ㅡ 이용악
 
 
우리집도 아니고
일가집도 아닌 집
고향은 더욱 아닌 곳에서
아버지의 침상(寢床) 없는 최후 최후(最後)의 밤은
풀벌레 소리 가득 차 있었다

노령(露領)을 다니면서까지
애써 자래운 아들과 딸에게
한마디 남겨 두는 말도 없었고
아무을만(灣)의 파선도
설룽한 니코리스크의 밤도 완전히 잊으셨다
목침을 반듯이 벤 채

다시 뜨시잖는 두 눈에
피지 못한 꿈의 꽃봉오리가 갈앉고
얼음장에 누우신 듯 손발은 식어갈 뿐
입술은 심장의 영원한 정지를 가리켰다
때늦은 의원이 아무 말없이 돌아간 뒤
이웃 늙은이 손으로
눈빛 미명은 고요히
낯을 덮었다

우리는 머리맡에 엎디어
있는 대로의 울음을 다아 울었고
아버지의 침상(寢床) 없는 최후 최후(最後)의 밤은
풀벌레 소리 가득 차 있었다

 

낡은 집

이용악

 

날로 밤으로 

왕거미 줄치기에 분주한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이 집에 살았다는 백성들은

대대손손에 물려줄 

은동곳도 산호 관자도 갖지 못했니라.

 

재를 넘어 무곡을 다니던 당나귀 /

항구로 가는 콩실이에 늙은 둥글소

모두 없어진 지 오랜 

외양간에 아직 초라한 내음새 그윽하다만     

털보네 간 곳은 아무도 모른다.

  

찻길이 놓이기 전 

노루 멧돼지 족제비 이런 것들이          

앞뒤 산을 마음 놓고 뛰어다니던 시절

털보의 셋째 아들은

나의 싸리말 동무는        

이 집 안방 짓두광주리 옆에서 

첫 울음을 울었다고 한다.

 

“털보네는 또 아들을 봤다우/

송아지라도 불었으면 팔아나 먹지”

마을 아낙네들은 무심코 

차가운 이야기를 가을 냇물에 실어 보냈다는  

그날 밤 

저릎등이 시름시름 타들어 가고               

소주에 취한 털보의 눈도 일층 붉더란다.

 

갓주지 이야기와 

무서운 전설 가운데서 가난 속에서

나의 동무는 늘 마음 졸이며 자랐다.

당나귀 몰고 간 애비 돌아오지 않는 밤 

노랑 고양이 울어 울어

종시 잠 이루지 못하는 밤이면 

어미 분주히 일하는 방앗간 한구석에서

나의 동무는 

도토리의 꿈을 키웠다.

 

그가 아홉 살 되던 해 

사냥개 꿩을 쫓아다니는 겨울

이 집에 살던 일곱 식솔이 

어디론지 사라지고 이튿날 아침               

북쪽을 향한 발자국만 눈 위에 떨고 있었다.

 

더러는 오랑캐령 쪽으로 갔으리라고 

더러는 아라사로 갔으리라고          

이웃 늙은이들은 

모두 무서운 곳을 짚었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제철마다 먹음직한 열매 

탐스럽게 열던 살구                   

살구나무도 글거리만 남았길래 

꽃피는 철이 와도 가도 뒤 울안에

꿀벌 하나 날아들지 않는다.            

시집 ≪낡은 집≫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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