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희외제노륜견숙(喜外弟盧綸見宿)-사공서(司空曙;740-790?)

외사촌 동생 노륜과 같이 자게 됨을 기뻐하면서

 

靜夜四無鄰,(정야사무린), 고요한 밤, 사방에 이웃도 없고

荒居舊業貧.(황거구업빈). 황폐한 거처에 가업도 없어 빈궁하기만 하다

雨中黃葉樹,(우중황섭수), 빗속에 잎이 누렇게 물든 나무

燈下白頭人.(등하백두인). 등잔 아래 앉은 흰 머리 사람

以我獨沉久,(이아독침구), 나 홀로 몰락한지 오래되어도

愧君相訪頻.(괴군상방빈). 자주 날 찾아주니 부끄럽다, 자네.

平生自有分,(평생자유분), 우린 한평생 연분이 있지

況是蔡家親!(황시채가친)! 하물며 내외종 동기간임에랴!

 

 

[안병렬 역]

 

148 사공서(司空曙;740-790?)

외사촌 동생 노륜과 투숙함을 기뻐하다

 

 

고요한 밤

온 사방에 이웃도 없고

거치른 집안에

유업도 가난하다.

 

빗속에는

누렇게 물든 나무

등불 아랜

흰 머리의 사람일레.

 

나 홀로

오랫동안 몰락했기에 

그대 자주

찾아주니 부끄럽네.

 

한 평생

연분이 있는데다

하물며 우리들은

내외종간 동기이니.

 

147 운양관여한신숙별(雲陽館與韓紳宿別)-사공서(司空曙;740-790?)

운양관에서 한신과 함께 투숙하고 이별하다

 

故人江海別,(고인강해별), 강해에서 친구와 이별하고

幾度隔山川.(궤도격산천). 몇 번이나 산천이 가로막혔던가

乍見翻疑夢,(사견번의몽), 잠깐의 만남 꿈을 꾸는 듯

相悲各問年.(상비각문년). 서로 슬퍼하며 각자 나이를 물어본다

孤燈寒照雨,(고등한조우), 외로운 등불은 내리는 비를 비추고

深竹暗浮煙.(심죽암부연). 깊은 대나무 숲에 자욱한 안개 어둑하다

更有明朝恨,(갱유명조한), 내일 아침이면 다시 한스런 이별 있으리니

離杯惜共傳.(리배석공전). 이 한잔 술로 아쉬운 마음 함께 전하세

 

 

[안병렬 역]

 

147 사공서(司空曙;740-790?)

운양관에서 한신과 함께 자고 이별하다

 

江海에서

벗과 이별하고

몇 번이나

산천이 막히었던고?

 

갑자기 만나니

꿈인가 의심스럽고

나이를 물어보고 

서로 슬퍼한다.

 

외로운 등잔불  

차갑게 비를 비추고

깊은 대나무밭엔

어두운 안개가 자욱하다.

 

내일 아침

또다시 한이 있으리니

이별의 잔에

아쉬운 마음 서로 전한다.

 

146 희견외제우언별(喜見外弟又言別)-이익(李益;749-829)

기쁘게 외사촌 동생을 만났는데 또 이별의 말을 하다-

 

十年離亂後,(십년리난후), 십 년 아별 후

長大一相逢.(장대일상봉). 어른이 되어 이제야 만나네

問姓驚初見,(문성경초견), 성을 물어보고 처음 만난 것에 놀라며

稱名憶舊容.(칭명억구용). 이름을 불러보고 옛 얼굴 떠올린다

別來滄海事,(별내창해사), 이별 뒤 변한 세상일

語罷暮天鐘.(어파모천종). 이야기 끝나자 저문 하늘에 울리는 종소리

明日巴陵道,(명일파능도), 내일 아침 다시 떠나는 파릉길

秋山又幾重.(추산우궤중). 가을산은 또 몇 구비나 먼 길일까

 

 

[안병렬 역]

 

146 이익(李益;749-829)

기쁘게 외사촌 동생을 만났는데 또다시 이별을 고한다

 

십년이나

헤어졌다가

어른 되어

다시 만났구나.

 

성씨를 물어보고

처음 봄에 놀라고

이름 듣고서

옛 모습 기억한다.

 

이별한 뒤

세상 변한 일

이야기 마치자

저녁 종소리 들린다.

 

내일은 또다시

파릉으로 간다지

또 가을산은

몇 겹이나 깊을고?

 

145 이단공(李端公)-노륜(盧綸)

이공 단에게

 

故關衰草遍,(고관쇠초편), 고향 관문에 시든 풀 널리 널려있고

離別正堪悲!(리별정감비)! 이별을 하자니 너무 슬퍼구나

路出寒雲外,(노출한운외), 차가운 구름 밖 먼 길을

人歸暮雪時.(인귀모설시). 그대는 눈 내리는 저녁에 돌아간다네

少孤爲客早,(소고위객조), 어려서 고아 되어 일찍 떠돌아

多難識君遲.(다난식군지). 어려운 일 많아서 그대를 늦게야 알았소

掩淚空相向,(엄누공상향), 문물을 감추고 그대를 바라보니

風塵何處期?(풍진하처기)? 이 풍진 세상, 어디서 그대를 다시 만나리

 

 

[안병렬 역]

 

145 노륜(盧綸)

이공 단에게

 

고향 궐문엔

시든 풀들 널리고

이별에 진실로

슬픔에 젖는다.

 

길은

차가운 구름 밖으로 나가고

사람은

저녁 눈 내릴 때 돌아온다.

 

어린 고아

일찍 나그네 되니

어려움 많아

그대 알기 늦었다.

 

눈물을 가리우고

부질없이 마주하니

풍진 세상

어느 곳을 기약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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