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 장대야사(章臺夜思)-위장(韋庄)

장대에서 밤에 그리워하다

 

淸瑟怨遙夜,(청슬원요야),맑은 비파소리 긴 밤을 원망하고

繞弦風雨哀.(요현풍우애).감긴 비파줄 비바람에 애달프다

孤燈聞楚角,(고등문초각),외로운 등불, 초나라 피리소리 들려오고

殘月下章臺.(잔월하장태).새벽달은 장재로 내려온다

芳草已雲暮,(방초이운모),향기로운 가을 풀, 이미 구름 저무는데

故人殊未來.(고인수미내). 옛 친구는 아직 돌아오지 않는다

鄕書不可寄,(향서부가기),고향으로 편지 부칠 수가 없는데

秋雁又南回.(추안우남회).가을 기러기는 또 남으로 돌아가네.

 

[안병렬 역]

168. 위장(韋庄)

장대에서 밤에 그리워하다

 

맑은 비파는

긴 밤에 유원하고

감기어진 비파줄은

비바람에 슬퍼하네.

 

외로운 등불 아래

초나라 호각소리 듣는데

새벽달은

章臺로 내려간다. 

 

방초는

벌써 저문다 하건만

옛 친구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다.

 

집에 편지는

이미 부칠 수 없고

가을 기러기는

또 남쪽으로 돌아온다.

 

167 춘궁원(春宮怨)-두순학(杜荀鶴)

봄날 궁내의 원망

 

早被嬋娟誤,(조피선연오),어린 나이에 고운 자태로 일생을 그르쳐

欲妝臨鏡慵.(욕장림경용).화장 하려 거울 앞에 앉으니 내 모습 너무 게으르다

承恩不在貌,(승은부재모),은총을 입는 것이 모양에 있지 아니한데

敎妾若爲容.(교첩야위용).어째서 내가 얼굴 꾸미게 했나

風暖鳥聲碎,(풍난조성쇄),바람 따뜻해지니 새소리 지지러지고

日高花影重.(일고화영중).해 높아지니 꽃 그림자 더욱 짙어간다

年年越溪女,(년년월계녀),해마다 고향 처녀들

相憶采芙蓉.(상억채부용).연꽃 따던 일이 그리워라

 

[안병렬 역]

167. 두순학(杜荀鶴)

봄날 궁궐의 원망

 

일찍이 미모로

일생을 그르쳐

화장을 하려해도

거울 앞에서 게을러지네.

 

은총을 입음은

외모에 있지 않으니

나로 하여금

어찌 얼굴을 꾸미게 하랴?

 

바람 따뜻하니

새소리 자지러지고

해가 높아지니

꽃 그림자 두텁다.

 

해마다 처녀들과

월계에서 빨래하며

연꽃을 함께 꺾던

그 시절 그립구나

 

166 고안(孤雁)-최도(崔塗)

외로운 비둘기

 

幾行歸塞盡,(궤항귀새진), 몇 행렬 다 날아 갔는데

片影獨何之?(편영독하지)? 홀로 떨어진 그림자 어디로 가려나

暮雨相呼失,(모우상호실), 저녁 비에 서로 부르다 잃어버리고

寒塘欲下遲.(한당욕하지). 차가운 못에 내려오려다 늦었구나

渚雲低暗渡,(저운저암도), 물가의 구름 나직이 어둠 속을 건너고

關月冷相隨.(관월냉상수). 변방의 달은 차가워 서로 따른다

未必逢矰,(미필봉증?), 반드시 화살을 만나지 아니 하는가

孤飛自可疑.(고비자가의). 외로이 날면서 스스로 조심할지니

 

[안병렬 역]

166. 최도(崔塗)

외기러기

 

몇 행렬

다 돌아갔는데

외로운 그림자

홀로 어디로 가려나?

 

저녁 비에

서로 부르다 잃어버리고

차가운 못에

홀로 내려오다 늦었구나.

 

물가의 구름은

나지막히 어둠 속에 건너가고

관새의 달은

차갑게 멀리서 따른다.

 

반드시

화살은 만나지 말아야지.

외롭게 날면서

스스로 조심할지니.

 

165. 파산도중제야유회(巴山道中除夜有懷)-최도(崔塗)

파산을 가는 도중 섣달그믐밤의 회포

 

迢遞三巴路,(초체삼파노), 멀리 삼파의 길을 갈마든다

羈危萬里身.(기위만리신). 위태한 나그네, 만 리 밖 몸이라네

亂山殘雪夜,(난산잔설야), 구불구불 험한 산, 눈 내린 밤

孤獨異鄕春.(고독리향춘). 이것이 고독한 이의 타향의 봄이라오

漸與骨肉遠,(점여골육원), 점점 가족과는 멀어지고

轉於僮僕親.(전어동복친). 도리어 종들과 친해진다오

那堪正飄泊,(나감정표박), 어찌 감당하랴, 바로 이 떠돌이 생활

明日歲華新.(명일세화신). 내일이면 한 해가 또 새로워지는 것을

 

[안병렬 역]

165. 최도(崔涂)

파산 가는 도중에 섣달 그믐날의 회포

 

멀리

三巴의 길

나그네는

만리 밖의 몸이어라.

 

험한 산

눈 덮인 밤

외로이 타향에서

봄을 맞는다.

 

점점

골육과 멀어지고

도리어

僮僕과 친해진다.

 

어찌 견디랴?

이 떠돌이 생활

내일은

새해가 되는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