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 ()-이상은(李商隱;812-858)

매미

 

本以高難飽,(본이고난포), 본래 청고하여 배부르기 어려운데도

徒勞恨費聲.(도노한비성). 헛되이 수고하여 한스럽게 소리만 허비한다

五更疏欲斷,(오경소욕단), 오경에는 드문 소리 끊어질 듯 이어지지만

一樹碧無情.(일수벽무정). 나무는 무정하여 푸르기만 하다

薄宦梗猶泛,(박환경유범), 낮은 벼슬아치 대개 떠도나니

故園蕪已平.(고원무이평). 돌아오니 고향의 동산은 이미 황폐하다

煩君最相警,(번군최상경), 번거롭게도 그대 나를 깨우쳐주지만

我亦擧家淸.(아역거가청). 나 또한 온 집안이 청고하다오

 

 

[안병렬 역]

 

156 이상은(李商隱;812-858)

매미

 

본디 청고하여

배부르기 어려운데

부질없이

원한의 소리만 허비하네.

 

오경(五更)

소리는 끊어질 듯 울건만

나무는 무정하여

푸르기만 하구나.

 

낮은 벼슬이라

대개 떠돌다 보니

고향의 동산은

이미 황폐하였네.

 

수고롭게도 그대는

나를 깨우쳐 주건만

나 또한

온 집안이 맑다오.

 

155 조추(早秋)-허혼(許渾)

이른 가을

 

遙夜泛淸瑟, (요야범청슬),긴 밤 맑은 비파 소리로 가득하고

西風生翠蘿. (서풍생취나).푸른 담쟁이덩굴에 서풍이 인다

殘螢棲玉露, (잔형서옥노),남은 반딧불은 이슬에 깃들고

早雁拂銀河. (조안불은하).이른 기러기 은하수를 스치듯 날아간다

高樹曉還密, (고수효환밀),높은 나무는 새벽에 도리어 빽빽하고

遠山晴更多. (원산청갱다).먼 산은 개이면 더욱 많이 보인다다

淮南一葉下, (회남일섭하),회남땅에 나뭇잎 하나 떨어지니

自覺老煙波. (자각노연파).자연 속에서 내가 늙어짐을 깨닫는다

 

 

[안병렬 역]

 

155. 허혼(許渾)

이른 가을

 

긴 밤은

맑은 비파소리 가득차고

푸른 女羅에

西風이 인다.

 

새벽 반딧불

이슬에 몸을 맡기고

이른 기러기

은하수 지나온다.

 

높은 나무는

새벽에 한층 빽빽하고

먼 산은

개이면 더욱 짙다.

 

회남땅에

나뭇잎 한 잎 떨어지니

자욱한 안개 속에서

내가 늙어감을 깨닫네.

 

154 추일부궐제동관역누(秋日赴闕題潼關驛樓)-허혼(許渾)

어느 가을날 대궐로 가다가 동관역루에서 짓다

 

紅葉晩蕭蕭,(홍섭만소소), 붉은 단풍잎, 저녁 되니 쓸쓸하여

長亭酒一瓢.(장정주일표). 높은 정자에서 술 한 잔을 마신다

殘雲歸太華,(잔운귀태화), 하늘에 남은 구름은 태화로 떠돌고

疏雨過中條.(소우과중조). 성긴 비는 중조를 지나간다

樹色隨山逈,(수색수산형), 나무의 빛 산 따라 멀어지고

河聲入海遙.(하성입해요). 냇물 소리는 바다로 흘러 아득하다

帝鄕明日到,(제향명일도), 서울엔 내일이면 가는데

猶自夢漁樵.(유자몽어초). 여전히 스스로는 어부 되고 나무꾼을 꿈꾼다

 

 

[안병렬 역]

 

154 허혼(許渾)

가을날 대궐로 가다가 동관 역루에서 짓다

 

단풍잎에

가을은 쓸쓸한데

長亭에서

술 한 잔 마신다.

 

얇은 구름은

太華로 돌아가고

성긴 빗방울

中條를 지나간다.

 

나무 빛깔은

산 따라 멀어지고

강물소리

바다로 들어 아득하다.

 

長安은

내일이면 이르는데

오히려 스스로

어부와 나무꾼을 꿈꾼다.

 

153 여숙(旅宿)-두목(杜牧;803-853)

여관에 투숙하며

 

旅館無良伴,(려관무량반), 여관엔 좋은 친구 없어

凝情自悄然.(응정자초연). 생각에 잠겨 저절로 외로워라

寒燈思舊事,(한등사구사), 차가운 등잔 아래 지난 일 생각하는데

斷雁警愁眠.(단안경수면). 외로운 기러기 소리에 놀라 잠을 깬다

遠夢歸侵曉,(원몽귀침효), 먼 꿈에서 새벽에야 돌아오고

家書到隔年.(가서도격년). 집의 편지는 해를 넙긴다

滄江好煙月,(창강호연월), 푸른 강 안개속 달이 이렇게도 좋고

門繫釣魚船.(문계조어선). 문 앞에는 고기 잡는 배가 매여 있다 

 

 

[안병렬 역]

 

153 두목(杜牧;803-853)

여관에서 잠자며

 

여관에

좋은 벗 없고

생각에 잠겨

고요히 지새운다.

 

차가운 등불 아래

옛일을 생각하고

외로운 기러기 울음소리에

놀라 근심스런 잠이 깬다.

 

먼 꿈은

새벽까지 들어오고

집안의 편지는

해를 넘기는구나.

 

푸른 강이

좋은 날

문 앞에는

고기잡이 배가 매여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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