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4 화진릉노승조춘유망(和晉陵路丞早春游望)

(진릉 육승상의‘조춘유망’시에 화답하여)

-두심언(杜審言)

 

獨有宦游人

(독유환유인) : 홀로 타관에서 벼슬하는 사람

偏驚物候新

(편경물후신) : 경물과 기후에 특별히 놀라노라

雲霞出海曙

(운하출해서) : 구름과 노을이 바다에서 피어나는 아침

梅柳渡江春

(매류도강춘) : 매화와 버들꽃잎 강 건너는 봄이로구나

淑氣催黃鳥

(숙기최황조) : 맑은 봄기운 꾀고리 재촉하고

晴光轉綠蘋

(청광전녹빈) : 개인 햇볕은 푸른 개구리밥으로 옮아간다

忽聞歌古調

(홀문가고조) : 홀연히 들리는 노래는 옛노래

歸思欲沾巾

(귀사욕첨건) : 고향가고 싶은 마음에 눈물이 수건을 적신다

 

[안병령 국역]

094

진릉 육승상의 <早春遊望>에 화답하다

-두심언(杜審言)

 

홀로 객지에서

벼슬하는 몸

경물도 기후도 새로움에

의외로 놀란다.

 

그름과 노을이

바다에서나오는 새벽이요

매화와 버들이

강을 건너는 봄이더라.

 

봄 기운은

꾀꼬리를 재촉하고

갠 햇볕은

녹빈으로 옮아든다.

 

홀연히 들리나니

옛 가락 한 노래.

향수에 눈물로

수건이라도 적시고 싶어.

 

 

093 재옥영선병서(在獄詠蟬幷序)-낙빈왕(駱賓王)

-옥에 갇혀서 매미를 노래하다

 

西路蟬聲唱

(서노선성창) : 가을에 매미가 우니

南冠客思侵

(남관객사침) : 죄인의 몸 향수에 젖는다.

那堪玄鬢影

(나감현빈영) : 어찌 견디랴, 검은 머릿결이

來對白頭吟

(내대백두음) : 백발의 노래 부르게 된 것을.

露重飛難進

(노중비난진) : 이슬이 무거워 날아가지 어렵고

風多響易沉

(풍다향역침) : 바람이 심하여 소리가 쉬이 잠긴다.

無人信高潔

(무인신고결) : 고결한 마음 믿어줄 사람 없으니

誰爲表予心

(수위표여심) : 누가 나의 속마음 드러내 줄까?

 

 

093 옥에 같혀서 매미를 노래하다.(幷序)

ㅡ낙빈왕(駱賓王)

[序 생략]

가을 하늘에

매미가 울어

죄수는

향수에 젖어든다.

 

어이

감당할거나?

검어야 할 내 머리

흰 머리 된 탄식을.

 

이슬이 무거워

날기 어렵고

바람이 세차

소리가 쉬 잠긴다.

 

나의 고결함을 믿어 줄

사람 없는데

누구 있어

내 마음 아뢰어 줄까?

 

 

*幷序(병서)

余禁所禁垣西

(여금소금원서) : 내가 갇힌 감옥의 담 하나를 두고 서쪽이

是法廳事也

(시법청사야) : 곧 사법관의 가운데 뜰이다

有古槐數株焉

(유고괴삭주언) : 늙은 괴나무 몇 그루가 있는데

雖生意可知

(수생의가지) : 비록 살려는 뜻은 알만하나

同殷仲文之古樹

(동은중문지고수) : 은중문의 늙은 당나무와 같고

而聽訟斯在

(이청송사재) : 송사 여기서 들으니

卽周召伯之甘棠

(즉주소백지감당) : 곧 주 소백의 감당나무이다

 

每至夕照低陰

(매지석조저음) : 매번 황혼이 되면 나지막히 그늘이 지는데

秋蟬疏引

(추선소인) : 가을 매미가 노래를 한다

發聲幽息

(발성유식) : 그 소리 그윽하여

有切嘗聞

(유절상문) : 절절함이 묻어온다

豈人心異於曩時

(개인심리어낭시) : 어찌 사람의 마음이 예전과 달라

將虫響悲於前聽

(장충향비어전청) : 벌레 소리마저도 더 슬프게 들리는가

 

嗟乎

(차호) : 아!

聲以動容

(성이동용) : 소리로 사람의 용모를 움직이고

德以象賢

(덕이상현) : 덕으로 사람의 어짐을 닮아

故潔其身也

(고결기신야) : 자신의 몸을 깨끗이 한다

稟君子

(품군자) : 군자의 행실을 바탕삼아

達人之高行

(달인지고항) : 사람의 높은 행실에 이르게 되어

蛻其皮也

(태기피야) : 그 껍질을 벗는다

 

有仙都羽化之靈姿

(유선도우화지령자) : 신선이 날게 되는 신령스러움이 생기는구나

候時而來

(후시이내) : 때를 기다려 그 때가 와서야

順陰陽之數

(순음양지삭) : 음양의 술수에 따르고

應節爲變

(응절위변) : 절기의 변화에 응하여

審藏用之機

(심장용지기) : 은퇴하고 등용되는 기미를 살핀다

 

有目斯開

(유목사개) : 눈을 뜨고

不以道昏而昧其視

(부이도혼이매기시) : 도가 혼미하다 하여 그 시선을 흐리게 하지 않고

有翼自薄

(유익자박) : 날개가 있어도 스스로 엷게 하며

不以俗厚而易其眞

(부이속후이역기진) : 세속이 후하게 대접해도 그 진실을 바꾸지 않는다

吟喬樹之微風

(음교수지미풍) : 높은 나무의 미풍을 읊으니

韻資天縱

(운자천종) : 그 자질이 자연스럽고

飮高秋之墜露

(음고추지추노) : 높은 가을하늘의 떨어지는 이슬을 마시니

淸畏人知

(청외인지) : 맑음을 남들이 알까를 두려워 한다

 

仆失路艱虞

(부실노간우) : 길을 잃어 고생하고

遭時徽纆

(조시휘묵) : 죄수가 되는 불행한 때를 만났도다

不哀傷而自怨

(부애상이자원) : 마음이 슬프고 아프지는 않아도 스스로 원망스러운데

未搖落而先衰

(미요낙이선쇠) : 흔들려 떨어지지 않아도 먼저 쇠락해지는구나

聞蟪蛄之流聲

(문혜고지류성) : 쓰르라미의 울려퍼지는 소리 듣고

悟平反之已奏

(오평반지이주) : 상소가 이미 올려졌음을 깨닫는다

見螳螂之抱影

(견당랑지포영) : 당랑이 살기를 가졌음을 보고

怯危機之未安

(겁위기지미안) : 위가가 편안하지 못할 것이 두려워진다

 

感而綴詩

(감이철시) : 시절에 느끼어 시를 지어

貽諸知己

(이제지기) : 여러 친구들에게 준다

庶情沿物應

(서정연물응) : 바라노니, 정이 경물에 따라 응하여

哀弱羽之飄零

(애약우지표령) : 연약한 날개의 흔들려 떨어짐을 슬퍼하고

道寄人知

(도기인지) : 남이 알게 알리어 전해주어

憫餘聲之寂寞

(민여성지적막) : 남은 소리의 적막함을 불쌍히 여겨주었으면 한다

非謂文墨

(비위문묵) : 이것은 단순히 문장일 뿐 아니라

取代幽憂云爾

(취대유우운이) : 나의 그윽한 근심을 취하여 대신하고 있을 뿐이노라

 

*운영자주: 이해를 돕기 위하여 <병서>에 행간을 구분해 보았다.

 

092 송두소부지임촉주(送杜少府之任蜀州)-왕발(王勃)

두소부가 촉주로 부임하는 것을 전송함

 

城闕輔三秦,(성궐보삼진),성안의 궁궐 삼진이 에워쌓고

風煙望五津.(풍연망오진).풍경은 장강 다섯 나루가 바라보인다

與君離別意,(여군리별의),그대와 이별하는 내 마음

同是宦游人.(동시환유인).이 모두 객지에서 벼슬하는 사람의 마음

海內存知己,(해내존지기),그래도 나라 안에 친구로 있으니

天涯若比鄰.(천애야비린).하늘 끝 어디라도 이웃이라

無爲在歧路,(무위재기노),이별의 갈림길에서

兒女共沾巾.(아녀공첨건).소녀처럼 눈물로 수건을 적시지 마세

 

092 송두소부지임촉주(送杜少府之任蜀州)

-두소부가 촉주로 감을 전송하다

-왕발(王勃)

 

城안의 궁궐은

三秦이 에워쌓는데

풍연(風烟) 가운데서

그대 가는 촉(蜀) 땅을 바라본다.

 

그대와 더불어

이별 뜻이 깊나니

다같이 객지에서

벼슬하는 몸일레라.

 

우리들은

海內의 知己라

하늘 끝 어디 간들

 

기로에서

소녀처럼

눈물로

수건일랑 적시지 말자.

 

 

091 망월회원(望月懷遠)

(달을 바라보며 멀리 있는 사람을 그리워하다)

장구령(張九齡;673-740)

 

海上生明月,

(해상생명월), 바닷가에 밝은 달 떠오르니

天涯共此時.

(천애공차시). 저 하늘 끝에서도 이 시간을 함께 하리

情人怨遙夜,

(정인원요야), 정든 임은 긴 밤이 원망스러워

竟夕起相思!

(경석기상사)! 저녁내 일어나 나를 생각하시리

滅燭憐光滿,

(멸촉련광만), 촛불을 끄면 달빛 가득하여 좋은 것을

披衣覺露滋.

(피의각노자). 옷 걷어붙이고 나가니 뜰의 이슬에 젖는구나

不堪盈手贈,

(부감영수증), 달빛 손에 가득 보내드리지 못하니

還寢夢佳期.

(환침몽가기). 잠자리로 돌아가 아름다운 기약 꿈꾸리라.

 

091 望月懷遠

달을 보며 멀리 있는 사람을 그리워하다

장구령(張九齡;673-740)

 

바닷가

밝은 달 떠오르니

그 이도 이 시간

멀리서 저 달을 보리라.

 

고운 님

긴긴 밤을 원망하며

한 밤 내내

그리움에 지새우리.

 

촛불을 꺼야지

달빛이 고운데

옷 걸치고 뜰에 서니

이슬이 스며든다.

 

저 달빛 손에 가득

드리지 못하거니

꿈에나 만날까

자리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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