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 망계문(望薊門)-조영(祖詠)

계문을 바라보며

 

燕臺一去客心驚,(연태일거객심경), 연나라 누대에 한번 가보니 정말 놀라워

簫鼓喧喧漢將營.(소고훤훤한장영). 퉁소소리와 북소리 시끄러운 한나라 병영이라

萬里寒光生積雪,(만리한광생적설), 만 리 먼 차가운 빛, 쌓인 눈에 감돌고

三邊曙色動危旌.(삼변서색동위정). 변방의 새벽빛, 높은 깃발에 번쩍인다

沙場烽火侵胡月,(사장봉화침호월), 모래벌판 봉홧불은 오랑캐 땅의 달까지 피어오르고

海畔雲山擁薊城.(해반운산옹계성). 바닷가 눈 덮인 성은 계성을 에워쌌다

少小雖非投筆吏,(소소수비투필리), 젊어서 붓을 던진 관리는 못되어도

論功還欲請長纓.(논공환욕청장영). 논공엔 도리어 긴 갓끈을 청하려네

   

[안병렬 역]

172. 조영(祖詠)

계문을 바라보며

 

연대에 올라오니

나그네 마음 놀라워라

퉁소소리 북소리 시끄러운

한나라 장수의 군영이더라.

 

만리에 쌓인 눈

햇볕은 차갑고

변경에 새벽빛

깃발은나부낀다.

 

모랫벌 봉화는

호월(胡月)에 이어지고

바닷가 운산은

계성(薊城)을 에워쌌다.

 

젊을 때 붓을 던진

반초(班超)는 못되지만

論功에 갓끈 청한

종군은 되고 싶다.

171 항경화음(行經華陰)-최호(崔顥)

화음지방을 지나며

 

岧嶢太華俯咸京,(초요태화부함경), 높고 높은 태화산에서 함경을 내려다보니

天外三峰削不成.(천외삼봉삭부성). 하늘 밖 높은 세 봉우리 깎아서도 못 만드리

武帝祠前雲欲散,(무제사전운욕산), 무제 사당 앞에는 구름이 흩어질 듯

仙人掌上雨初晴.(선인장상우초청). 선인당 봉우리엔 이제 비 개인다

河山北枕秦關險,(하산배침진관험), 함곡관 험난한데 강산은 북으로 베개인 듯 누워있고

驛樹西連漢畤平.(역수서련한치평). 한치는 평탄하여 역 나무들 서쪽으로 이어져있다

借問路傍名利客,(차문노방명리객), 길을 오가는 명리 찾는 나그네에게 묻거니

無如此處學長生.(무여차처학장생). 이곳에서 장생을 배우는 것만 하겠는가

   

[안병렬 역]

171. 최호(崔顥)

화음 땅을 지나며

 

 높고 높은 화산에서

 함경을 굽어보니

 하늘 밖 삼봉은

 깎아도 만들지 못할레라.

 

한무제 거령사 앞에는

구름이 흩어질 듯

선인장 돌 위에는

비가 처음 개이는 듯.

 

북으로 위수와 화산은

함곡관 험요한 데 기대었고

남으로 역사와 나무들은

한치에 이어져 평탄하네.

 

물어보자 세상에서

명리 찾는 사람들아

이곳에서 장생을 배움이

낫지 않으리?

170 黃鶴樓(황학루)-崔顥(최호)

황학루에서

 

昔人已乘黃鶴去(석인이승황학거) 옛 사람 이미 황학을 타고 떠나고

此地空餘黃鶴樓(차지공여황학루) 이곳엔 쓸쓸히 황학루만 남았네

黃鶴一去不復返(황학일거불부반) 황학은 한번 떠나 돌아오지 않고

白雲千載空悠悠(백운천재공유유) 빈 하늘엔 흰구름만 유유히 떠도는구나.

晴川歷歷漢陽樹(청천역력한양수) 맑은 냇물 사이로 한양의 나무만 무성하고

芳草처처鸚鵡州(芳草처처앵무주) 앵무주에는 향기로운 봄풀만 우거졌구나

日暮鄕關何處是(일모향관하처시) 날은 저무는데 내 고향 어귀는 어디쯤인가

煙波江下使人愁(연파강하사인수) 강 아래 안개는 나를 수심에 잠기게 하네

 

4 칠언율시

[안병렬 역]

170. 崔顥(최호)

황학루에서

 

옛 사람은 일찌기

황학 타고 가버리고

이 땅엔 쓸쓸히

황학루만 남았네.

 

황학은 한번 가고

다시 오지 않는데

흰구름만 천년을

부질없이 흐르누나.

 

맑은 물엔

한양수가 역력하고

고운 풀은

앵무주에 우거졌다.

 

날은 저무는데

고향은 어디더냐?

안개 낀 강가에서

슬픔만이 이는구나.

169 심륙홍점부우(尋陸鴻漸不遇)-승교연(僧皎然)

육홍점을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다 

 

移家雖帶郭,(이가수대곽),옮겨간 집 비록 성곽을 둘렀으나

野徑入桑麻.(야경입상마).들길은 뽕나무, 삼나무 밭을 지난다

近種籬邊菊,(근종리변국),울타리 옆에 국화를 심었으나

秋來未著花.(추내미저화).가을이 되어도 아직 꽃은 피지 않는다

扣門無犬吠,(구문무견폐),대문을 두드려도 짓는 개 한 마리 없어

欲去問西家.(욕거문서가).돌아가려다 이웃집에 물어보았다

報到山中去,(보도산중거),대답하기를, 산속에 갔는데

歸來每日斜.(귀내매일사).돌아오실 때는 해가 저문다하네

 

[안병렬 역]

169. 승교연(僧皎然)

육홍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다

 

옮겨간 집

비록 성곽을 띠었으나

들길에

뽕밭 삼밭을 지나왔다.

 

울타리 옆 가까이에

국화를 심었는데

가을이 와도

아직 꽃은 피지 않았네.

 

문을 두드려도

짖는 개 없어

돌아가려다

이웃집에 물었다.

 

대답하기를

산 속으로 갔는데

돌아올 땐

매양 날이 저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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