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 서변사(書邊事)-장교(張喬)

변방의 일을 적다 

 

調角斷淸秋,(조각단청추), 군중의 호각소리 맑은 가을에 끊어지고

征人倚戍樓.(정인의수누). 변방의 군사들 수루에 기대어 있다

春風對靑塚,(춘풍대청총), 봄바람은 푸른 무덤에 불어오고

白日落梁州.(백일낙량주). 대낮의 해는 변방 양주 고을에 진다

大漠無兵阻,(대막무병조), 큰 사막에 적을 막을 병사는 하나 없고

窮邊有客遊.(궁변유객유). 변방에는 객들도 놀러 다닌다

蕃情似此水,(번정사차수), 변방의 정이란 이러한 물과 같아서

長愿向南流.(장원향남류). 남으로 향하여 흐르기만 늘 원한다

 

[안병렬 역]

164. 장교(張喬)

변방의 일을 적다

 

호각소리

맑은 가을에 끊어지고

군사들은

수루에 기대섰는데.

 

봄바람은

푸른 무덤에 불어오고

밝은 해는

梁州에 지는구나.

 

드넓은 사막에

전쟁이 없으니

황막한 변방에

구경꾼들 노닌다.

 

변방의 정이란

이 물과 같아서

길이 원하길

남쪽으로만 흘러간다네.

163 초강회고(楚江懷古)-마대(馬戴)

초강에서 지난 날을 회고함

 

露氣寒光集,(노기한광집), 이슬 기운에 찬 빛 모이고

微陽下楚丘.(미양하초구). 지는 햇볕 초강 언덕으로 내려온다

猿啼洞庭樹,(원제동정수), 원숭이 동정호 나무숲에서 울고

人在木蘭舟.(인재목난주). 나는 목한주 배에 있다

廣澤生明月,(광택생명월), 넓은 못에는 밝은 달 떠오르고

蒼山夾亂流.(창산협난류). 푸른 산 사이로 물이 어지러이 흐른다

雲中君不見,(운중군부견), 구름 속에서 그대는 보지 못 하는가

竟夕自悲秋.(경석자비추). 저녁이 다하도록 마냥 가을이 서글프다

 

[안병렬 역]

163. 마대(馬戴)

초강에서의 회고

 

이슬 기운엔

차가운 빛이 모이고

지는 별은

초산 언덕으로 내려오네.

 

원숭이는

동정호 가에서 울고

사람은

목란주에 타고 있구나.

 

드넓은 못에는

밝은 달 솟아나고

푸른 산엔

계곡물 어지러이 흐른다.

 

구름 속에 그대는

보이지 않아

저녁이 다하도록

가을을 슬퍼한다.

162 파상추거(灞上秋居)-마대(馬戴)

파수 가에서 가을을 보내며

 

灞原風雨定,(파원풍우정), 파수 언덕에 비바람 잔잔하고

晩見雁行頻.(만견안항빈). 저녁엔 기러기 떼 자주 본다

落葉他鄕樹,(낙섭타향수), 나뭇잎 떨어지는 나무는 타향의 나무

寒燈獨夜人.(한등독야인). 싸늘한 등잔 아랜 홀로 잠 못 자는 나

空園白露滴,(공원백노적), 빈 정원엔 흰 이슬 맺히고

孤壁野僧鄰.(고벽야승린). 외로운 벽에는 시골 스님이 이웃해 산다네

寄臥郊扉久,(기와교비구), 들녘 사립문에 은거한지 오래되어

何門致此身?(하문치차신)? 어느 집 대문간에 이 몸을 맡겨볼까

 

[안병렬 역]

162. 마대(馬戴)

가을날 파수 가에서 살다

 

파수 들판에

비바람 잔잔하니

저녁 늦게

기러기떼 자주 보이네.

 

지는 잎은

타향의 나무요

차가운 등불엔

홀로 자는 사람이라.

 

흰이슬 방울지고 

외로운 벽에는

시골 스님 이웃한다.

 

들판의 사립문에

은거한 지 오래인데

어느 집 문에다

이 몸을 맡기랴?

161 송인동유(送人東游)-온정균(溫庭筠;812?-870)

사람을 동유에 보내다

 

荒戍落黃葉,(황수낙황섭), 황폐한 수자리에 누렇게 낙엽지고

浩然離故關.(호연리고관). 결연히 그대는 고향을 떠나는구려

高風漢陽渡,(고풍한양도), 높은 바람 한양 나루에 불어오고

初日郢門山.(초일영문산). 영문산에는 해가 떠오른다

江上幾人在?(강상궤인재)? 강가에는 사람이 몇이나 있는가

天涯孤棹還.(천애고도환). 하늘 끝 저 멀리서 외로운 배 노 저어온다

何當重相見,(하당중상견), 어찌 반드시 다시 만나

樽酒慰離顔?(준주위리안)? 이별하는 그대 얼굴 한 동이 술로 위로하리

 

[안병렬 역]

161. 온정균(溫庭筠;812?-870)

동쪽으로 유람하는 사람을 보내며

 

거친 수자리에

누런 잎 떨어지는데

호연히 그대는

고향을 떠나는구나.

 

높은 바람은

한양 나루에 불고

떠오르는 해는

영문산에 솟았다.

 

강가에

몇 사람이나 있나?

하늘 끝에서

외로운 배 돌아온다.

 

어찌해야 반드시

다시 만날까?

한 동이 술로

이별하는 그대 얼굴 위로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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