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8 제파산사후선원(題破山寺后禪院)-상건(常建)

파산사 뒤의 선원에서

 

淸晨入古寺,(청신입고사), 맑은 새벽 옛 절을 찾아드니

初日照高林.(초일조고림). 떠오르는 해 높은 숲을 비춘다

曲徑通幽處,(곡경통유처), 구불한 길은 깊숙한 곳으로 통하고

禪房花木深.(선방화목심). 선방엔 꽃과 나무들 무성하다

山光悅鳥性,(산광열조성), 산빛을 새는 기뻐하고

潭影空人心.(담영공인심). 못에 비친 그림자 사람의 마음을 비워준다

萬籟此俱寂,(만뢰차구적), 삼라만상이 다 고요한 지금

惟餘鐘磬音.(유여종경음). 오직 풍경소리만 남아 들려온다

 

 

 

098 파산사 뒤의 선원에서 짓다

-상건(常建)

 

맑은 새벽

파산사로 찾아드니

돋는 해

높은 수풀 비춘다.

 

대나무 지름길

그윽한 곳으로 통하고

선방엔

꽃과 나무 무성하다.

 

새의 성품은

산빛을 기뻐하고

사람의마음은

못 그림자에 비워진다.

 

온 천지가

다 고요한데

오직 들리는 건

풍경소리뿐.

097 차북고산하(次北固山下)-왕만(王灣)

북고산 아래에서

 

客路靑山外,(객노청산외), 나그네 가는 길은 청산 밖이요

行舟綠水前.(항주녹수전). 떠나는 배의 길은 푸른 물결 앞이라네

潮平兩岸闊,(조평량안활), 호수는 잔잔하고 양 언덕은 넓고

風正一帆懸.(풍정일범현). 바람은 순조로워 돋을 단다

海日生殘夜,(해일생잔야), 바다의 해, 간 밤에 떠오르고

江春入舊年.(강춘입구년). 강가의 봄, 지나간 해에서 묻어든다

鄕書何處達?(향서하처달)? 고향으로 띠운 편지 어느 곳에 이를까

歸雁洛陽邊.(귀안낙양변). 돌아가는 기러기 낙양으로 향하네

 

 

097 북고산 아래 머무르며

-왕만(王灣)

 

나그네 길은

북고산 밖에 있고

가는 배는

푸른 물 앞에 있다.

 

조수가 잔잔하여

두 언덕이 높고

바람이 순조로와

한 배가 돛을 단다.

 

어제 밤 지났는데

바다엔 또다시 해가 뜨고

지난 해 갔는데

강엔 다시 봄이 든다.

 

고향에 가는 편지

어느 편에 보내리까?

기러기는

낙양으로 돌아가건만.

 

096 제대유령북역(題大庾嶺北驛) ㅡ 송지문(宋之問)

대유령 북역에서 시를 짓다

 

陽月南飛雁,

(양월남비안), 시월에 남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傳聞至此回.

(전문지차회). 들으니, 여기에 와서는 돌아간다고 말하네

我行殊未已,

(아항수미이), 내 가는 길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何日復歸來

(하일복귀내)  어느 날 다시 돌아가나?

江靜潮初落,

(강정조초낙), 강은 고요한데 조수는 막 떨어지고

林昏瘴不開.

(림혼장부개). 숲은 어둑하여 장기는 아직 열리지 않아

明朝望鄕處,

(명조망향처), 다음날 아침 고향 있는 곳을 바라보면

應見隴頭梅.

(응견롱두매). 응당 고갯마루의 매화꽃을 보리라

 

[안병렬 譯]

096 대유령 북역에서 짓다

-송지문(宋之問)

 

시월에 남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도

여기 와선

돌아간다 하던데.

 

내 길은 남달라

끝이 없으니

어느 날 다시

돌아갈 건가?

 

강물은 고요하여

썰물은 멀어지고

수풀은 어두워져

장기는 안 걷힌다.

 

내일 아침

고향을 바라볼 때

고갯마루에선 응당

영마루의 매화꽃을 보리라.

 

095 잡시(雜詩)

-심전기(沈全期)

 

聞道黃龍戍,(문도황룡수), 소문 들으니, 황룡 땅에 수자리

頻年不解兵.(빈년부해병). 해 넘겨도 병사들 제대 못한다네

可憐閨裏月,(가련규리월), 가련하다, 규방 속 저 달

長在漢家營.(장재한가영). 한나라 군사의 병영에도 오랫동안 있으리니

少婦今春意,(소부금춘의), 젊은 아내는 지금 봄날의 그리움에 젖고

良人昨夜情.(량인작야정). 낭군은 어제밤 아내를 그리는 마음에 젖어 있다네

誰能將旗鼓,(수능장기고), 누가 능히 군사들 거느리고

一爲取龍城?(일위취룡성)? 단번에 룡성을 빼앗을 수 있을까

 

 

095 雜詩

-심전기(沈全期)

 

듣건대

황룡 땅 수자리

해를 넘기며

병사를 못 푼다네.

 

가련하다.

규방에서 보던 저 달

한나라 병영에도

길이 떴구나.

 

젊은 아낙

이제 막 상사에 젖고

지아비는

어제 밤 정회에 끌린다.

 

누가 능히

군대를 거느리고

단번에

룡성을 빼앗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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