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6

병거행(兵車行)-두보(杜甫;712-770)

병거의 노래

 

車轔轔(거린린),수레소리 덜덜거리고

馬蕭蕭,(마소소),말 우는 소리 쓸쓸하구나

行人弓箭各在腰.(항인궁전각재요).출정하는 군인들 모두 허리에 활과 화살을 차고

耶娘妻子走相送,(야낭처자주상송),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처자들이 달려와 송별하니

塵埃不見咸陽橋.(진애부견함양교).흙먼지 티끌에 함양교가 가리어 보이지 않아

牽衣頓足攔道哭,(견의돈족란도곡),옷을 붙들고 넘어지며 길을 막고 우니

哭聲直上干雲霄!(곡성직상간운소)!그 울음소리 바로 구름 낀 하늘까지 오르네

道旁過者問行人,(도방과자문항인),길 지나는 사람 군인에게 물으니

行人但雲點行頻.(항인단운점항빈).군인은 징집이 너무 빈번하다 하네

或從十五北防河,(혹종십오배방하),열다섯 살부터 북방으로 황하를 지다가

便至四十西營田.(변지사십서영전).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서쪽으로 군전을 개간한다네

去時里正與裹頭,(거시리정여과두),떠나 올 땐 고을 이장이 머리수건 주었는데

歸來頭白還戍邊!(귀내두백환수변)!돌아오니 머리가 백발인데 도리어 수자리라오

邊亭流血成海水,(변정류혈성해수),변방에는 피가 흘러 바닷물 이루는데

武皇開邊意未已.(무황개변의미이).무력을 좋아하는 황제는 뜻을 그치지 않네

君不聞,(군부문),그대는 듣지 못 했던가

漢家山東二百州,(한가산동이백주),한나라 산동 이백 주가

千村萬落生荊杞!(천촌만낙생형기)!고을마다 가시나무 밭이 다 된 것을

縱有健婦把鋤,(종유건부파서리),비록 건장한 부인 있어 호미 잡고 김매어도

禾生隴畝無東西.(화생롱무무동서).이랑에 벼들은 들쭉날쭉 경계도 없소

況復秦兵耐苦戰,(황복진병내고전),하물며 다시 병사되어 전쟁 고통 견디면서

被驅不異犬與雞(피구부리견여계).쫓겨는 것이 개나 닭 같은 신세라오

長者雖有問,(장자수유문),상관이 혹 물어봐도

役夫敢申恨?(역부감신한)?졸병이 어찌 감히 원한을 말 하리오

且如今年冬,(차여금년동),또 금년 같은 겨울에는

未休關西卒.(미휴관서졸).관서의 병졸들은 아직 쉬지도 못 했지요

縣官急索租,(현관급삭조),지방의 관리들은 급히 세금을 독촉하나

租稅從何出?(조세종하출)?세금이 어디서 나오곘는가

信知生男惡,(신지생남악),정말로 알겠노라, 남자 낳기는 싫어하고

反是生女好.(반시생녀호).도리어 여자 낳기 좋아하는 것을

生女猶得嫁比鄰,(생녀유득가비린),딸을 낳으면 이웃집에 시집보낼 수 있지만

生男埋沒隨百草!(생남매몰수백초)!아들 낳으면 잡초 속에 묻히기 때문이라네

君不見,(군부견),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靑海頭,(청해두),청해 바닷가에

古來白骨無人收.(고내백골무인수).옛날부터 백골을 거두거주는 사람 아무도 없고

新鬼煩冤舊鬼哭,(신귀번원구귀곡),새 귀신은 번민하고 원망하며, 구 귀신은 통곡하여

天陰雨濕聲啾啾!(천음우습성추추)!날이 흐리고 비 젖으면 귀신 우는 처량한 소리를

 

086 兵車의 노래

-두보(杜甫;712-770)

 

수레는 잉잉

말은 소소

출정하는 군인들

활과 화살 허리에 찼다.

 

부모와 처자들

달려와 송별하니

티끌에 함양교도

안 보인다.

 

옷 붙들고 넘어지며

길을 막고 우는데

울음소리 곧바로

하늘에 사무친다.

 

지나가던 사람

군인한테 물어보니

군이들 하는 말

징집이 잦아요.

 

열다섯에

북으로 황하를 지키다가

마흔 살 되면

서쪽으로 군전(軍田)을 개간한다.

 

떠날 때는 이장이

수건 주어 머리에 매었더니

돌아올 땐 백발인데

또다시 변방간다.

 

변방의 유혈은

바다를 이루어도

황제는 변방 개척

그 뜻 거두지 않으시네.

 

그대는 못 들었나?

산동(山東) 이백 州

온 동네 논밭들이

가시밭이 되었음을.

 

비록 건강한 부인 있어

갈고 김매어도

고랑마다 곡식들은

어지러이 줄도 없구나.

 

하물며 또다시 秦 땅의 병사들

고전(苦戰)을 참으면서

쫓기는 몸들이

개와 닭이나 다름없다.

 

어쩌다 어른 있어 물어보지만

졸병이 어찌 감히 원한을 아뢰리오?

금년 겨울 되더라도

관서(關西)의 졸병들, 쉴 틈이 없겠구나.

 

현관(縣官)들은 세금을 독촉하나

세금이 어디서 나올거냐?

참으로 알았구나.

아들 낳아 미워지고 딸 낳아 귀여움을.

 

딸 낳으면 이웃에다

시집 보내지만

아들 낳으면 잡초 속에

묻히고 마는 것을.

 

그대는 못 보았나?

청해(靑海) 가에

옛날부터 흰 뼈다귀

거둘 사람 없는 것을.

 

새 귀신은 한탄하고

옛 귀신은 울어대니

날 흐리고 비에 젖으면

귀신들의 처량한 울음 소리뿐.




 將進酒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TCoUVoCwocM





085 장진주(將進酒)-이백

술을 올리려네

 

君不見,(군부견)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黃河之水天上來(황하지수천상내) : 황하의 물 하늘에서 내려

奔流到海不復回(분류도해부복회) : 힘차게 흘러 바다에 이르러 다시 오지 못 하는 것을

君不見,(군부견) :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高堂明鏡悲白髮(고당명경비백발) : 높은 집 거울 앞에 흰 머리 슬퍼하고

朝如靑絲暮成雪(조여청사모성설) : 아침에 검푸른 머리 저녁에 눈같이 희어진 것을

人生得意須盡歡(인생득의수진환) : 인생이 잘 풀릴 때 즐거움 다 누리고

莫使金樽空對月(막사금준공대월) : 금 술잔 헛되이 달과 마주보게 하지 말라

天生我材必有用(천생아재필유용) : 하늘이 나에게 내린 재능 반드시 쓰일 것이니

千金散盡還復來(천금산진환복내) : 천금을 다 쓰도 다시 생겨나리라

烹羊宰牛且爲樂(팽양재우차위낙) : 양고기 삶고 소 잡아 즐기려하나니

會須一飮三百杯(회수일음삼백배) : 모름지기 한 번 술 마시면 삼백 잔은 마셔야지

岑夫子,丹丘生(잠부자,단구생) : 잠부자, 단구생이여

將進酒,君莫停(장진주,군막정) : 술을 올리니, 그대는 거절하지 말게나

與君歌一曲(여군가일곡) : 그대에게 한 곡조 노래를 불러주려네

請君爲我側耳聽(청군위아측이청) : 그대 나 위해 귀 좀 기울이게나

鐘鼓饌玉不足貴(종고찬옥부족귀) : 음악과 안주 아끼지 말고

但愿長醉不愿醒(단원장취부원성) : 오래 취하여 깨지나 말았으면 좋겠네

古來聖賢皆寂寞(고내성현개적막) : 옛날의 성현군자 다 잊혀지고

惟有飮者留其名(유유음자류기명) : 술꾼만 이름을 남겼다네

陳王昔時宴平樂(진왕석시연평낙) : 진왕은 그 옛날 평락에서 잔치 열어

斗酒十千恣歡謔(두주십천자환학) : 한 말에 만량이나 하는 술 마음대로 즐겼다네

主人何爲言少錢(주인하위언소전) : 주인은 어찌 돈이 적다 말하는가

徑須沽取對君酌(경수고취대군작) : 모름지기 빨리 사오게나, 그대와 대작하리라

五花馬,(오화마) : 오화마

千金裘,(천금구) : 천금구를

呼兒將出換美酒(호아장출환미주) : 아이 불러 맛있는 술로 바꿔오게나

與爾同消萬古愁(여이동소만고수) : 자네와 술 마시며 만고 시름 삭여보세

 

 

085 將進酒 술을 올립니다

-이백(701 ~ 762)

 

그대는 보지 못하였나?

황하의 물 하늘에서 내려와

힘껏 흘러 바다에 이르러

다시 돌아오지 못함을.

 

그대는 보지 못하였나?

나이 많은 사람들 거울 앞에서 백발을 슬퍼함을.

아침에 푸른 실 같던 머리카락

저녁엔 흰눈이 된 걸.

 

인생은 뜻을 이루었을 적에

모름지기 모름지기 기쁨을 다할지니

술잔으로 하여금

실없이 달을 보게 하지 말라.

 

하늘이 내 재주 내었을 땐

반드시 쓰임이 있으리니

천금을 다 흩으면

또다시 오리라.

 

양을 삶고 소를 잡아

즐겨할지니

응단 한 번 마시면

삼백 잔이라.

 

잠부자(岑夫子)여

단구생(丹丘生)아,

술을 들고

잔을 멈추지 말아라.

 

그대에게 한 곡조

노래를 드리리니

그대는 나에게

귀 기울여 듣게나.

 

음악도 안주도

귀하다고 말지니

다만 원하는 건

길이 취하고 깨어나지 말았으면.

 

고래(古來)의 성현들도

모두 다 잊혀지고

오로지 술꾼들만

그 이름 남겼더라.

 

진(陳)나라 왕은 그 옛날

평락에서 잔치할 제

술 한 말에 일만 냥

마음대로 즐기었네.

 

주인은 어찌하여

돈이 적다 말하는가?

빨리 가서 술 사오게

그대와 대작하리.

 

오화마(五花馬),

천금구(千金裘)를

아이 불러 가져다가

맛난 술로 바꾸어라.

 

그대와 더불어

만고(萬古) 근심 녹이리라.


 

 

 

 

로난삼수지삼(行路難三首之三)-이백(李白;701-762)

ㅡ세상살이 어려워라

 

有耳莫洗穎川水,

(유이막세영천수), 귀가 있어도 영천의 물에 씻지 말고

有口莫食首陽蕨.

(유구막식수양궐). 입이 있어도 수양산의 고사리 먹지를 말아라

含光混世貴無名,

(함광혼세귀무명), 빛을 감추고 세상에 섞이어 이름을 드러내지 않음이 귀하거니

何用孤高比雲月?

(하용고고비운월)? 어찌 고고한 듯 구름과 달에 비기는가

吾觀自古賢達人,

(오관자고현달인), 나는 보았소, 옛날부터 어질고 출세한 사람

功成不退皆殞身.

(공성부퇴개운신). 공을 이루고도 물러서지 않아 모두가 죽임을 당한 것을

子胥旣棄吳江上,

(자서기기오강상), 오자서는 오강에 내버려지고

屈原終投湘水濱.

(굴원종투상수빈). 굴원은 상수물가에 몸을 던졌소

陸機雄才豈自保?

(륙기웅재개자보)? 육기의 큰 재주가 어찌 자신 한 몸을 보존하였던가

李斯稅駕苦不早.

(리사세가고부조). 재상 이사의 휴식은 아쉽게도 때가 늦었다네

華亭鶴唳詎可聞,

(화정학려거가문), 화정에 학의 울음 어찌 다시 들을 수 있겠는가

上蔡蒼鷹何足道!

(상채창응하족도)! 상채의 푸른 송골매를 어찌 말하랴

君不見,

(군부견),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吳中張翰稱達生,

(오중장한칭달생), 오나라 사람 장한은 통달한 사람이라

秋風忽憶江東行.

(추풍홀억강동항).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홀연히 강동으로 돌아갈 생각했다네

且樂生前一杯酒,

(차낙생전일배주), 살아서 한 잔 술을 즐기려네

何須身后千載名!

(하수신후천재명)! 이 한 몸 죽은 뒤에 천년 이름을 어디에 쓸 건가

 

 

 

084 行路難 -이백(李白;701-762)

-살아가기 어려워라 其三

 

귀 있어도

영천 물에 씻지 말고

입 있어도

수양산 고사리 먹지 말지니.

 

빛을 감추고 세상에 섞이어

이름 없음 귀하거니

무엇하려 고고(孤高)하게

구름이나 달에다 나를 비기리?

 

내 보니 옛날부터

현달한 사람

공 이루고 물러나지 않다가

모두 다 그 몸을 죽였나니.

 

자서(子胥)는 오강(吳江)에

버려지고

굴원은 상수에

몸 던졌다.

 

육기(陸機)의 뛰어난 재주

어찌 제 한 몸 지켰던가?

이사(李斯)의 쉴 곳

괴롭게도 일찍이 도모하지 못했거니.

 

화정(華亭)의 학울음을

어찌 가히 들으리까?

상채(上菜)의 푸른 매를

어찌 족히 말하리까?

 

그대는 못 보았나?

오나라 장한(張翰)이 통달한 사람이라 칭찬됨을.

가을에 바람 홀연히

강동이 그리워 돌아갔다.

 

살아 생전

한 잔 술을 즐길지니

죽고 나서 천 년 뒤에

그 이름 무엇하리.

 

[여담 餘談]

위의 조각상을 보고 할매들이 큰소리로

"저 물건 잡고 있으면 내가 사진 찍어 준다."고 농담했다.

그 할매는 재미있는 듯 그 소리를 두어 번 반복했다.

공공장소조차 구분 못하는 걸 보니 예의 염치는 장작불에 던져 넣은 지 오랜가 보다.

 

083

행로난 삼수지이(行路難三首之二)

-세상살이 어려워라

이백(李白;701-762)

 

大道如靑天,

(대도여청천),큰 길은 푸른 하늘과 같은데

我獨不得出.

(아독부득출).나만이 나아갈 수가 없구나

羞逐長安社中兒,

(수축장안사중아),부끄러워라, 장안의 귀족 자제들 쫓아

赤雞白狗賭梨栗.

(적계백구도리률).닭싸움과 흰 개 달리기 놀이로 배와 밤 내기한 것이여

彈劍作歌奏苦聲,

(탄검작가주고성),칼을 휘두르며 노래 불러 괴로움을 알리고

曳裾王門不稱情.

(예거왕문부칭정).왕실에 옷자락 끌며 가는 것은 내 성미에 맞지 않아서라네

淮陰市井笑韓信,

(회음시정소한신),회음의 시정배들 한신 장군을 비웃고

漢朝公卿忌賈生.

(한조공경기가생).한조의 공경들은 가생을 기피하네

君不見,

(군부견),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昔時燕家重郭隗,

(석시연가중곽외),옛날 연나라가 곽외를 존중하여

擁彗折節無嫌猜.

(옹혜절절무혐시).왕이 비 들고 허리 굽혀도 꺼리고 시기하지 않은 것을

劇辛樂毅感恩分,

(극신낙의감은분),극신과 낙의가 은혜에 감복하여

輸肝剖膽效英才.

(수간부담효영재).간 내고 쓸개 쪼개 충성을 다하여 재주를 다 받쳤네

昭王白骨縈蔓草,

(소왕백골영만초),소왕의 백골도 덩굴과 잡초에 묻혔거니

誰人更掃黃金臺?

(수인갱소황금태)?어떤 사람이 다시 소왕의 부름 받아 황금대를 쓸 것인가

行路難, 歸去來!

(행로난, 귀거래), 세상살이 어려워라, 차라리 돌아가련다.!

 

083 行路難 2/3 -이백(李白;701-762)

-살아가기 어려워라 其二

 

세상의 큰 길

푸른 하늘과 같은데

나 홀로

출세하지 못했구나.

 

장안의 귀공자 따르기를

부끄러워하나니

개 달리기 닭싸움에

배와 밤 내기나 건다.

 

칼 두드리며 노래 불러*1)

괴로움 아뢰리라.

옥문에 옷자락 끌어감은

내 뜻이 아닌 것을.

 *1)풍훤(馮喧)의 고사:풍훤이 맹상의 객이 되어

長鋏歸來乎 無以爲家(장협귀래호 무이위가) 라 함.

“긴 칼 차고 돌아옴이여

집을 삼을 수가 없구나.“

 

회음의 시정배들

한신 장군 비웃고

한나라 조정의 공경대부들

가생을 시기했다.

 

그대는 못 보았나? 옛날 연나라

곽외를 중히함을.

빗자루 잡은 듯이 수그리며

꺼리고 시기함 없었거니.

 

극신과 락의가

은혜에 감격하여

간 내고 쓸개 쪼개

그 재주 다 바쳤다.

 

이러하던 소왕의 뼈도

잡초에 묻혔으니

누구 있어 또다시

황금대를 쓸거나?

 

살아가기 어려워라

차라리 돌아갈 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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