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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편 다방편(多邦篇)(1)
갑골문(甲骨文)과 서주(西周)의 문헌을 보면 나라,즉 국(國)을 방(邦)이라고 한 경우가 많은데, 다방(多
邦) 이라고 하는 두 글자도 갑골문에서 자주 보이는 글자이며, 곧 ‘많은 나라, 여러 나라’라는 의미이다.
이 편에서는 천하의 여러나라에 고한다는 말로 시작이 되고 있으나, 사실은 주공이 성왕의 명을 빌어서
동쪽 땅의 여러 나라에 고한 말이다. 은(殷)나라 유민들을 상대로 한 말이다. 본편 역시 <금문상서>와
<위고문상서>에 모두 수록이 되어 있는 작품이다.
[1] 은(殷)나라의 여러 유신(遺臣)들에게 고하노라.
惟五月丁亥(유오월정해)
5월 정해일(丁亥日)에,
王來自奄(왕래자엄) 至于宗周(지우종주)
엄(奄)땅으로부터, 종주(宗周)에 이르렀다.
周公曰(주공왈) : 주공은 이렇게 말하였다.
王若曰(왕약왈)
"왕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猷(유) 告爾四國多方(고이사국다방)
‘아! 그대 천하의 모든 나라와,
惟爾殷侯尹民(유이은후윤민)
은나라의 제후들이 다스리는 백성들에게 알리노라.
我惟大降爾命(아유대강이명) 爾罔不知(이망부지)
내가 그대들에게 큰 명을 내렸음은, 그대들이 모르지 않을 것이다.
洪惟圖天之命(홍유도천지명)
그대들은 오직 하늘의 운명을 크게 도모할 줄은 알고 있었으나,
弗永寅念于祀(불영인념우사)
제사에 대해서는 길이 생각하지 못하였느니라.
惟帝降格于夏(유제강격우하)
상제께서 하(夏)나라에 강림하시어,
有夏誕厥逸(유하탄궐일)
하나라는 크게 안락을 누렸으나,
不肯慼言于民(불긍척언우민)
하나라 왕은 백성들을 걱정해 주려고 하지 않았으며,
乃大淫昏(내대음혼)
크게 음란하고 시세에 어두워,
不克終日勸于帝之迪(불극종일권우제지적)
상제의 가르침을 종일토록 힘쓰지 않았던 것은,
乃爾攸聞(내이유문)
그대들도 이미 들은 바이다.
厥圖帝之命(궐도제지명) 不克開于民之麗(불극개우민지려)
하늘의 명을 멀리하고, 백성들에 대한 법망을 풀어 주려고 하지 않았다.
乃大降罰(내대강벌) 崇亂有夏(숭란유하)
그리하여 크게 벌을 내려서, 하나라를 매우 어지럽게 하셨으니,
因甲于內亂(인갑우내란)
이로 인하여 내부에서 혼란이 비롯되어,
不克靈承于旅(불극령승우려) 罔丕惟進之恭(망비유진지공)
능히 여제(旅祭)도 받들지 못하고, 나아감이 경망스러워 공손치 못하여,
洪舒于民(홍서우민)
백성들은 널리 해독을 입게 되었다.
亦惟有夏之民(역유유하지민)
또한 하나라의 백성들은,
叨懫日欽(도치일흠) 劓割夏邑(비할하읍)
탐욕과 분쟁만이 날로 극성해져, 코를 베듯 하나라를 찢어 놓았다.
天惟時求民主(천유시구민주)
이렇게 되니 하늘은 백성들의 주인을 찾게 되었고,
乃大降顯休命于成湯(내대강현휴명우성탕)
이에 밝고 아름다운 명(命)을 성탕에게 내리시어,
刑殄有夏(형진유하)
하나라를 벌하여 멸하였다’고 하셨다.
*이글은 은나라 유민들에게 고하는 서론이다.하나라의 멸망은 하늘의 명을 어기고 백성들을 돌보지 않
았기 때문인데, 하늘은 새로이 천하의 만민의 임금을 물색한 끝에 상나라의 탕임금에게 백성들을 도탄
에서 건질사명을 부여하여 하나라를 멸망케 하고 백성들이 주인이 되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주공은 여
기서 은나라의 멸망은 어디 까지나 하늘의 뜻을 거역하고 백성들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결과에서 비
롯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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