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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 나무위키

우리 인생길의 한중앙, 올바른 길을 잃고서 어두운 숲을 헤매이고 있었다.그러나 내 마음을 무서움으로 적셨던, 골짜기가 끝나는 어느 언덕 기슭에 이르렀을 때나는 위를 바라보았고, 이미 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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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우리 인생길의 한중앙, 올바른 길을 잃고서 어두운 숲을 헤매이고 있었다.
그러나 내 마음을 무서움으로 적셨던, 골짜기가 끝나는 어느 언덕 기슭에 이르렀을 때
나는 위를 바라보았고, 이미 별의 빛줄기에 휘감긴 산 꼭대기가 보였다.
사람들이 자기 길을 올바로 걷도록 이끄는 별이었다.

단테 신곡 지옥편 첫 구절
 
이탈리아의 작가 단테 알리기에리가 1308년부터 쓰고 죽기 1년 전인 1320년에 완성한 대표 서사시이다. 신곡은 이탈리아 문학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이자 인류 문학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작품으로 널리 평가받는다. 원 제목은 《LA COMMEDIA DI DANTE ALIGHIERI》로 한국어로 번역하면 '단테 알리기에리의 코미디(희극)'가 된다. 신곡(神曲)이라는 번역명은 일본의 작가 모리 오가이가 새로 만들어낸 단어이다.[1] 한자 그대로 '신성스런(神) 노래(曲)'라는 뜻. 노래(曲)라고 한 것은 이유가 있는데, 행의 마지막 음절이 맞춰지는 압운이 계속해서 3번씩 반복되며, 한 행은 전부 11음절로 구성되어 마치 판소리처럼 이탈리아어로 노래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2. 상세

왜 당신은 신곡을 읽어야만 하는가?

단테의 신곡은 하느님의 섭리와 구원, 그리고 그를 대하는 인간의 자유의지 문제를 중심으로 서구의 기독교 문명을 집대성한 문학작품이다. 다루는 범위는 예술과 문학, 역사, 전설, 종교, 철학, 정치학, 천문학, 자연 과학 등 인간의 삶과 지식에 관계되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에서도 신곡은 균형과 절제를 통하여 문학작품이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업적을 이루어냈다. 수많은 비평가들은 단테를 우주의 보편성을 지닌 시인으로 평가했고, 뛰어난 문학적 장치의 설계자로 인정했다. 신곡과 함께 단테는 호메로스, 세르반테스, 셰익스피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서양 문학사 최고의 위치에 있다.

단테는 고대 로마 최고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와 젊은 시절 짝사랑했던 베아트리체의 인도를 받아 사후세계 지옥, 연옥, 천국을 여행하며, 신화 혹은 역사의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이를 통해 당시 기독교 신앙과 윤리 및 철학을 고찰하는 내용이다.

영어로 하면 Divine Comedy다. 본래 고전 시대 그리스에서 Comoidia(코미디의 어원)라는 말은 희극 일반을 가리키는 말로서, 비극과는 반대로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극 장르를 의미했다. 극중의 단테가 천국에 이르게 되므로 해피 엔딩이기 때문이다. 또 당대에 진지한 책은 전부 라틴어로 쓰였고 각 나라의 방언으로 적힌 것은 진지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에, 당시 단테가 이탈리아 피렌체 방언을 섞어서 만든 이탈리아어로 쓴 이 책은 commedia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또한 특히 지옥편에서는 악인들과 사회를 조롱하는 풍자에 가까운 장면이 많다. 결말이 해피엔딩이라는 점에서 단테는 <희곡(La Commedia)>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1555년 베니스판 이래 희곡 앞에 "Divinia"가 추가되어 < La Divina Commedia Di Dante>가 되었다.[2]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으로 나뉘는데 지옥편이 가장 잘 알려졌다. 각 33곡인데 서곡을 더해[3] 총 100곡으로 이루어졌다.

이 작품은 당시의 문어인 라틴어가 아닌 토스카나 방언으로 저술되어 이탈리아어의 생성과 발전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근대까지 유명한 저작들은 모두 라틴어로 저술되었으므로 매우 특이한 작품이다. 당대에 당시의 지역 언어로 작품을 쓴 덕에 이탈리아어 연구에 큰 도움을 주고, 실제로 당대의 이탈리아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지옥에서의 형벌은 대부분 자신이 저질렀던 죄를 다시 되돌려받는 형식이다. 바람을 피우면 바람에 날아다니고, 과하게 탐식하면 괴물에게 먹히고, 인색하거나 낭비하면 돈주머니 같은 돌을 굴리는 형벌을 받는다. 이를 지상에서의 악행과 똑같이 대응하는 지옥의 형벌이라고 해서 '콘트라파소(Contrapasso)'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앞을 내다보는 점술가들은 더 이상을 앞을 내다보지 말라는 뜻으로 머리를 180도 뒤로 돌리는 형벌을 받으며[4], 위선자들은 겉은 화려하지만 속으로는 고통스러운 금빛의 납 망토를 입는 형벌을 받는다.

특이하게도 배신과 배반의 죄보다 이단이나 신성모독의 죄가 더 낮은 죄로 분류된다. 단테가 살았던 중세시대는 신에게 이르는 길이 구원이자 행복이었기에, 가장 큰 죄는 신을 어기는 일이 되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다. 따라서 신성모독자를 지옥의 가장 밑바닥에 두어야하는데, 단테는 그러지 않았다. 이는 정치가로서의 단테가, '신'의 입장에서 보다는 어느 정도 '인간'을 기준으로 죄의 경중을 살폈기 때문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차용한 인물이나 요소들도 많은데, 미노타우르스 케르베로스 등이 지옥의 악마로 등장하는 점이 흥미롭다. 또한 웬만한 고어물 저리 가라할 정도의 잔인한 묘사로 인해 말이 많다. 또한 무함마드와 그의 사위 알리가 기독교의 분열을 조장한 죄로 지옥에 있다는 설정 때문에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취급이 안 좋다. 미국의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W. Said)는 종교 차별, 기독교 우월주의로 점철된 구역질 나는 시를 명작이라고 언급하는 것이 어이없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현대의 잣대를 들이댄 것이라 좋은 비평이 아니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가 아는 고대 신화와 고전 명작들 상당수는 '구역질 나는 작품'이라는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타락한 성직자들도 지옥에 있다고 대놓고 묘사한 것 때문에 곳곳에서 금서로 지정할 때도 있었을 정도로 파격적이고 시대를 앞서간 면모도 있다.

특이한 점은 트로이의 영웅 헥토르가 대접받는 데서 추측할 수 있듯이 트로이 전쟁에 대해 호메로스와는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본다는 것이다. 길잡이인 베르길리우스가 원래 트로이 옹호론자였으므로 거기에 영향받은 듯하다. 단테는 정치가이기도 했는데 로마의 제정과 기독교의 이상이 절대적으로 조화되기를 꿈꾸었다. 로마의 시조인 아이네이아스의 고향인 트로이를 옹호하고 베르길리우스를 길잡이로 삼은 것은 어느 것을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아야 적절하다. 또한 카이사르는 고통 없는 림보에서 편히 지내고, 카이사르를 암살한 브루투스 롱기누스가 예수를 배반한 유다와 동급의 처벌을 받는 등, 로마 제정의 영광을 그리워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들 유다, 브루투스, 롱기누스는 지옥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얼음지옥에서, 그 정가운데 존재하는 3개의 얼굴을 가진 루시퍼의 거대한 입에 각각 반쯤 물려져 있다. [5]

다양한 국적의 인물들이 언급되지만 단테와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인물은 대다수 이탈리아 그중에서도 토스카나 지방 사람들로 한정되어 있다. 극중에서 단테가 세계사적으로 유명한 사람을 찾기 보다는 자기 고향 사람이 있는지부터 우선적으로 살피는데다 나누는 대화도 타지에서 우연히 만난 고향 사람들과 대화 나누듯 하기에 제3자가 듣기에는 도대체 이게 뭔 소리인지 난해한게 많다. 13세기 이탈리아 도시국가사는 세계사에서 비중이 너무나 작아 이탈리아사를 집중적으로 파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헤맬 수 밖에 없기에 배경지식을 알려주는 주석의 필요성이 급증한다.

지옥편에 비해 연옥편과 천국편은 내용이 난해해서 상대적으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천국편은 특히 수비학적, 신비주의적 묘사, 신학적 관점이 잔뜩 들어가서 혼란스럽게 하고, 특히 3주덕(믿음 소망 사랑)이 나오면 미친다. 심지어 단테 본인도 천국편의 서문에서 천국편은 '좀 되는' 사람만 읽으라고 하였다. 이 때문에 서양에서는 Comedia Divina라고 해서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을 따로 분리해서 팔기도 한다.

3. 줄거리

단테가 35세 때 밤날에 길을 걷다 산짐승들에게 위협당할 때 베르길리우스(로마의 시인, 영어로는 버질)가 내려와 지옥, 연옥을 안내하고, 이후 베아트리체가 그를 이끌어 천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3.1. 지옥편

  자세한 내용은 신곡/지옥편 문서 참고하십시오.

3.2. 연옥편

 

3.3. 천국편

 

4. 기타

  • 서로 다른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최소 문자적, 알레고리, 도덕적, 신비적의 네 가지 방법론으로 읽을 수 있다.
  • 묘사가 굉장히 생생하다. 특히 지옥의 묘사는 매우 잔인하고 그로테스크하다.
  • 교양과 지식을 넓힐 수 있다. 중세에 살던 사람들의 세계관이나 종교관, 역사관 등을 알 수 있고, 당시의 신학, 지리학, 천문학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을 알고 있으면 어디서 아는 척 좀 할 만하다. 그런데 신곡을 완전히 마스터할 정도면 아는 척 정도가 아니라 진짜 지식인이 된다.
  • 죄인들과 선인들의 모습은 일종의 사회적 풍자라고 볼 수 있기도 해서, 단테 본인의 정치관을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다.
  •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이탈리아에서 아예 단테학(學)이라고, 특정 인물의 문학적 업적을 다룬 학문 분야가 따로 존재할 정도다. 당시 언어, 문학의 특징과 단테의 불우한 인생, 당시 피렌체의 정치적 상황, 단테 이전의 고전들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이것을 계기로 폭넓은 교양을 기를 수 있지만 난이도가 너무나도 높다.
  • 등장인물들의 다양성과 복잡성 - 무려 1,000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나와 단테를 화나게 하기도 하고 기쁘게도 한다. 이러니 일반적으로 등장 인물을 물으면 단테와 베르길리우스, 베아트리체 정도만 나올 수밖에 없다.
  • 그리스 로마의 신화 및 고전 작품들의 인용 - 위에 언급된 그리스와 로마에 대한 언급은 물론이요 베르길리우스, 토마스 아퀴나스 등에 대한 단테의 평론이 나온다.
  • 서사시의 전통 - 굳이 어렵게 설명할 필요 없이 호메로스만 생각해보자.
  • 미주의 압박 - 예전의 번역본은 한 곡이 끝나면 주석이 마지막에 몰아서 기재되있어서 한 구절 읽고 주석을 읽는 과정을 반복해야 됐었지만 요즘의 번역본은 본문 아래에 깔끔하게 표시되어 있긴 하지만 여전히 본문을 읽는 건지 주석을 읽는 건지 구분이 안 된다.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지옥편의 묘사는 머리에 촥촥 들어오는데 연옥편과 천국편의 묘사는 뭔가 두루뭉술하며 이해가 안 되고 애매하기 짝이 없는 이유를 '현실이 지옥과 같기 때문'이라 했다고 한다.
  • 한국의 '새벗'이란 출판사[6]에서 아동용으로 이 책을 번안한 적이 있다. 제목은 '낮도 밤도 없는 곳'. 주인공은 한국인 소년으로, 원작에서는 베르길리우스가 지옥을 인도하는데 한국판에서는 김삿갓이 길을 인도한다. 대체 조선의 김삿갓과 기독교의 지옥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하겠지만, 아마도 저자가 신비주의적 성향이 강한 한국인을 꼽느라고 그랬던 것으로 추측한다. 지옥편에서는 원서를 그대로 따르는 편이지만, 한국인 독자에게 메시지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원작에는 없는 한국인 죄인(주인공의 옆집 아저씨)을 등장시키기도 한다. 김삿갓이 지옥과 연옥[7]을 안내하고 천국편은 주인공의 어릴 적 담임 선생님이 인도하는데, 원서든 한국판이든 연옥편과 천국편은 재미가 덜하다. 삽화가 옛날식이라 붓과 먹을 사용해 아동이 보기에 무리가 없지만, 삽화가의 필력이 상당한 수준이라 겉보기에 엉성해 보여도 굉장히 그로테스크해서 무섭다. 특히 얼굴이 돌아간 죄수들의 모습은 삽화와 소설을 같이 읽어보면 소름이 돋을 지경.
  • 미국의 어느 대학에선 지옥편 하나만 연구하는 학과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서양 학계에서 인정받는 대작이다. 단테의 신곡이 이처럼 대작으로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작품이 서양문화의 두 원류인 그리스, 로마 문화와 기독교 문화를 하나로 통합한 고전작품이기 때문이다.
  • 단테의 신곡에서 나온다며 흔히 인용하는 문구가 있다. 바로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되어 있다'. 보통 정치적 무관심이나 잘못된 형태의 양비론을 비판할 때 인용한다. 그런데 정작 신곡에서는 이런 문구가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비슷한 문구를 찾자면 지옥편에서 베르길리우스가 '하느님에게 순종하지 않았지만 반항하지도 않은, 불쌍한 영혼과 천사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언급하는 곳이 있는데, 이 곳은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이 아니라 연옥에 가깝다. 위치도 림보보다 오히려 더 위에 있다. 이렇게 왜곡된 이유에 대해선 존 F. 케네디에게 책임이 있다는 해석이 있다. 케네디는 196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및 1963년 평화봉사단 연설에서 단테의 신곡을 인용한 형태로 저 문구를 언급하였다. 케네디가 단순히 신곡의 구절을 잘못 읽었는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문맥을 무시한 인용인지는 명확하지 않는다.
  • 한편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출판되는 성경 또한 각 나라마다 그 나라에 존재하는 단어를 이용하여 해석을 하고, 그것이 다시 전해지고 전해지며 조금씩 해석이 달라지는 양상을 보였듯이, 고대 문학 중 하나인 신곡 또한 그러한 부분이 없을 수는 없기에, "선과 악 중 어느 편도 들지 못하고 자기의 앞가람에만 치중한 비열한 사람들은 지옥과 천국 모두에게 버림을 받아 저승 언저리를 떠돌며 한탄하게 되리라" 라는 문장을 문맥적으로 이해해 보아야 한다는 의견 또한 있다.
  • 단테와 신곡에 대해 설명해주는 "단테의 신곡에 관하여(원제: Reading Dante)"라는 책이 나왔다. 관심있는 사람은 읽어볼 것.

5. 국내 번역

1957년에 나온 첫 완역본이기도 한 최민순 신부의 번역이 가장 우수한 수준의, 기본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어와 이탈리아어는 완전히 상이한 언어로 그대로 번역해서는 서사시인 원문의 운율과 의미를 살리기가 불가능한데[8] 신부이며 시인이자 8개 국어가 가능한 어학천재이며 어렸을 때 한학을 배워 동양사상에 대한 이해도 갖춘 최민순 신부는 신학과 단테에 대한 이해, 동서양의 사상과 문화 차이에 대한 이해, 언어를 다루는 감각까지 빼어나 한국어 고어를 능숙하게 활용해 특유의 운문과 리듬을 살려냈다.[9] 김진만의 캔터베리 이야기, 백석의 고요한 돈과 함께 예술번역을 꼽으라면 늘 꼽히는 명역.

최민순 신부가 저본을 밝히지 않아 어느 역본을 참고했는지는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일부 한자어 사용 등을 근거로 일본어판을 참고했다는 주장도 있고, 이문학 원로들이자 역시 신곡을 번역했던 김운찬 교수는 영어나 스페인어일 가능성을 제기했고, # 한형곤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서 최 신부는 스페인어 역본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로망스어 전반에 능숙했고 불가타 성경 아가와 시편을 번역하며 라틴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불어·영어·중국어 번역본을 모두 대조했다고 밝힌 최 신부가 과연 중역본을 썼을까 하는 반문이 제기된다. 이탈리아어 원문 번역 중 일본어나 스페인어 번역을 참고해 오해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아무튼 최민순의 번역본은 경향잡지사에서 최초로 출간되었고, 60년대부터 을유문화사에서 출간하다가 지금은 가톨릭출판사에서 현대 맞춤법으로 다듬어 출간중이다. 아쉬운 점은 을유에서 가톨릭출판사로 넘어오며 귀스타프 도레의 삽화 32점이 전부 빠졌다는 것과 고어를 현대 맞춤법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원문의 운율이 훼손되었다는 것. 최 신부가 고어를 사용한 것은 옛날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14세기 이탈리아어를 쓰여진 원문의 고풍스러움을 살리고 한국어로 일대일 번역해선 끌어낼수 없는 운율을 반영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현대 맞춤법으로 수정한 가톨릭출판사판은 읽기는 편하지만 최 신부가 의도한 운율과 글맛이 완전히 살지 않는다.

그래서 교보문고에서 POD로 판매중인 80년대 가로쓰기 을유판(상)(하)이 자주 추천되었으나 이 가로쓰기 역본도 문제가 많다. 을유에서 세로쓰기를 가로쓰기로 옮기는 과정에서 상당한 누락이 발생했기 때문. 최 신부는 빼놓지 않고 번역했는데 컴퓨터도 없던 시절 옮기는 과정에서 몇행이 빠져버렸다. # 일체 훼손되지 않은 최 신부의 정수를 담은 역본은 60-70년대 을유 세로쓰기 역본이다.#

서해문집에는 한형곤 역본이 있는데, 한권으로 합쳐진 합본이다. 신곡의 운문 형식을 유지했으며 최민순 역본보다 번역은 못하지만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을 위해 각주를 매우 많고 상세하게 적어줘서 종교나 철학, 단테가 살던 역사 관련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신곡을 쉽게 이해 할 수 있게 해준다.

동서문화사에도 신곡이 있는데 특유의 싼 가격(월드북 19800원, 반양장 12000원)에 함께 을유판 최민순 역에는 일부만 수록된 귀스타브 도레의 삽화가 9할 이상(122점) 수록했다. 이탈리아어과 원로 허인 교수의 번역으로 학원사에서 출간되었던 역본이 떠돌다 동서로 넘어왔다.

그 외에도 세계문학전집 중에선 민음사 열린책들에 포함되어 있는데 번역 평가는 좋지 않다. 열린책들 역본은 최민순 역이 스페인어 중역일 가능성을 제기한 김운찬 교수 역본인데 대놓고 리듬감을 아예 느낄수 없는 단조로운 번역에, 단어 선택도 평범하기 그지않으며, 한형곤 역 정도로 주석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동서처럼 삽화가 많은 것도 아니라서 평가가 처진다. 민음사 박상진 역은 그보다 더 심하다. 의미 전달에만 너무 중점을 두어서 서사시인 원문에서 아예 멀어졌다. 지옥, 연옥, 천국 한 권씩, 총 세 권으로 분권되어 있으며 민음사판은 윌리엄 블레이크의 삽화가 수록되어 있다.

열린책들은 2021년에 단테 서거 700주년을 기념해 합본 리커버판을 내놨는데 열린책들답게 멋들어진 표지가 특징이다. 하지만 그 단조롭고 딱딱한 번역은 전혀 손보지 않고 표지갈이만 한 데다, 삽화도 전혀 수록하지 않았는데, 기존 리커버판이 품절되고 얼마 안 있어 이번엔 삽화가 들어간 리커버판이 나온다는 소식이 들려서 진작에 산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022년 3월 말, 1년 만에 일러스트판이 출간되었다. 귀스타브 도레의 삽화가 전부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새 표지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며 번역은 개역이라는 말이 민망할 정도다. 거의 다 그대로이며 가끔 가다 몇구절 살짝 바꾼 게 보이는 정도.

6. 영향을 받은 작품

  • 지옥편이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단테 클럽'이라는 소설 등 많은 이야기의 영감이 되기도 했다. '생각하는 사람'으로 유명한 오귀스트 로댕 지옥의 문도 신곡의 지옥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 역시 단테의 신곡에 영향을 받았다. 보카치오는 단테를 연구하고 강의하는데 평생을 받쳐서 데카메론을 저술하였고, 괴테는 "신곡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 낸 최고의 걸작"이라 말했을 정도. 낭만주의 시인으로 유명한 블레이크는 신곡의 내용을 담은 그림 102점을 남겼고, 들라크루아를 비롯한 수많은 화가들이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렸다. 프란츠 리스트는 단테 소나타를 작곡하기도 했다. 이 밖에 유럽의 수많은 문학가와 예술가에게 영향을 끼쳤다.
  • 엥겔스는 "단테는 최후의 중세 시인인 동시에 최초의 근대 시인이다."라고 말했다.
  • 그 외에 서양 뿐 아니라 1900년대 이후 동양에서도 지옥을 다룬 모든 작품은 적든 크든 신곡 지옥편의 영향을 받았다.
  • 1d4chan에서는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에 지옥에 대한 모티브를 제공해줘서 고맙기는 하지만 따지고 보면 세계 최초로 자캐를 삽입한 팬픽을 쓴 거니까[10] 그렇게까지 대단한 건 아니다고 까고 있다. 물론 단테 본인과, 신곡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이 보면 굉장히 불쾌해할 것이다. 단테 항목에서는 신곡의 저자 단테 대신 Warhammer 40,000의 등장인물인 챕터 마스터 단테를 설명한다.
  • 세인트☆영멘에서는 하계에 머무르는 영들을 위한 천계 관광 가이드북으로 소개되는데, 하필 1권이 지옥편이라 다들 의욕을 잃어버린다고 한다. 오는 사람을 철저하게 거부하는 구성이라고. 작품 내에 등장하는 지옥과 천국의 모습은 이 신곡의 묘사를 그대로 따왔다.
  •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함께가 신곡의 특징을 따라갔다. 신곡의 지옥 편은 갖은 죄를 지은 죄인들이 영원한 지옥 형벌을 받는 모습을 묘사한다. 읽는 사람들의 카타르시스를 유발하기 딱 좋다. 지옥에는 여러 단계가 나눠져 있기 때문에 다음 지옥은 어떤 형태이고 어떤 죄인들이 고통 받는가를 기대할 수도 있다. 다만 지옥 편이 가진 이야기로서의 흥미는 연옥 편, 천국 편에 가서 점점 흐려지며 특히 천국 편은 이 성인 저 성인들이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다. 이야기로선 지루하다. 신과함께도 지옥편이 가장 재밌다는 평가를 받는다.
  • 고전 RPG 울티마 시리즈의 4편도 신곡에서 영감을 얻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단테스 인페르노도 제목부터 신곡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광고하는 게임.
  • 게임 바이오하자드 레벌레이션스의 테러조직 벨뜨로는 이 작품의 추종자 수준이긴 하지만 현실은 그저 "이 세상이 얼마나 썩었는지 깨닫게 해주겠다!" 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먹이는 주제에 감히 이 작품의 구절들을 읆으며 테러를 벌이고 다니는 테러리스트들이다.
  •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네더와 엔드라는 세계관이 신곡과 유사하다는 설이 있다.
  • 게임 껍질소녀, 공허의 소녀, 하늘의 소녀로 이루어진 카라노쇼죠 시리즈 또한 신곡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밝히고 있는데, 각각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을 토대로 삼고 있다고 공식 화집에서 언급했다. 대표적으로 카츠라기 신의 소설인 네아니스의 알은 지옥편을 알기 쉽게 독자적 해석을 했다는 언급이 있으며, 구작 작품의 리마스터판과 하늘의 소녀에 동봉된 소설의 영칭에선 메인 히로인인 쿠치키 토우코는 베아트리체로, 메인 주인공인 토키사카 레이지는 단테로 비유되었다.
  • 게임 세포신곡의 제작자가 신곡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기 때문에 신곡을 모티브로 삼은 요소들이 게임 곳곳에 있다. 게임에서 신곡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나오며 1편에 해당하는 세포신곡 Cell of Empireo는 신곡에서 지옥편에 해당한다는 가설이 존재한다.
  • 권지용(음반) 수록곡 중에는 아예 '신곡(神曲)[Divina Commedia]'이라는 곡이 있다.
  •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킹 기도라가 얼음에 갇혀있는 삼두의 거악이라는 점에서 신곡의 사탄의 영향을 받았다. 감독이 트윗으로 기도라의 사진과 함께 신곡의 구절을 인용하고 작중 이 패퇴한 후 십자가 앞에서 울부짖는 장면까지 등장.
  •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에서 나오는 세컨드 임팩트의 폭심지 남극 상공의 L결계 아래 구조가 신곡의 지옥편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 숨겨진 숲의 비밀의 줄거리가 상당히 신곡의 지옥과 닮아있으며, 사후세계에 대한 내용과 '베아트리스'라는 등장인물이 나오는 등 신곡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7. 외부 링크

 

https://ko.wikipedia.org/wiki/%EC%8B%A0%EA%B3%A1

 

신곡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Comencia la Comedia, 1472 Nel mezzo del cammin di nostra vita mi ritrovai per una selva oscura, chè la diritta via era smarrita. -- 신곡 지옥편 1곡 1-3행 우리 인생길의 한중간에서 나는 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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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神曲, 이탈리아어: La Divina Commedia, The Divine Comedy)은 저승 세계 여행을 주제로 한 13세기 이탈리아의 작가 단테 알리기에리 1308년 경부터 사망한 해인 1321년까지 집필한 서사시이다.

신곡은 이탈리아 문학의 중심 서사시로 손꼽힌다. 저자와 같은 이름의 여행자 단테는 베르길리우스, 베아트리체, 베르나르두스의 안내를 따라 지옥-연옥-천국으로 여행한다. 단테는 그 곳에서 수백 명의 신화상 혹은 역사상의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둔 와 벌, 기다림과 구원에 관해 철학적, 윤리적 고찰을 할 뿐만 아니라 중세 시대 신학 천문학적 세계관을 광범위하게 전하고 있다.

《신곡》은 중세에 쓰였음에도 이탈리아 문학의 꽃으로 손꼽히며, 사후에 대한 중세적인 세계관을 보여준 최정점에 있다. 이 작품은 특히 권력층 언어인 라틴어가 아닌 토스카나 방언으로 적혀 있어 이탈리아어의 생성과 발전이 있기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토스카나 방언으로 집필했다는 것은 누구나가 이해할 수 있고, 누구의 마음 속에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고, 게다가 천박함을 저어하는 세심한 배려가 담겨져 있다는 뜻이다.[1] 그러나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지옥에 떨어진다든지 예수 이전에 태어난 사람은 기독교인이 아니므로 훌륭한 사람이더라도(플라톤, 호메로스 등) 천국에 가지 못한다는 등, 그 시대의 가톨릭 신앙에 근거한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어 한계를 보인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제목과 문학 장르[편집]

오늘날 세계 문학에서 쓰이고 알려진 서사시 제목 La Divina Commedia (한국에서는 한자어로 神曲:신곡)는 단테가 붙인 게 아니라 보카치오가 쓴 단테의 생애에서 'Divina(성스러운)'라는 감탄적 칭찬에서 1555년에 로도비코 돌체(Lodovico Dolce)라는 출판업자가 책을 새로 내면서 붙인 제목이다. 원래는 단테가 쓴 제목은 Commedia('희극')다.

이 작품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 일본에서 번역한 제목을 그대로 썼으므로 한국에서 '신곡'이라는 제목을 사용하고 있다.

단테 자신은 서사시를 Commedia(희극)라고 제목을 붙였는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희극은 어떤 추한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반면, 그 내용면에서 즐겁게 끝을 맺는다.(libri titulus est ... comedia vero incohat asperitatem alicuius rei, sed eius materia prospere terminatur)

이 간락한 설명은 <신곡>의 구성에서 쉽게 이해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독자는 서사시에서 먼저 지옥으로 여행을 하게 되며, 천국에서 여로를 풀게 된다.

집필 시기 및 배경[편집]

정치가로서, 또한 신성 로마제국 황제의 군림 하에서 다수의 소국가들로 분할되었던 이탈리아 반도의 통일을 목표로 한 선구자로서, 모험적인 생활을 통해 숱한 좌절들을 경험한 뒤 사형을 선고받은 망명자 단테는 베아트리체와 그가 함께 아홉 살이었던 시절의 그들의 만남을 상기하며, 이렇게 쓰고 있다. "그 순간이 지난 뒤부터 줄곧—내가 고백하건대—사랑이 나의 영혼을 지배했다"라고.

그는 딸을 돈 많은 금융업자와 결혼시킨 베아트리체의 아버지 포르티날리를 증오했는데 글로써 복수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모든 금융업자들을 "지옥(Inferno)" 편에서 지옥의 가장 밑바닥까지 추방시킴으로써 역시 그들에게 복수하고 있다.

지옥과 천국의 여행을 서술할 때 단테는 "아에네이스"에서 지옥을 묘사한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에게 그 기초를 두었다. 베르길리우스는 단테의 신곡을 통해서 그의 조언자로서 작품에 실체를 부여했던 것이다.[2]

구성

형식

신곡은 지옥(이탈리아어: Inferno), 연옥(이탈리아어: Purgatorio), 천국(이탈리아어: Paradiso) 이렇게 세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편은 서른세 절로 이루어져 있으며 신곡의 맨 앞부분에 이 시를 소개하는 절이 하나 있다. 신곡은 이렇게 모두 100개의 절로 이루어져 있다.

줄거리

지옥

"지옥"은 지표에서부터 불타올라 지구의 중심에까지 이르는 지하의 심연이다. 늪이나 호수에서는 악취와 증기가 피어오르며,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 열풍, 쏟아지는 비와 우박으로 하늘은 잠시도 조용하지 않았다. 미식가들도 더러운 것들을 마구 먹어야만 하며, 낭비가들과 탐욕가들도 결코 재산을 손에 넣지 못한다.

증오심에 불타는 사람들이 서로 뒤엉켜 싸우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쉴새없이 피가 흐르는 강 속으로 빠지고, 뜨거운 사막 위를 걸어야 하는 동성연애자들의 머리에 불이 쏟아진다고 묘사한 지옥에서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된다. 또한 그의 인생을 괴로움 속에 빠뜨렸던 위선적인 피렌체 시민, 그의 재산을 약탈한 사기꾼들과 탐욕스러운 횡령꾼들이 펄펄 끓는 기름 가마 속을 떠다니는 광경을 보게 된다.

나락의 밑바닥인 대지의 중심에 악마 중의 악마인 루시퍼(Lucifer)가 거대한 얼음 속에 갇혀 날개를 퍼득이고 있었다. 그 험상궂은 얼굴은 세 조각으로 갈라져 있었고, 일그러진 뺨 위로 피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세 갈래로 갈라진 턱에는 각기 악의 전형들이 물려져 있으며, 그들은 곧 숨이 끊어질 듯이 헐떡이고 있었다.

루시퍼 브루투스, 카시우스, 유다라는 배신자의 전형인 세 사람을 줄곧 물어뜯고 있었다.[3]

이야기 속에서 교황 첼레스티노 5세, 교황 보니파시오 8세, 교황 니콜라오 3세, 교황 요한 22세, 교황 클레멘스 5세 등의 당대의 부패하고 무능한 교황들을 비판하고 있으며 귀도 다 몬테펠트로, 보카 델리 아바티, 베네디코 카치 아메네코, 에르콜라노 마코니, 쟈코모 다 산토 안드레아 등 당대의 정적들을 지옥에 등장시켜 복수하고 있으며 오타비아노 델리 우발디니, 브란카 도리아, 본투로 다티 등 이전 시대의 인물들도 비판하고 있다.

지옥의 구조는 다음과 같으며 역피라미드의 원추형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 지옥의 문 - 단테는 1300년 3월 25일 목요일 밤, 길을 걷다가 인간의 '악'을 상징하는 동물들에게 위협을 당한다. 이 때 베르길리우스가 그를 구해주고, 성모 마리아의 명으로 그를 지옥으로 인도해주는 길잡이가 될 것을 자처한다. 이후 단테는 베르길리우스를 따라 지옥으로 내려가고, 그 곳에서 '지옥의 문'을 보게 된다. 지옥의 문에 새겨져 있는 글귀는 다음과 같다.

"Per me si va ne la citta dolente,

per me si va ne l'etterno dolore,

per me si va tra la perduta gente.

Giustizia mosse il mio alto fattore;

fecemi la divina podestate,

la somma sapienza e 'l primo amore.

Dinanzi a me non fuor cose create

se non etterne, e io etterno duro.

Lasciate ogni speranza, voi ch'intrate."

한국어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슬픔의 나라로 가고자 하는 자, 나를 거쳐가거라.

영원한 가책을 만나고자 하는 자, 나를 거쳐가거라.

파멸한 사람들에게 끼이고자 하는 자, 나를 거쳐가거라.

정의는 지존하신 주를 움직여

성스러운 힘, 최고의 지혜, 그리고

태초의 사랑으로 나를 만들었노라.

내 앞에 창조된 것이란

오직 무궁(無窮)이 있을 뿐, 나는 영원으로 이어지는 것이니라.

나를 거쳐가려는 자는 모든 희망을 버릴지어다."

지옥의 문 아래를 지난 단테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케론 강가에 당도하게 된다. 그 곳에서 단테는 영혼들을 지옥으로 실어나르는 뱃사공 카론을 보게 되는데, 이 때 카론은 단테가 육신을 가진(살아있는) 사람임을 알아보고 다른 곳을 통해 가라며 밀쳐낸다. 강가 주변에는 살아있을 적에 선과 악 사이에서 기회만을 노리며 살았던 기회주의자들이 몰려있다. 그들은 말벌과 같은 해충들에게 시달리며 깃발 뒤를 영원히 쫓아다니는 형벌을 받고 있다. 단테는 이들 중 '비겁한 나머지 엄청난 사퇴를 한 사람'이 섞여 있었다고 썼는데, 당대의 상황을 고려하였을 때 그는 교황 첼레스티노 5세라고 한다. 다만 다른 해석들도 숱하게 존재하여, 말년에 갑작스러운 퇴위를 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라든지, 예수에 대한 재판을 미루었던 본디오 빌라도라는 설도 있다. 참고로 첼레스티노 5세는 5개월만에 직무를 포기하고 교황직을 후임인 보니파시오 8세에게 넘겨주었다.

  • 제1층 림보(변옥)(Limbo) - 예수가 태어나기 전에 살았던 고대인이나 아기 등 세례는 받지 않았지만 선하게 살아왔던 자가 가는 곳으로, 어떠한 형벌도 받지 않으나 대신 신을 볼 수 없다. 이렇기에 그들은 늘 탄식과 안타까움 속에서 살아가며, 언제나 구원을 받고 싶어한다. 이 곳에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모여있으며, 풀밭이 펼쳐져 있는 평화로운 구역으로 묘사된다. 이들 중 가장 생전의 업적이 위대했던 자들은 일곱 겹의 성벽이 둘러싸인 성에서 살아가고 있다. 본디 아담 모세와 같은 구약성경 이전의 사람들도 이 곳에 있었는데, 이들은 예수가 승천하며 함께 림보에서 빼내 천국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이 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리스와 로마의 위대한 철학자들로,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소크라테스, 디오게네스, 아낙사고라스, 데모크리토스, 탈레스, 엠페도클레스, 헤라클레이토스, 제논, 디오스코리데스, 오르페우스, 유클리드, 프톨레마이오스, 히포크라테스, 리노스, 키케로, 세네카, 갈레노스, 엘렉트라, 카밀라, 펜테실레이아, 라티누스 왕과 라비니아 공주, 유니우스 브루투스, 루크레티아, 율리아, 마르차, 코르넬리아, 율리우스 카이사르, 살라흐 앗 딘, 이븐 루시드, 이븐 시나 등. 그 외에도 아이네이아스, 헥토르 등의 트로이 전쟁에서 싸웠던 인물들, 위대한 다섯 시인 중 4명(호메로스, 호라티우스, 오비디우스, 루카누스) 등이 이 곳에 살고 있다. 이 곳을 지나면 그리스의 왕이었던 미노스의 심판을 받게 되는 영혼들, 즉 정말로 고통스러운 형벌을 받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단테는 미노스를 사악한 악마로 묘사했으며, 미노스는 자신의 꼬리로 영혼을 감아, 영혼은 그 감은 횟수대로 그에 해당하는 지옥으로 떨어지게 한다.
  • 제2층 '색욕 지옥' - 색욕에 빠져 간통을 저지른 자들이 가는 곳으로, 시도 때도 없이 폭풍에 흽쓸려 바람결에 날려 다녀야 한다. 이 중에서는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와 파올로 말라테스타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서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불륜을 저질렀고, 그에 따른 합당한 벌을 받고 있다. 단테는 이들을 향한 동정어린 태도를 보여준다. 그들 외에 이 곳에 있는 자들은 세미라미스, 디도, 클레오파트라, 헬레나, 파리스, 아킬레우스, 트리스탄 등이 있다.
  • 제3층 '폭식 지옥' - 폭음폭식에 빠져 욕망을 주체하지 못한 자들이 가는 곳으로, 이 곳에서는 죄인들이 더러운 비와 우박을 맞으며 흙탕물에 누워 신음하고 있으며 악마견 케르베로스가 시도때도 없이 죄인들을 물어뜯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 곳에 있는 자들은 '치아코'라고 불리는 피렌체 출신의 남자와 교황 보니파시오 8세 등이 있다.
  • 제4층 '탐욕 지옥' -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자가 가는 곳이다. 이 곳으로 내려갈 때 단테는 재화의 신이었던 플루토를 만나게 된다. 플루토는 '파페 사탄, 파페 사탄 알레페'라고 외치며 단테의 앞을 가로막지만, 베르길리우스의 호통에 물러난다. 생전에 재물에 집착하여 인색하게 살았던 사람들과, 낭비벽이 심하여 돈을 써댔던 사람들이 이 곳으로 오게 된다. 자신들이 모았던 커다란 돈주머니를 굴리는 형벌을 영원히 받는다. 이 곳의 영혼들은 인색하게 살았던 자들과 낭비를 하며 살았던 자들, 이 두 무리로 나뉘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돈주머니를 굴리는데, 굴리다가 서로를 만나게 되면 서로를 욕하고 저주하며 서로의 죄를 탓한다.
  • 제5층 '분노 지옥' - 분노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죄를 저지른 자들이 가는 곳인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스틱스 강이 주변을 두르고 있으며 중심부에는 악마의 도시 '디스'의 성벽이 있다. 이 곳에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을 불태운 플레기아스, 단테의 정적이었던 필리포 아르젠티 등이 등장한다. 본디 단테 일행이 이 곳을 지나 제 6층으로 들어가려 할 때 악마들이 문을 걸어 잠그고 그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지만, 천사의 도움을 받아 들어갈 수 있게 된다.
  • 제6층 '이단 지옥' 혹은 '디스 시' - 신을 믿지 않고 다른 사상이나 신을 믿었던 이단자들이 가는 곳으로, 이 곳의 죄인들은 뜨거운 관 속에 갇혀 그 열기에 신음하고 있다. 최후의 심판이 닥쳤을 때, 그나마 열려있던 관 뚜껑조차 닫히게 되고 영원한 고통에 시달릴 것이라 한다. 죄악의 정도에 따라 열의 세기가 심해진다. 이중에는 영혼도 원자와 함께 분해되어 없어진다고 믿었던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도 포함되어 있다. 그 외에도 교황의 적이었던 프리드리히 2세, 동로마 제국의 황제 아나타시우스 1세 등이 이 곳에서 불타고 있다고 한다. 이 곳에서 7층으로 내려가는 길에 괴물 미노타우르스가 가로막고 있으나, 이 또한 플루토와 같이 베르길리우스의 일갈에 물러난다.
  • 제7층 '폭력 지옥' - 폭력을 휘두른 자들이 이 곳으로 떨어져 형벌을 받는다. 이들은 타인에게 해를 끼친 자, 자신에게 해를 끼친 자, 신과 자연에게 해를 끼친 자로 나뉘어 고통받고 있다. 이 중 '자신에게 해를 끼친 자'는 자살한 사람을 일컫는 말로, 당시 중세 사회에서는 자살을 크나큰 범죄로 취급하였다.
    • 제1원 플레게톤 강 - 타인에게 폭력을 가한 자들이 있는 곳인데, 주로 고대의 독재자들과 폭군들이 이 곳에서 신음한다. 죄인들은 끓고 있는 피의 강에서 고통받고 있으며, 죄악의 정도에 따라 다른 깊이에 잠겨진다. 강에서 빠져나오려 하는 자들은 켄타우로스가 화살로 쏘아 맞춘다. 이 곳에 있는 자들로는 알렉산드로스 대왕, 시라쿠사의 참주였던 디오니시우스 1세, 훈 족 아틸라, 피로스 1세, 로마 시대의 해적이었던 섹스투스 폼페이우스 등이 있다. 이 곳에서는 헤라클레스의 스승이자 켄타우로스인 케이론도 함께 등장하는데, 다른 켄타우로스와는 다르게 나름대로의 지능과 위엄을 갖춘 이로 묘사된다.
    • 제2원 자살자의 숲 - 자신에게 폭력을 가한 자들(자살자들과 재산 탕진자들)이 가는 곳으로, 자신의 육신을 저버린 죄로 움직일 수 없는 나무가 되어 고통받고 있다. 때때로 괴물 새인 하르피이아가 그들을 찾아와 쪼면서 고통을 주며, 이들은 스스로 육신을 포기한 자들이기에 최후의 심판 때에도 육신을 되찾지 못하고 자신의 나무에 육신을 매다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한다.
    • 제3원 가증의 사막 - 신과 자연 순리에 해를 끼친 자들이 가는 곳인데, 신성 모독자, 동성애자, 고리대금업자(일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으로만 이익을 얻는 것은 순리에 위반되기 때문)들이 사막 위에서 뜨거운 불꽃을 맞으며 고통받고 있다. 신성모독자들은 모래 위에 누워있고, 동성애자들은 그 위를 뛰어다니며, 고리대금업자들은 몸을 잔뜩 움츠린 채 떨고 있다. 단테 일행은 이 불꽃을 피하기 위해 사막 가운데에 있는 개울을 통해 이 곳을 지나간다. 참고로 당시 중세 시대에 동성애는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죄악 중 하나로 치부되었다.
  • 제8층 사기 지옥 혹은 말레볼지아 - 사기와 거짓말로 주변 사람들을 파멸으로 몰아놓은 자가 10가지 죄로 나뉘어 10종류의 벌을 받고 있는 곳이다. 이 곳은 거대한 원형 극장의 모양을 띠고 있는데, 그 위에 동심원 모양의 구렁이 10개 파여져 있어 그 속에서 각기 다른 죄를 지은 자들을 고문하고 있다. 그리고 이 도랑들 위에는 모두 각각 하나씩 거대한 아치형 돌다리가 놓여 있어, 단테 일행이 쉽게 건너갈 수 있도록 돕는다.
    • 제 1 구렁 - 이 구렁 속에 있는 죄인들은 생전에 타인을 고의적으로 착취하고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팔아넘긴 자들이다. 이들은 두 열을 이루며 영겁의 시간동안 빠르게 뛰어야만 하는데, 조금이라도 속도가 느려지거나 쓰러지면 뿔달린 악마가 채찍으로 그들을 후려갈긴다. 이 곳에 있는 이들은 황금 양피를 찾으러 모험을 떠났던 그리스 신화의 영웅 이아손, 여동생을 팔아넘겨 사익을 추구한 볼로냐의 정치인 베네디코 카치아네미코 등이다.
    • 제 2 구렁 - 이 곳에서는 말로 다른 사람들의 욕망과 공포를 부추겨 옳지 못한 일을 하게 한 자들, 즉 아첨꾼들을 가두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살아있을 때 지껄였던 거짓말을 상징하는 똥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으며, 서로를 향해 저주를 퍼붓고 싸우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단테는 이 곳에서 알레시오 인테르미네이, 아첨꾼들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창녀 타이데 등을 보게 된다.
    • 제 3 구렁 - 이 곳의 죄인들은 생전에 성직을 매매한 이익을 챙긴 자들이다. 죄인들은 뜨거운 구덩이 속에 거꾸로 처박힌채로 발만 겨우 구덩이 밖으로 내놓고 있는데, 발에는 뜨거운 불이 타고 있어 죄인들을 괴롭게 한다. 이 불꽃의 강도는 그가 생전에 지었던 죄에 비례하여 뜨거워진다. 나중에 그 죄인의 자리를 대신 채울 죄인이 새로 도착하면, 원래 있던 죄인은 뜨거운 땅 속으로 파묻혀 발조차도 땅 위로 내놓지 못하고 고통받아야 한다. 단테는 이 곳에서 교황 니콜라우스 3세, 예수의 권능을 돈으로 사려 했던 사마리아의 마술사 시몬, 교황직에 오르는 대가로 수많은 협약들을 체결해주었던 클레멘스 5세 등을 알아차린다.
    • 제 4 구렁 - 단테가 제 4구렁을 가로지르는 돌다리를 지날 때, 그는 무심결에 아래를 내려다본다. 그 곳에서 그는 머리가 뒤틀려 뒤를 바라본 채로 거꾸로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이들은 생전에 마술사, 연금술사, 마녀, 거짓 예언자 행세를 하여 신의 권능을 모독한 자들이다. 이들은 지나치게 앞을 내다보려 한 죄로 인하여, 죽은 후에는 뒤만을 보며 영원토록 눈물을 흘리며 거꾸로 걸어가야만 한다. 단테는 이 곳에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암피아라오스와 테이레시아스, 카이사르의 승리를 예언했던 예언자 아론타, 테이레시아스의 딸 만토 등을 마주한다.
    • 제 5 구렁 - 타락하고 부패한 정치인들이 이 곳에서 벌을 받고 있다. 이들은 끓는 역청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이 역청은 그들이 살아있을 때 행했던 부패와 악한 행위들의 끈적끈적하고 더러운 성질을 상징한다. 이들이 역청 밖으로 고개를 들려 하면, 곧바로 그 주위를 순회하던 악마들(말레브란케)이 삼지창과 갈퀴로 찔러 다시 들어가도록 압박한다. 단테 일행은 이 곳을 지나며, 악마들의 대장 역할을 하고 있던 '말라코다'를 만나게 되는데, 말라코다는 제 6구렁에서 7구렁으로 넘어가는 돌다리가 무너졌음을 알려주며 부하 악마들을 시켜 다른 돌다리로 가는 길을 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물론 악마들의 행동이 다 그렇듯이, 또다른 돌다리 따위는 없었고, 그저 거짓말일 뿐이었다. 단테 일행은 악마들의 호위를 받으며 구렁을 통과하는데, 그러던 중 한 영혼이 역청 밖으로 빠져나오며 소란을 일으키고, 악마들의 정신이 팔린 사이 무사히 도망쳐 다음 구렁으로 당도할 수 있게 되었다.
    • 제 6 구렁 - 이 곳에서는 위선자들을 심판한다. 이들은 겉은 금빛으로 번쩍거리지만, 속은 무거운 납으로 만들어져 있어 무게가 엄청난 망토를 입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영원토록 걸어가야만 한다. 이 곳에는 볼로냐의 '영광의 동정녀 마리아 기사단'에 속했던 수도사 2명이 살아가고 있는데, 이들은 수도사라는 직책에도 불구하고 사치스럽고 항략스러운 생활을 즐겼던 자들이다. 또한 이 곳에는 예수 한 명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주장했던 유대인 제사장도 있는데, 그는 바닥에 못이 박힌 채로, 다른 죄인들이 망토를 입고 그를 밟고 지나갈 때마다 그 무게를 느끼며 참회해야만 한다. 참고로 베르길리우스는 이 곳의 수도사들에게 다음 구렁으로 넘어가는 또다른 돌다리가 없다는 것을 전해 듣고, 그에게 거짓말을 친 악마 '말라코다'에게 분노한다.
    • 제 7 구렁 - 이 구렁 속에는 생전에 도둑질을 생업으로 삼았던 사람들이 있다. 이 곳으로 향하는 돌다리가 무너졌기 때문에, 단테 일행은 어쩔 수 없이 거대한 바위 조각들을 타고 겨우겨우 이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단테가 이 곳으로 도착한 후, 그는 그제서야 제대로 제 7구렁의 참혹한 모습을 내려다보게 된다. 이 곳의 죄인들은 뱀과 도마뱀과 같은 파충류들에게 물리며 고통받고 있다. 이 곳의 진정한 공포는 나중에 가서야 밝혀지는데, 제 7구렁의 진짜 형벌은 사실 영혼들이 뱀과 인간의 형상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고통받아야 하는 것이다. 책 속에서도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던 한 영혼이 뱀의 형상을 하고 있던 한 영혼과 그 형체가 뒤바뀌는 내용이 나온다. 참고로 이 곳에서 나온 자들은 피스토이아의 대성당에서 성물을 훔친 도둑 반니 푸치, 헤라클레스의 소를 훔치려다 맞아 죽은 불한당 카쿠스 등이 있다. 이 중 반니 푸치는 신을 저주하며 하늘을 향해 모욕적인 손짓을 해보이다가 뱀에게 물리며 끊임없이 고통받는다.
    • 제 8 구렁 - 이 곳에서는 잘못된 조언으로 타인의 악행을 부추긴 자들이 고통받는다. 이들은 거대한 불덩어리 속에서 화염에 휩싸여 신음하는데, 주요 등장인물은 그리스의 영웅인 오디세우스, 디오메데스 등이 있다. 이들은 트로이의 목마와 같은 기만 작전을 펼쳐 적들을 학살한 죄목으로 갇혀있다. 오디세우스는 이 곳에서 단테에게 그의 마지막 항해에 대해서 들려주는데, 이 이야기는 단테의 창작으로 신화의 기록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는 것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오디세우스는 그가 세상의 경이와 진실을 알기 위해서 대양으로 항해의 돛을 펼친 이야기에 대해서 말한다. 그들은 헤라클레스의 기둥(지브롤터)를 넘어 대서양 건너편으로 항해하였으며, 북극성이 보이지 않는 곳(남반구)로 목적지를 잡았다고 한다. 그들은 밤마다 북반구의 인간들은 볼 수 없는 별자리들을 보았고, 끊임없이 신이 허락하지 않은 곳으로 나아갔다. 이들은 마침내 연옥산이 보이는 곳에 당도하나, 연옥산의 앞바다에서 거친 파도에 휩쓸려 죽었다고 한다. 이들이 죽은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재능을 남용하여 감히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진리를 탐구한 죄이다.
    • 제 9 구렁 - 이 곳에서는 사회에 불화를 일으키고 분열을 조장한 자들을 처벌한다. 단테의 지옥도 전체에서 가장 끔찍한 장면이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곳의 죄인들은 끊임없이 거대한 악마의 칼에 썰리고 베이기를 반복하며 고통받는다. 이 고통은 끝날 수가 없는데, 이는 그들이 끊임없이 재생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이 죄인들은 모두 세 부류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종교적인 갈등을 유발한 자들, 두 번째는 사회적, 정치적인 갈등을 조장한 자들, 마지막은 가족간의 불화를 만들어낸 자들이다. 이 중 첫 번째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 중 이슬람교의 창시자 마호메트가 있다. 단테는 그가 기독교에서 빠져나갔을 때, 종교를 둘로 쪼갠 죄를 범했다고 생각했다. 단테는 이들 중 이슬람교의 네 번째 칼리프이자 사위인 알리도 이 곳에 있다고 썼는데, 이는 수니파 시아파 사이의 갈등을 부추긴 죄로 갇혀있는 것이다. 두 번째 부류의 사람들 중에는 피에르 디 메디치나, 카이사르에게 루비콘 강을 건너라고 조언해준 호민관 쿠리오 등이 있다. 이들 모두 참혹한 모습으로, 목이 잘리거나 얼굴이 잘려나간 모습을 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베르트랑 등이 있는데, 베르트랑은 목이 완전히 잘려나간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는 자신의 잘린 목을 등불처럼 들고 다니며 단테에게 자신의 잘못을 토로한다.
    • 제 10 구렁 - 이 곳에는 위조범들이 넘쳐난다. 이 곳의 죄인들은 끔찍한 질병과 전염병으로 괴로워한다. 움직일 수 있는 자들은 증오에 가득찬 채 서로를 찢어발기거나 저주하고, 움직일 기력도 없는 자들은 바닥에 널부러진 채 끔찍한 악취와 고통으로 괴로워한다. 단테는 이 곳에서 날 수 있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다고 거짓말하다가 사형당한 연금술사 그리폴리노, 연금술의 죄목을 쓰고 화형당한 카포키오 등과 마주한다.
    • 말레볼지아 한가운데의 샘 -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점차 말레볼지아 속으로 깊숙히 들어가게 된다. 이 곳에서 그는 마지막으로 거대한 샘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 곳에서는 그리스의 신들에게 저항한 거인들과 하나님께 대항한 거인들이 갇혀있다. 이들의 크기가 워낙 거대했기에, 단테는 이들을 멀리서 보고 그들이 마치 산인줄 착각할 정도였다. 거인들은 배꼽 아래로 차가운 웅덩이 속에 잠겨있고, 쇠사슬로 굳게 감겨 있어 함부로 움직일 수 조차 없다. 이 곳에서 단테는 바벨탑을 쌓았던 거인 님로드, 기간토마키아 도중 올림포스를 공략하려 했던 에피알테스 등을 만난다. 이 곳에는 100개의 팔을 가진 거인 브리아레스와 그 외에도 티폰과 같은 괴물들도 함께 묶여 있다고 하지만, 단테와의 직접적인 대면 장면은 묘사되지 않는다. 이 곳에는 올림포스의 신들을 배신하지 않았기에 쇠사슬로 묶이지 않은 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거인 안타이오스가 있는데, 그가 손으로 단테 일행을 들어 9층으로 내려 보내준다.
  • 제9층 '반역 지옥' - 국가, 가족, 친구, 스승, 은인 등을 배신한 자들이 가는 곳으로 영원히 차가운 얼음 속에서 신음해야 한다. 루시퍼가 머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연옥[편집]

하의 연옥, 상의 연옥, 지상낙원 하의 연옥

베르길리우스와 단테는 대지의 중심에서 빠져나와 다시 햇살을 받으며 연옥(煉獄, Purgatorio)의 불을 저장한 산에 이른다. "연옥"도 몇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속죄자들은 자신의 죄를 깊이 통찰함으로써 정화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 아니다. 피라미드와 같은 형태이다.

연옥은 정죄(淨罪)와 희망의 왕국으로 영적 구원을 받을 만한 여망이 있는 망령들이 천국에 가기 전에 수양을 하는 곳이다. 천사들은 이곳에서 칼로 단테의 이마 위에 P자를 새겨주는데, 이는 연옥에서 자기가 참회해야 할 죄(Peccata), 곧 오만·질투·분노·태만·탐욕·폭식·애욕의 일곱 가지로 이러한 죄들은 벼랑을 차례로 지나면서 하나씩 씻어진다.

이 모든 죄를 씻고 나면 영혼들은 구원을 받게 되고 이어 지상낙원으로 오를 수 있다. 이 연옥에서 정죄하고 있는 죄들이 지옥에서 벌받고 있는 것들과 비슷한 것임을 보고 당혹감을 느끼는 수가 있다. 그러나 지옥의 죄들은 뉘우치지 못한 자들의 것이고 연옥의 죄들은 구원받은 영혼들로서 천국에 올라가기에 앞서 이곳에서 정죄할 수 있는 죄인 것이다. 이 지상낙원은 지상에서의 완전한 행복을 의미한다. 인간은 하나님의 의지에 복종하며 교회와 군주국의 보편적인 권력들을 조화시킬 수 안다면 이 행복을 누릴 수 있지만, 엠피레오에 올라가기 전에 그들은 지상의 죄를 망각케 하는 레테 강에 몸을 씻고 선행의 기억을 새롭게 하는 에우노에 강물을 맛보는 정화과정을 거쳐야 한다. 단테는 이 두 강에 몸을 적신다.

이윽고 수레를 탄 베아트리체가 모습을 드러내고, 천국 여행에 대비하여 자신과 그리핀의 눈에 비친 태양빛을 단테의 눈에 반사시켜 눈을 단련시켜 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 베르길리우스와 스타티우스에게 작별을 고하고 베아트리체의 안내를 받아 천국으로 오른다. 연옥편은 가장 철학적인 부분이어서 <신곡>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 제1층
  • 제2층
  • 제3층
  • 제4층
  • 제5층
  • 제6층
  • 제7층

천국[편집]

단테와 그의 동행자는 차례차례로 여러 구역을 지난 뒤에 드디어 "지상의" 낙원에 도착한다. 시인의 동행자는 이미 베르길리우스가 아니며, 그를 대신하여 "그의" 베아트리체가 "후광에 감싸여" 그를 천국으로 인도하게 되는데, "그는 그녀를 눈으로 똑똑하게 확인함으로써가 아니라, 그녀로부터 나오는 신비한 힘에 의해서 옛날의 사랑에 대한 원초적인 힘을 느낄 수 있게 된다."[3]

천국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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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제대로 배워봅시다] ① 시성(詩聖) 단테의 성시(聖詩) 「신곡」 중세 서양의 문화, 종교, 사상, 학문 등을 총체적으로 계승한 단테의 「신곡」은 ‘모든 문학의 절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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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트리체 사후 10년간 단테는 거짓 즐거움에 속아 하느님을 떠났다가 1300년 이후 정치적 불운이 계기가 되어 다시 하느님께 돌아오는 영적 여정을 체험한다. 그 체험의 회고적 반성이 「신곡」인 것이다. 단테는 그 정치적 불운 덕분에, 이집트를 떠나 광야를 헤맨 이스라엘 백성처럼, 지옥 같은 피렌체에서 추방되어 거의 20년간을 이곳저곳을 문전걸식하며 유랑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너는 마음 깊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떠나야 할 것이니, 망명의 활이

가장 먼저 쏘는 화살이 그것이다.

너는 다른 사람의 빵이 얼마나 짠지,

또 남의 집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체험하게 될 것이다.

(「신곡:천국」 17, 55-60 이하 김운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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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제대로 배워봅시다] ② 자전(自傳)적 알레고리로서의 「신곡」

「신곡」은 특별한 은총으로 이미 저승(지옥, 연옥, 천국) 순례를 마친 단테가 다시 이승으로 돌아와 그 순례 체험을 회상하며 인류의 회심과 구원을 위해 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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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제대로 배워봅시다] ③ 도덕적 알레고리로서의 세 짐승

저승 순례를 마치고 이승으로 다시 귀환한 단테에게 그 ‘거칠고 황량하고 험한 숲’을 다시 생각한다는 것은 ‘죽음보다도 더 쓴’(코헬 7,26) 두려움이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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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제대로 배워봅시다] ④ 다른 길 : 겸손으로의 하강

‘신곡’(La Comedia)이란 말이 의미하는 것은 ‘죄와 슬픔과 비참에서 은총 상태로의 영혼의 회심’이다. 그러므로 프레체로는 「회심의 시학」에서, 단테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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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제대로 배워봅시다] ⑤ 지옥문의 비명(碑銘)

나를 거쳐 비통한 도시로 들어가고,나를 거쳐 영원한 고통으로 들어가고,나를 거쳐 멸망한 무리 사이로 들어가노라.정의는 내 지존하신 창조주를 움직여,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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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거쳐 비통한 도시로 들어가고,

나를 거쳐 영원한 고통으로 들어가고,

나를 거쳐 멸망한 무리 사이로 들어가노라.

정의는 내 지존하신 창조주를 움직여,

천주의 권능과 최상의 지혜와

최초의 사랑이 나를 만드셨노라.

나보다 앞서 만들어진 것은 영원한 것들뿐,

나도 영원히 존속하리니,

여기 들어오는 너희 모든 희망을 버릴지어다.

(지옥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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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제대로 배워봅시다] ⑥ 회색분자들의 비극

단테는 지옥문을 지나 지옥 입구에 들어선다. 거기에는 ‘치욕도 없고 명예도 없이’ 살아온 사악한 영혼들이 처참한 상태에 있었다.저기에는 하느님께 거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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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제대로 배워봅시다] ⑦ 지옥의 지형도

단테에 의하면 지옥은 북반구에 있는 거대한 깔때기 모양의 구덩이다. 그 구덩이는 8개의 동심원을 따라 내려가면서 좁아져 맨 밑 제9 지옥에 이른다. 단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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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로 자행하는 모든 행위는 하늘에서 미움을 산다.

그것들의 목적은 정의를 방해하는 것이며,

그 모든 불의의 목적은

폭력이나 기만으로 다른 사람들을 해치는 것이다.

그런데 기만이란 인간 고유의 악이기에,

하느님께서 가장 싫어하신다.

따라서 사기꾼들은

더 아래에 있고 더욱 큰 고통을 받는다.

(지옥 11,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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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제대로 배워봅시다] ⑧ 프란체스카와 파올로의 슬픈 사랑 이야기

단테는 사부와 함께 ‘모든 빛이 침묵하고 있는’ 제2 지옥으로 내려간다. 그 입구에서는 지옥의 심판관인 미노스가 죄의 종류에 따라 죄인들이 갈 곳을 정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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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제대로 배워봅시다] ⑨우골리노 백작과 루제리 대주교

마지막 지옥인 제9 지옥은 ‘코키토스’(통곡의 강)라고 불리는 얼음 왕국이다. 코키토스는 네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네 종류의 배신자들이 그 안에서 벌 받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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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제대로 배워봅시다] ⑩ 하느님을 배신하는 자 모든 것이 그를 배신하리라

제9 지옥 제1구역 카이나에는 혈연을 배신한 자들이, 제2구역 안테노라에는 조국과 당파를 배신한 자들이 있었다. 제3구역인 톨로메아에는 친구와 손님을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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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작가)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출생 1910년 9월 23일(1910-09-23)일제 강점기 경성부 서서 인달방 사직동계 사직동(現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동) 사망 1937년 4월 17일(1937-04-17) (26세)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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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李箱, 1910년 9월 23일 ~ 1937년 4월 17일)은 일제 강점기의 시인작가소설가수필가건축가로 일제 강점기 한국의 대표적인 근대 작가이자 아방가르드 문학가이다. 본명이 김해경(金海卿)이며 본관이 강릉 김씨(江陵 金氏)이다.

날개〉는 이상이 1936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1936년 9월 잡지 《조광》 11호에 발표되었다.

1930년대 심리주의 또는 주지주의 문학 중에서 대표적인 작품이다.

대적 불안과 자의식을 표현한 작품으로, 사회와 역사에 대한 절망과 자아(自我)의 해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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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전문 보기 - 날개

1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2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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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2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파라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놓소. 가증할 상식의 병이오.

3

나는 또 여인과 생활을 설계하오. 연애기법에마저 서먹서먹해진 지성의 극치를 흘깃 좀 들여다본 일이 있는, 말하자면 일종의 정신분일자 말이오. 이런 여인의 반-그것은 온갖 것의 반이오.-만 을 영수하는 생활을 설계한다는 말이오. 그런 생활 속에 한 발만 들여놓고 흡사 두 개의 태양처럼 마주 쳐다보면서 낄낄거리는 것이오. 나는 아마 어지간히 인생의 제행이 싱거워서 견딜 수가 없게 끔 되고 그만둔 모양이오. 굿바이.

4

굿바이. 그대는 이따금 그대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하는 아이로니를 실천해 보는 것도 놓을 것 같소. 위트와 파라독스와…….

5

그대 자신을 위조하는 것도 할 만한 일이오. 그대의 작품은 한번도 본 일이 없는 기성품에 의하여 차라리 경편하고 고매하리다.

6

19세기는 될 수 있거든 봉쇄하여 버리오. 도스토예프스키 정신이란 자칫하면 낭비일 것 같소. 위 고를 불란서의 빵 한 조각이라고는 누가 그랬는지 지언인 듯싶소. 그러나 인생 혹은 그 모형에 있어서 '디테일' 때문에 속는다거나 해서야 되겠소?

7

화를 보지 마오. 부디 그대께 고하는 것이니……

8

"테이프가 끊어지면 피가 나오. 상채기도 머지 않아 완치될 줄 믿소. 굿바이." 감정은 어떤 '포우즈'. (그 '포우즈'의 원소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닌지 나도 모르겠소.) 그 포우즈가 부동자세에까지 고도화할 때 감정은 딱 공급을 정지합네다.

9

나는 내 비범한 발육을 회고하여 세상을 보는 안목을 규정하였소.

10

여왕봉과 미망인-세상의 하고 많은 여인이 본질적으로 이미 미망인이 아닌 이가 있으리까? 아니, 여인의 전부가 그 일상에 있어서 개개'미망인'이라는 내 논리가 뜻밖에도 여성에 대한 모험이 되오? 굿바이.

11

그 33번지라는 것이 구조가 흡사 유곽이라는 느낌이 없지 않다.

12

한 번지에 18가구가 죽 어깨를 맞대고 늘어서서 창호가 똑같고 아궁이 모양이 똑같다. 게다가 각 가구에 사는 사람들이 송이송이 꽃과 같이 젊다.

[중략]

126

집으로 가야겠다. 아내에게 불행히 내객이 있거든 내 사정을 하리라. 사정을 하면 이렇게 비가 오는 것을 눈으로 보고 알아 주겠지.

127

부리나케 와 보니까 그러나 아내에게는 내객이 있었다. 나는 너무 춥고 척척해서 얼떨김에 노크 하는 것을 잊었다. 그래서 나는 보면 아내가 덜 좋아할 것을 그만 보았다.

128

나는 감발자국 같은 발자국을 내면서 덤벙덤벙 아내 방을 디디고 내 방으로 가서 쭉 빠진 옷을 활활 벗어 버리고 이불을 뒤썼다. 덜덜덜덜 떨린다. 오한이 점점 더 심해 들어온다. 여전 땅이 꺼져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나는 그만 의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129

이튿날 내가 눈을 떴을 때 아내는 내 머리맡에 앉아서 제법 근심스러운 얼굴이다.

147

아스피린, 아달린, 아스피린, 아달린, 마르크, 말사스, 마도로스, 아스피린, 아달린…… 아내는 한 달 동안 아달린을 아스피린이라고 속이고 내게 먹였다.

154

아내는 너 밤새워 가면서 도둑질하러 다니느냐, 계집질하러 다니느냐고 발악이다. 이것은 참 너 무 억울하다. 나는 어안이 벙벙하여 도무지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너는 그야말로 나를 살해하려 던 것이 아니냐고 소리를 한 번 꽥 질러 보고도 싶었으나, 그런 긴가민가한 소리를 섣불리 입밖에 내었다가는 무슨 화를 볼는지 알 수 없다. 차라리 억울하지만 잠자코 있는 것이 우선 상책인 듯시피 생각이 들길래, 나는 이것은 또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지만 툭툭 떨고 일어나서 내 바지 포켓 속에 남은 돈 몇원 몇십전을 가만히 꺼내서는 몰래 미닫이를 열고 살며시 문지방 밑에다 놓고 나서는, 나는 그냥 줄달음박질을 쳐서 나와 버렸다.

157

나는 어디로 어디로 들입다 쏘다녔는지 하나도 모른다. 다만 몇시간 후에 내가 미쓰꼬시 옥상에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거의 대낮이었다.

158

나는 거기 아무 데나 주저앉아서 내 자라 온 스물 여섯 해를 회고하여 보았다. 몽롱한 기억 속에서는 이렇다는 아무 제목도 불거져 나오지 않았다.

159

나는 또 내 자신에게 물어 보았다. 너는 인생에 무슨 욕심이 있느냐고, 그러나 있다고도 없다고 도 그런 대답은 하기가 싫었다. 나는 거의 나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조차도 어려웠다.

164

우리 부부는 숙명적으로 발이 맞지 않는 절름발이인 것이다. 내나 아내나 제 거동에 로직을 붙일 필요는 없다. 변해할 필요도 없다. 사실은 사실대로 오해는 오해대로 그저 끝없이 발을 절뚝거리면 서 세상을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까?

165

그러나 나는 이 발길이 아내에게로 돌아가야 옳은가 이것만은 분간하기가 좀 어려웠다. 가야하 나? 그럼 어디로 가나?

166

이때 뚜우 하고 정오 사이렌이 울었다. 사람들은 모두 네 활개를 펴고 닭처럼 푸드덕거리는 것 같고 온갖 유리와 강철과 대리석과 지폐와 잉크가 부글부글 끓고 수선을 떨고 하는 것 같은 찰나! 그야말로 현란을 극한 정오다.

167

나는 불현듯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이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168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 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소설[편집]

  • 날개》 
  • 《종생기》
  • 《단발(斷髮)》
  • 《실화(失花)》
  • 《환시기(幻視記)》
  • 《동해(童骸)》
  • 《봉별기(逢別記)》
  • 《지주회시(蜘蛛會豖)》
  • 《지도의 암실》
  • 《황소와 도깨비》
  • 《지팽이 역사》
  • 《사신1-9》
  • 《12월 12일》

날개〉는 이상이 1936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1936년 9월 잡지 《조광》 11호에 발표되었다. 1930년대 심리주의 또는 주지주의 문학 중에서 대표적인 작품이다. 대적 불안과 자의식을 표현한 작품으로, 사회와 역사에 대한 절망과 자아(自我)의 해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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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오감도 시제4호와 5호 친필 〈오감도〉(烏瞰圖)는 작가 이상의 시로서, 연작 15편으로된 시이다. 조선중앙일보에서 연재하였다. 본래 30회를 예정해 연재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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烏瞰圖 詩第一號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
(길은막다른골목길이適當하오.)

第一의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第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四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五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六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七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八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九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一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十三人의兒孩는무서운兒孩와무서워하는兒孩와그렇게뿐이모혓소.
(다른事情은업는것이차라리나앗소)
그中에一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에二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에二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그中에一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適當하오.)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지아니하야도좃소.

*'烏瞰圖' 는 몇 차례 '鳥瞰圖'로 수정했으나 이상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鳥瞰圖'로 고치면 그가 의도하는 시가 아니었다. 건축학을 전공한 그의 안목으로는 '鳥'에서 석가래 하나 들어내면 '烏'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새가 내려다 보나, 까마귀가 내려다 보나 그 말이 그 말 아닌가? 되려 까마귀가 그의 감정 표출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거나 시인으로서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보는 자긍심도 작동했을지 모른다. 시인은 창조자니까.

또는 일제 신민지 치하에서 무슨 논리 타령인가, 하는 배짱이었을지도 모른다. 띄어쓰기를 포기한 데서도 초현실주의의 시라는 이상의 논리는 성립한다.

식민지 치하의 절망감을 극단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 소설 <날개>이다. 사창가의 구석방에서 아내의 눈치밥을 먹으며 살아가는, 의식이 멀쩡한 사람의 절망감은 실상, 절망 그 자체이다. 오죽하면 아래의 욕망으로 작품을 마무리했겠는가?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 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수필[편집]

  • 《권태》
  • 《산촌여정》
  • 《첫번째 방랑》

시[편집]

  • <거울>
  • 〈異常ナ可逆反応 (이상한 가역반응)>(《朝鮮と建築 (조선과 건축)》1931년 7월호)
  • 〈破片ノ景色:△ハ俺ノAMOUREUSEデアル (파편의 경치: △은 나의 AMOUEUSE이다)>(《朝鮮と建築 (조선과 건축)》1931년 7월호)
  • 〈▽ノ遊戯ー:△ハ俺ノAMOUREUSEデアル (▽의 유희: △은 나의 AMOUREUSE이다)〉(《朝鮮と建築 (조선과 건축)》1931년 7월호)
  • 〈ひげー:(鬚·鬚·ソノ外ひげデアリ得ルモノラ·皆ノコト)(수염-: (鬚·鬚·그 밖에 수염일 수 있는 것들·모두를 이름))〉(《朝鮮と建築 (조선과 건축)》1931년 7월호)
  • 〈BOITEUX·BOITEUSE〉(《朝鮮と建築 (조선과 건축)》1931년 7월호)
  • 〈空腹ー (공복-)〉(《朝鮮と建築 (조선과 건축)》1931년 7월호)
  • 건축무한육면각체
  • 꽃나무〉(《가톨닉靑年》 1933년 7월호)
  • 〈이런 詩〉(《가톨닉靑年》 1933년 7월호)
  • 〈一九三三, 六, 一〉(《가톨닉靑年》 1933년 7월호)
  • 〈거울〉(《가톨닉靑年》 1933년 10월호)
  • 〈普通紀念〉(《月刊每申》 1934년 7월호)
  • 오감도(烏瞰圖)》
    • 〈詩第一號〉(《朝鮮中央日報》1934년 7월 24일)
    • 〈詩第二號〉(《朝鮮中央日報》1934년 7월 25일)
    • 〈詩第三號〉(《朝鮮中央日報》1934년 7월 25일)
    • 〈詩第四號〉(《朝鮮中央日報》1934년 7월 28일)
    • 〈詩第五號〉(《朝鮮中央日報》1934년 7월 28일)
    • 〈詩第六號〉(《朝鮮中央日報》1934년 7월 31일)
    • 〈詩第七號〉(《朝鮮中央日報》1934년 8월 2일)
    • 〈詩第八號 解剖〉(《朝鮮中央日報》1934년 8월 3일)
    • 〈詩第九號 銃口〉(《朝鮮中央日報》1934년 8월 3일)
    • 〈詩第十號 나비〉(《朝鮮中央日報》1934년 8월 3일)
    • 〈詩第十一號〉(《朝鮮中央日報》1934년 8월 4일)
    • 〈詩第十二號〉(《朝鮮中央日報》1934년 8월 4일)
    • 〈詩第十三號〉(《朝鮮中央日報》1934년 8월 7일)
    • 〈詩第十四號〉(《朝鮮中央日報》1934년 8월 7일)
    • 〈詩第十五號〉(《朝鮮中央日報》1934년 8월 8일)
  •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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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전문 보기 - 오감도(烏瞰圖)

1 오감도(烏瞰圖) / 이상   1. 시제1호 1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2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3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4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5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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烏瞰圖 詩第一號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
(길은막다른골목길이適當하오.)

第一의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第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四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五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六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七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八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九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一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十三人의兒孩는무서운兒孩와무서워하는兒孩와그렇게뿐이모혓소.
(다른事情은업는것이차라리나앗소)
그中에一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에二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에二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그中에一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適當하오.)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지아니하야도좃소.

*'烏瞰圖' 는 몇 차례 '鳥瞰圖'로 수정했으나 이상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鳥瞰圖'로 고치면 그가 의도하는 시가 아니었다. 건축학을 전공한 그의 안목으로는 '鳥'에서 석가래 하나 들어내면 '烏'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새가 내려다 보나, 까마귀가 내려다 보나 그 말이 그 말 아닌가? 되려 까마귀가 그의 감정 표출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거나 시인으로서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보는 자긍심도 작동했을지 모른다. 시인은 창조자니까.

또는 일제 신민지 치하에서 무슨 논리 타령인가, 하는 배짱이었을지도 모른다. 띄어쓰기를 포기한 데서도 초현실주의의 시라는 이상의 논리는 성립한다.

식민지 치하의 절망감을 극단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 소설 <날개>이다. 사창가의 구석방에서 아내의 눈치밥을 먹으며 살아가는, 의식이 멀쩡한 사람의 절망감은 실상, 절망 그 자체이다. 오죽하면 아래의 욕망으로 작품을 마무리했겠는가?

  

꽃나무
 이상

벌판한복판에 꽃나무하나가있소. 근처(近處)에는꽃나무가하나도없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를 열심(熱心)으로생각하는것처럼 열심으로꽃을피워가지고섰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에게갈수없소. 나는막달아났소. 한꽃나무를위(爲)하여 그러는것처럼 나는참그런이상스러운흉내를내었소.

<가톨릭청년>, 1933.7.

 

 

박인환 - 죽은 아포롱

 

박인환 - 죽은 아포롱

죽은 아포롱* - 이상(李箱) 그가 떠난 날에- -박인환 오늘은 3월 열 이렛날 그래서 나는 망각의 술을 마셔야 한다 여급 마유미가 없어도 오후 세시 이십오분에는 벗들과 제비의 이야기를 하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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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포롱*

- 이상(李箱) 그가 떠난 날에-

-박인환

 

오늘은 3월 열 이렛날

그래서 나는 망각의 술을 마셔야 한다

여급 마유미가 없어도

오후 세시 이십오분에는

벗들과 제비의 이야기를 하여야 한다

 

그날 당신은

동경 제국대학 부속병원에서

천당과 지옥의 접경으로 여행을 하고

허망한 서울의 하늘에는 비가 내렸다

 

운명이여 얼마나 애태운 일이냐

권태와 인간의 날개

당신은 싸늘한 지하에 있으면서도

성좌를 간직하고 있다

 

정신의 수렵을 위해 죽은

랭보와도 같이

당신은 나에게

환상과 흥분과

열병과 흥분과

열병과 착각을 알려주고

그 빈사의 구렁텅이에서

우리 문학에

 

따뜻한 손을 빌려준

정신의 황제

 

무한한 수명

반역과 영광

임종의 눈물을 흘리며 결코

당신은 하나의 증명을 갖고 있었다

이상(李箱)이라고

 

*아포롱(Apollon):제우스와  레토 사이에 태어난 아들로 태양의 신이다.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9362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ko.wikipedia.org/wiki/%EC%95%84%ED%8F%B4%EB%A1%A0

 

아폴론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아폴론(그리스어: Απόλλων)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태양과 예언 및 광명·의술·궁술·음악·시를 주관하는 신이다. 로마 신화의 아폴로(라틴어: Apollo)와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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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그리스어: Απόλλων)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태양과 예언 및 광명·의술·궁술·음악·시를 주관하는 이다. 로마 신화의 아폴로(라틴어: Apollo)와 동일시된다. 제우스와 레토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며 아르테미스와는 남매지간이다. 올림포스의 12신의 두 번째 세대에 속한다. 월계수와 리라, 활과 화살, 백조돌고래가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훤칠하고 준수한 미남으로 묘사되며, 그래서 여성 및 남성과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가 많다. 또한 헤르메스가 선물로 준 리라를 잘 연주하고 활도 잘 쏠 줄 알았다.

 

www.youtube.com/watch?v=YBXcDhnQ5c0&t=148s

 


https://kydong77.tistory.com/19677

 

이상(李箱), 날개 · 오감도(烏瞰圖)

www.youtube.com/watch?v=wFuJ9ae0WJo ko.wikipedia.org/wiki/%EC%9D%B4%EC%83%81_(%EC%9E%91%EA%B0%80) 이상 (작가)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출생 1910년 9월 23일(1910-09-23)일제 강점

kydong77.tistory.com

 

 

 

 

https://www.youtube.com/watch?v=fQEH5aYrgdk 

위 화면의 YouTube에서 보기 를 클릭하면 동영상이 열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P0_xUfPM58 

 

 

https://m.blog.naver.com/lovesnoopy/120033058143

 

푸쉬킨 시 총 모음~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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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푸쉬킨  

너의 자유로운 혼이 가고 싶은 대로
너의 자유로운 길을 가라.
너의 소중한 생각의 열매들을 실현하라.
그리고 너의 고귀한 행동에 대한 아무런
보상도 요구하지 말아라.
보상은 바로 제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네 자신이 너의 최고 심판관이다.
다른 누구보다도 엄격하게 너는 제 자신의
작품을 심판할 수 있다.
너는 네 작품에 만족하는가?
의욕 많은 예술가여!
네가 황제다. 고독하게 살아라

 

시인에게

ㅡ 푸쉬킨-


시인이여! 사람들의 사랑에 연연해하지 말라
열광의 칭찬은 잠시 지나가는 소음일 뿐
어리석은 비평과 냉담한 비웃음을 들어도
그대는 강하고 평정하고 진지하게 남으라

그대는 황제, 홀로 살으라.
자유의 길을 가라,
자유로운 지혜가 그대를 이끄는 곳으로
사랑스런 사색의 열매들을 완성시켜 가면서
고귀한 그대 행위의 보상을 요구하지 마라

보상은 그대 속에, 그대는 자신의 가장 높은 판관
누구보다도 엄격하게 그대 노고를 평가할 수 있는.
그대는 자신의 작업에 만족했느냐,
준엄한 예술가여? 만족했다고?
그러면 대중이 그것을 힐난하며
그대의 불꽃이 타오르는 제단에 침 뱉고
어린애처럼 소란하게 그대의 제단을 흔들지라도
그냥 그렇게 두라.

 

https://www.youtube.com/watch?v=1Xk8ZejtvdA 

위 화면의 YouTube에서 보기 를 클릭하면 동영상이 열립니다.

 

너를 잃고

ㅡ 김수영(1921~1968)
 

늬가 없어도 나는 산단다

억 만 번 늬가 없어 설워한 끝에

억만 걸음 떨어져 있는

너는 억 만개의 모욕이다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은 꽃들

그리고 별과도 등지고 앉아서

모래알 사이에 너의 얼굴을 찾고 있는 나는 인제

늬가 없어도 산다
 

늬가 없이 사는 삶이 보람 있기 위하여 나는 돈을 벌지 않고

늬가 주는 억 만 배의 모욕을 사기를 좋아하고

억만 인의 여자를 보지 않고 산다

나의 생활이 원주 우에 어느 날이고

늬가 서기를 바라고

나의 애정의 원주가 진정으로 위대하여지기 바라고
 

그리하여 이 공허한 원주가 가장 찬란하여지는 무렵

나는 또 하나 다른 유성을 향하여 달아날 것을 알고
 

이 영원한 숨바꼭질 속에서

나는 또한 영원한 늬가 없어도 살 수 있는 날을 기다려야 하겠다

나는 억만 무려의 모욕인 까닭에.

출처 : 울진투데이(http://www.uljintoday.com)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

ㅡ 이승하


사는 것이 참 더럽고 구차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싶은 날이 이어지면
그대
그때를 떠올려보는 게 어떨까요
어버이날 엄마 아빠 가슴에 카네이션 달아드리며
사랑해요…… 쑥스럽게 말했던 때를

우울의 늪에 빠져 
손가락 하나 움직이고 싶지 않을 때 
그대
사랑을 고백했을 때를 떠올려보는 게 어떨까요
값싼 선물 하나 마련해 내밀며
사랑해…… 주뼛주뼛 말했던 때를

사랑했던 사람들
사랑을 주신 그 많은 사람들
그대
두 사람이 사랑해 살 섞어 태어났잖아요
사랑의 결정체가 그대인 걸요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봐요
지금 바로 
사랑해 사랑해요 사랑합니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은 있을 거예요
그럼 된 거죠 살 이유가 있는 거죠 

내가 나를 사랑해 죽일 수도 있지만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
한 달에 천 명 이상 
해마다 1만3천 명 이상*
내가 나를 오래 사랑할 수 있었는데

* 대한민국 자살자의 수. 2008년 1만 3,670명, 2019년 1만 3,799명, 2020명 1만 3,195명, 2021년 1만 3,352명.

ㅡ『학산문학』(2023년 봄호)에서

출처 : 뉴스페이퍼(http://www.news-paper.co.kr)

 

 

https://www.youtube.com/watch?v=DCwhJmenCcs 

 



ㅡ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풀'은 民草임.

 

https://www.youtube.com/watch?v=6ekniscjNq8 

 

거대한 뿌리

김수영(1921~1968)

나는 아직도 앉는 법을 모른다
어쩌다 셋이서 술을 마신다
둘은 한 발을 무릎 위에 얹고
도사리지 않는다 나는 어느새 남쪽식으로
도사리고 앉았다 그럴 때는 이 둘은 반드시
이북 친구들이기 때문에 나는 나의 앉음새를 고친다
8.15 후에 김병욱이란 시인은 두 발을 뒤로 꼬고
언제나 일본 여자처럼 앉아서 변론을 일삼았지만
그는 일본 대학에 다니면서 4년 동안을 제철회사에서
노동을 한 강자(强者)다

나는 이사벨 버드 비숍 여사와 연애하고 있다 그녀는
1893년에 조선을 처음 방문한 영국 왕립지학협회 회원이다
그녀는 인경전의 종소리가 울리면 장안의
남자들이 모조리 사라지고 갑자기 부녀자의 세계로
화하는 극적인 서울을 보았다 이 아름다운 시간에는
남자로서 거리를 무단통행할 수 있는 것은 교군꾼,
내시, 외국인의 종놈, 관리들뿐이었다 그리고
심야에는 여자는 사라지고 남자가 다시 오입을 하러
활보하고 나선다고 이런 기이한 관습을 가진 나라를
세계 다른 곳에서는 본 일이 없다고
천하를 호령한 민비도 한 번도 장안 외출을 하지 못했다고......

전통은 아무리 더러운 전통이라도 좋다 나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구문의 진창을 연상하고 인환(寅煥)
처갓집[1] 옆의 지금은 매립한 개울에서 아낙네들이
양잿물 솥에 불을 지피며 빨래하던 시절을 생각하고
이 우울한 시대를 파라다이스처럼 생각한다
버드 비숍 여사를 안 뒤부터는 썩어빠진 대한민국이
괴롭지 않다 오히려 황송하다 역사는 아무리
더러운 역사라도 좋다
진창은 아무리 더러운 진창이라도 좋다
나에게 놋주발보다도 더 쨍쨍 울리는 추억이
있는 한 인간은 영원하고 사랑도 그렇다

비숍 여사와 연애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진보주의자와
사회주의자는 네에미 씹이다 통일도 중립도 개좆이다
은밀도 심오도 학구도 체면도 인습도 치안국
으로 가라 동양척식회사, 일본영사관, 대한민국 관리
아이스크림은 미국놈 좆대강이나 빨아라 그러나
요강망건장죽, 종묘상, 장전, 구리개 약방, 신전,
피혁점, 곰보, 애꾸, 애 못 낳는 여자, 무식쟁이,
이 모든 무수한 반동이 좋다
이 땅에 발을 붙이기 위해서는
-제3인도교의 물속에 박은 철근 기둥도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좀벌레의 솜털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괴기영화의 맘모스를 연상시키는
까치도 까마귀도 응접을 못하는 시커먼 가지를 가진
나도 감히 상상을 못하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 1962년에 사상계에 발표한 시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e6mBgBOjBQ 

 

 

http://www.news-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860 

 

이승하 시인의 ‘내가 읽은 이 시를’ (132)/ 자살자의 수가 정말 많구나 – 이승하의 「사랑은 받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승하사는 것이 참 더럽고 구차하여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싶은 날이 이어지면그대그때를 떠올려보는 게 어떨까요어버이날 엄마 아빠 가슴에 카네이션 달

www.news-paper.co.kr

매년 자살자가 1만 3,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재작년의 경우 한 달에 1,000명 이상이,

매일 36.6명이 자살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xFfoR_9G9M 

 

 

https://www.youtube.com/watch?v=WrIRTguzijY 

 

 

https://www.yna.co.kr/view/AKR20230513043000004

 

30대 트로트 가수 숨진 채 발견…극단 선택 추정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윤선 기자 = 음악 경연 프로그램 등에 출연했던 트로트 가수 A(30)씨가 12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www.yna.co.kr

 

https://www.youtube.com/watch?v=XmIQECh8Uhk 

 

 

https://www.youtube.com/watch?v=MIRPEeEeO7k 

 

 

https://www.youtube.com/watch?v=y4kd1z1cwYw 

 

 

https://www.youtube.com/watch?v=c-ReZVeap6c 

 

 

https://www.youtube.com/watch?v=0OKYThHKwZQ 

 

 

https://www.youtube.com/watch?v=Oa7L_Hk2QWw 

 

 

https://www.youtube.com/watch?v=Nge8iKW45lc 

 

 

https://www.youtube.com/watch?v=zgJVcrbV-qE 

 

 

 

https://www.yonhapnewstv.co.kr/news/MYH20230513007400641

 

김남국 '에어드롭 무상수령 의혹' 확산…시찰단 파견 공방

김남국 '에어드롭 무상수령 의혹' 확산…시찰단 파견 공방 [앵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에게 제기된 코인 거래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 의원의 해명에도 논란은 사그라지

www.yonhapnewstv.co.kr:443

[기자]

네, 김남국 의원을 둘러싼 수십 억 규모 코인 거래 논란의 파장이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 의원이 코인 일부를 '에어드롭' 방식으로 무상 지급받고, 게임업계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오늘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에어드롭은 가상화폐 예치 서비스를 통한 것이고 전부 투명하게 나온다"고 맞받아쳤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7jRIYcH6Lc 

 

 

https://www.youtube.com/watch?v=zfHkYh14O1k 

 

 

https://www.youtube.com/watch?v=3A4ZbHHy0tQ 

 

 

https://www.youtube.com/watch?v=5lASvZSqQKk 

 

 

나비

 
시키지 않은 일이 서둘러 하고 싶기에 난로에 싱싱한 물푸레 같어 지피고 燈皮등피 호 호 닦어 끼우어 심지 튀기니 불꽃이 새록 돋다 미리 떼고 걸고 보니 칼렌다 이튿날 날짜가 미리 붉다 이제 차츰 밟고 넘을 다람쥐 등솔기같이 구부레 벋어나갈 連峯연봉 산맥길 위에 아슬한 가을 하늘이여 초침 소리 유달리 뚝닥거리는 낙엽 벗은 산장 밤 창유리까지에 구름이 드뉘니 후 두 두 두 낙수 짓는 소리 크기 손바닥만한 어인 나비가 따악 붙어 들여다 본다 가엾어라 열리지 않는 창 주먹쥐어 징징 치니 날을 氣息기식도 없이 네 벽이 도로혀 날개와 떤다 해발 오천척 우에 떠도는 한조각 비맞은 환상 호흡하노라 서툴리 붙어 있는 이 自在畵자재화 한폭은 활 활 불피여 담기여 있는 이상스런 계절이 몹시 부러웁다 날개가 찢여진 채 검은 눈을 잔나비처럼 뜨지나 않을가 무섭어라 구름이 다시 유리에 바위처럼 부서지며 별도 휩쓸려 내려가 산 아래 어늰 마을 우에 총총 하뇨 白樺백화 숲의 부옇게 어정거리는 절덩 부유스름하기 황혼 같은 밤.
 
 
 
[ 산문시의 해독을 위한 운영자의 시행 처리]
 
시키지 않은 일이 서둘러 하고 싶기에
난로에 싱싱한 물푸레 같어 지피고
燈皮등피 호 호 닦어 끼우어 심지 튀기니
불꽃이 새록 돋다
 
미리 떼고 걸고 보니
칼렌다 이튿날 날짜가 미리 붉다
이제 차츰 밟고 넘을 다람쥐 등솔기같이
구부레 벋어나갈 連峯연봉 산맥길 위에
아슬한 가을 하늘이여
 
초침 소리 유달리 뚝닥거리는
낙엽 벗은 산장 밤 창유리까지에 구름이 드뉘니
후 두 두 두 낙수 짓는 소리
크기 손바닥만한 어인 나비가 따악 붙어 들여다 본다
 
가엾어라 열리지 않는 창 주먹쥐어 징징 치니
날을 氣息기식도 없이 네 벽이 도로혀 날개와 떤다
해발 오천척 우에 떠도는 한조각 비맞은 환상
호흡하노라 서툴리 붙어 있는 이 自在畵자재화 한폭은
활 활 불피여 담기여 있는 이상스런 계절이 몹시 부러웁다
 
날개가 찢여진 채
검은 눈을 잔나비처럼 뜨지나 않을가 무섭어라
구름이 다시 유리에 바위처럼 부서지며
별도 휩쓸려 내려가 산 아래 어늰 마을 우에 총총 하뇨
白樺백화 숲의 부옇게 어정거리는 절덩
부유스름하기 황혼 같은 밤.

 

 

 

https://www.youtube.com/watch?v=SDOyFrYP8zk&t=201s 

 

향수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1927년>

 

장수산(長壽山) 1

伐木丁丁벌목정정 이랬거니 아람도리 큰솔이 베혀짐즉도 하이 골이 울어 멩아리 소리 쩌르렁 돌아옴즉도 하이 다람쥐도 좇지 않고 묏새도 울지 않어 깊은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데 눈과 밤이 조히보담 희고녀! 달도 보름을 기달려 흰 뜻은 한밤 이골을 걸음이랸다? 웃절 중이 여섯판에 여섯 번 지고 웃고 올라간 뒤 조찰히 늙은 사나이의 남긴 내음새를 줏는다? 시름은 바람도 일지 않는 고요에 심히 흔들리우노니 오오 견디랸다 차고 兀然올연히 슬픔도 꿈도 없이 장수산 속 겨울 한밤 내 ─

*위와 같이 본디 行의 구분이 없는 산문시이나 의미 전달을 위하여 行을 구분해 보았다. 시인에게는 면목없는 일이지만.

<장수산(長壽山) 2> 도 운영자가 시행 처리함.

 

벌목정정 이랬거니 아람도리 큰솔이 베혀짐즉도 하이

골이 울어 멩아리 소리 쩌르렁 돌아옴즉도 하이

다람쥐도 좇지 않고 묏새도 울지 않어 깊은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데 눈과 밤이 조히보담 희고녀 !

달도 보름을 기달려 흰 뜻은 한밤 이골을 걸음이랸다?

웃절 중이 여섯판에 여섯 번 지고 웃고 올라간 뒤 조찰히 늙은 사나이의 남긴 내음새를 줏는다?

시름은 바람도 일지 않는 고요에 심히 흔들리우노니

오오 견디랸다 차고 올연히 슬픔도 꿈도 없이 장수산 속 겨울 한밤 내-

 

 

 장수산(長壽山) 2

 

풀도 떨지 않는 돌산이오 돌도 한덩이로 열두골을 고비고비 돌았세라 찬 하늘이 골마다 따로씨우었고 얼음이 굳이 얼어 드딤돌이 믿음직 하이 꿩이 기고 곰이 밟은 자옥에 나의 발도 놓이노니 물소리 귀또리처럼 직직하놋다 피락 마락하는 해ㅅ살에 눈우에 눈이 가리어 앉다 흰시울 알에 흰시울이 눌리워 숨쉬는다 온산중 나려앉은 휙진 시울들이 다치지 안히! 나도 내더져 앉다 일즉이 진달래 꽃그림자에 붉었던 절벽 보이한 자리 우에!

 
 
풀도 떨지 않는 돌산이오 돌도 한덩이로 열두 골을 고비고비 돌았세라
 
찬 하늘이 골마다 따로씨우었고 얼음이 굳이 얼어 드딤돌이 믿음직 하이
 
꿩이 기고 곰이 밟은 자옥에 나의 발도 놓이노니 물소리 귀또리처럼 직직하놋다
 
피락 마락하는 해ㅅ살에 눈우에 눈이 가리어 앉다
 
흰시울 알에 흰시울이 눌리워 숨쉬는다
 
온산중 나려앉은 휙진 시울들이 다치지 안히!
 
나도 내더져 앉다
 
일즉이 진달래 꽃그림자에 붉었던 절벽 보이한 자리 우에!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71118

 

장수산(長壽山)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ncykorea.aks.ac.kr

이 시는 한겨울 장수산을 시공간적 배경으로 삼아 산속 정경과 산승의 거동을 묘사하고 있다. 줄글로 이어진 행 사이사이에 뚜렷하게 구분되는 휴지부를 두어 호흡과 여운을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벌목정정(伐木丁丁) 이랬더니”라는 첫 구절은 『시경(詩經)』 ‘소아(小雅) 벌목(伐木)’ 편에 등장하는 구절로 산속에서 나무를 벨 때 쩡 하며 울리는 소리를 나타낸다. 아름드리 소나무게 베어지면 골짜기가 울리며 메아리 소리가 돌아올 것 같다며 장수산의 깊이를 표현한 것이다. 『시경』에서는 나무 베는 소리가 쩡쩡 울리니 새들이 날아 자기 벗을 찾는다는 구절이 나오는 것에 비해 이 시에서는 “다람쥐도 좇지 않고/멧새도 울지 않아/깊은 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 적막한 정경을 강조한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산중에는 눈과 달이 종이보다도 흰 밤이 펼쳐진다. 흰 종이처럼 펼쳐진 산속 풍경 속에서 산중들의 고요한 움직임이 섬세하게 드러난다. 환한 달빛 아래 걸음을 하여 이웃 산사를 찾은 ‘웃절 중’은 “여섯 판에 여섯 번 지고 웃고 올라 간”다. 내기에 초연하여 모든 판을 지고도 웃으며 돌아가는 ‘웃절 중’은 “조찰히 늙은 사나히”로서 오랜 수양의 흔적을 보여준다. 이처럼 장수산과 그 안의 동식물과 사람이 모두 “바람도 일지 않는 고요”에 익숙해져 있는 것에 비해 이 시의 화자는 시름이 일어 견디기 힘들어 한다. “오오 견디랸다 차고 올연히 슬픔도 꿈도 없이”라는 다짐은 마음속 번뇌를 다스려 장수산의 정경처럼 고요와 평정에 이르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일제 말기에 쓴 이 시에는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깊은 산을 찾은 시인의 번민이 깃들어 있다. 어지럽기 그지없는 현실에 비해 적막할 정도로 고요한 장수산에서 시인은 탈속과 극기의 이상향을 만난다.

 

http://www.davincimap.co.kr/davBase/Source/davSource.jsp?job=Body&SourID=SOUR003060&Page=1&View=Text#2.%20%EC%9E%A5%EC%88%98%EC%82%B0(%E9%95%B7%E5%A3%BD%E5%B1%B1)%202 

 

원문/전문 보기 - 백록담(白鹿潭) (시집)(백록담 Ⅰ)

1. 장수산(長壽山) 1 3 伐木丁丁벌목정정 이랬거니 아람도리 큰솔이 베혀짐즉도 하이 골이 울어 멩아리 소리 쩌르렁 돌아옴즉도 하이 다람쥐도 좇지 않고 묏새도 울지 않어 깊은산 고요가 차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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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백록담(白鹿潭)

 

3.1. 1

 
絶頂절정에 가까울수록 뻑국채 꽃키가 점점 消耗소모된다. 한마루 오르면 허리가 슬어지고 다시 한마루 우에서 목아지가 없고 나종에는 얼골만 갸옷 내다본다. 花紋화문처럼 版 박힌다. 바람이 차기도 咸鏡道함경도끝과 맞서는 데서 뻑국채 키는 아조 없어지고도 八月팔월 한철엔 흩어진 星辰성진처럼 爛漫난만하다. 山그림자 어둑어둑하면 그러지 않어도 뻑국채 꽃밭에서 별들이 켜든다. 제자리에서 별이 옮긴다. 나는 여긔서 기진했다.
 

3.2. 2

 
巖古蘭암고란, 丸藥환약 같이 어여쁜 열매로 목을 축이고 살어 일어섰다.
 

3.3. 3

白樺백화 옆에서 백화가 촉루髑髏가 되기까지 산다. 내가 죽어 백화처럼 흴것이 숭없지 않다.
 
 

3.4. 4

 
鬼神귀신도 쓸쓸하여 살지 않는 한모롱이, 도체비꽃이 낮에도 혼자 무서워 파랗게 질린다.
 
 

3.5. 5

 
바야흐로 海拔六千呎해발육천척우에서 마소가 사람을 대수롭게 아니녀기고 산다. 말이 말끼리 소가 소끼리, 망아지가 어미소를 송아지가 어미말을 따르다가 이내 헤여진다.
 
 

3.6. 6

 
첫새끼를 낳노라고 암소가 몹시 혼이 났다. 얼결에 山길 百里백리를 돌아 西歸浦서귀포로 달어났다. 물도 마르기 전에 어미를 여힌 송아지는 움매 ─ 움매 ─ 울었다. 말을 보고도 등산객을 보고도 마구 매여달렸다. 우리 새끼들도 毛色모색이 다른 어미한틔 맡길 것을 나는 울었다.
 
 

3.7. 7

 
風蘭풍란이 풍기는 향기, 꾀꼬리 서로 부르는 소리, 濟州제주회파람새 회파람 부는 소리, 돌에 물이 따로 굴으는 소리, 먼 데서 바다가 구길때 솨 ─ 솨 ─ 솔소리, 물푸레 동백 떡갈나무속에서 나는 길을 잘못 들었다가 다시 측넌출 긔여간 흰돌바기 고부랑길로 나섰다. 문득 마조친 아롱점말이 피하지 않는다.
 
 

3.8. 8

 
고비 고사리 더덕순 도라지꽃 취 삭갓나물 대풀 石茸석용 별과 같은 방울을 달은 高山植物고산식물을 색이며 醉하며 자며 한다. 백록담 조찰한 물을 그리여 산맥우에서 짓는 행렬이 구름보다 壯嚴장엄하다. 소나기 놋낫 맞으며 무지개에 말리우며 궁둥이에 꽃물 익여 붙인채로 살이 붓는다.
 
 

3.9. 9

 
가재도 긔지 않는 白鹿潭백록담 푸른 물에 하눌이 돈다. 不具불구에 가깝도록 고단한 나의 다리를 돌아 소가 갔다. 좇겨온 실구름 一抹일말에도 白鹿潭백록담은 흐리운다. 나의 얼골에 한나잘 포긴 白鹿潭백록담은 쓸쓸하다. 나는 깨다 졸다 祈禱기도조차 잊었더니라.
 
 

4. 비로봉(毘盧峯)

 
담장이
 
물 들고,
 
 
다람쥐 꼬리
 
숱이 짙다.
 
 
산맥 우의
 
가을ㅅ길 ─
 
 
이마바르히
 
해도 향그롭어
 
 
지팽이
 
자진 마짐
 
 
흰들이
 
우놋다.
 
 
白樺백화 홀홀
 
허울 벗고,
 
 
꽃 옆에 자고
 
이는 구름,
 
 
바람에

https://kydong77.tistory.com/20806

 

정지용 - 고향, 향수, 별, 유리창, 백록담, 鴨川(압천)/ 생가와 기념관

향수 ㅡ 정지용(1902-1950)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1] 황소[2]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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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ydong77.tistory.com/13911

 

정지용 시인상 /별1, 별2

06/25(목)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벤치에서 자작시 을 읽고 있는 시인 정지용 像. 조각에서 읽고 있는 작품은 이다. 도 소개한다. 물론 그가 쓴 제목은 두 작품 모두 이다. 별 1 -정지용 누워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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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지용

 

누워서 보는 별 하나는
진정 멀-고나.

아스름 다치랴는 눈초리와
금실로 잇은듯 가깝기도 하고,

잠살포시 깨인 한밤엔
창유리에 붙어서 엿보노나.

불현 듯, 솟아나 듯,
불리울 듯, 맞어들일 듯,

문득, 영혼 안에 외로운 불이
바람 처럼 이는 회한에 피여오른다.

흰 자리옷 채로 일어나
가슴 우에 손을 념이다.

 

 

 

 2

-정지용 

창을 열고 눕다.
창을 열어야 하늘이 들어오기에.

벗었던 안경을 다시 쓰다.
일식이 개이고난 날 밤 별이 더욱 푸르다.

별을 잔치하는 밤
흰옷과 흰자리로 단속하다.

세상에 안해와 사랑이란
별에서 치면 지저분한 보금자리.

돌아 누워 별에서 별까지
해도海圖 없이 항해하다.

별도 포기 포기 솟았기에
그 중 하나는 더 휙지고

하나는 갓 낳은 양
여릿 여릿 빛나고

하나는 발열하야
붉고 떨고

바람엔 별도 쓰리다
회회 돌아 살아나는 촉불!

찬물에 씻기여
사금을 흘리는 은하!

마스트 알로 섬들이 항시 달려 왔었고
별들은 우리 눈썹 기슭에 아스름 항구가 그립다.

대웅성좌大雄星座가
기웃이 도는데!

청려淸麗한 하늘의 비극에
우리는 숨소리까지 삼가다.

이유는 저 세상에 있을지도 몰라
우리는 제마다 눈감기 싫은 밤이 있다.

잠재기 노래 없이도
잠이 들다.

 

https://www.ktsketch.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36 

 

[교토여행 ①] 윤동주 시비가 있는 도시샤 대학, ‘시인은 갔어도 시는 남아 있다’ - 여행스케치

[여행스케치=교토] 교토역에서 점심을 먹고, 지하철을 탔다. 윤동주 시인의 시비를 만나기 위해서다. 교토가 일본의 옛 수도이며 가장 많은 여행객이 찾을 만큼 관광도시라지만 가장 먼저 찾아

www.ktsketch.co.kr

 

 

鴨川

鴨川(압천,가모가와) 십리ㅅ벌에
해는 저물어...저물어... .

날이 날마다 님 보내기
목이 자졌다...여울 물소리....

찬 모래알 쥐여 짜는 찬 사람의 마음,
쥐여 짜라.바시여라.시원치도 않어라.

역구풀 우거진 보금자리
뜸북이 홀어멈 울음 울고,

제비 한 쌍 떠ㅅ다,
비맞이 춤을 추어.

수박 냄새 품어오는 저녁 물바람.
오랑쥬 껍질 씹는 젊은 나그네의 시름.

가모가와 십리ㅅ벌에
해는 저물어...저물어... .

 

윤동주, 서시

 

서시
ㅡ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https://www.youtube.com/watch?v=dXyDvS1ZYfs 

 

 

https://ko.wikipedia.org/wiki/%EB%9D%BC%EC%9D%B4%EB%84%88_%EB%A7%88%EB%A6%AC%EC%95%84_%EB%A6%B4%EC%BC%80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라이너 마리아 릴케(독일어: Rainer Maria Rilke, 1875년 12월 4일 ~ 1926년 12월 29일)는 오스트리아의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20세기 최고의 독일어권 시인 중 한 명이다.

ko.wikipedia.org

 

 

존재의 이유

ㅡ 라이너 마리아 릴케

 

아! 우리는 세월을 헤아려 여기저기에

단락을 만들고, 중지하고 또 시작하고 

그리고 두 사이에서 어물거리고 있소.

 

그러나 우리가 마주치는 것은 어쩌면

모두가 친한 관계에 있고, 태어나고, 자라고 

자기 자신으로 교육되어 가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결국 그저 존재하면 되는 겁니다.

다만, 단순하게 그리고 절실하게 말이요.

 

마치도 대지가 사계절의 돌아감에 동의하면서

밝아졌다, 어두워 졌다 하며 공간 속에 푹 파묻혀서

하늘의 별들이 편안하게 위치하는

그 숱한 인력의 그물 속에 쉬는 것 밖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과 같이..

 

 

https://www.youtube.com/watch?v=yt0ryG0kJL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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