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5 여고적설거동등자은사부도(與高適薛據同登慈恩寺浮圖)-잠참(岑參)

―과적과 설거와 자은사 부도에 오르다

 

塔勢如湧出(탑세여용출) : 탑의 형세는 솟아오른 듯하고

孤高聳天宮(고고용천궁) : 외롭게 높이 하늘로 솟아있다

登臨出世界(등림출세계) : 올라보니 속세에서 벗어난 듯

磴道盤虛空(등도반허공) : 돌층계 길 하늘에 솟아있다

突兀壓神州(돌올압신주) : 돌올한 기운 신주를 누르고

崢嶸如鬼工(쟁영여귀공) : 높고 높은 모양 귀신의 솜씨라

四角礙白日(사각애백일) : 사각 모서리엔 햇빛도 들지 않고

七層摩蒼穹(칠층마창궁) : 칠층 높은 탑은 하늘에 닿아있다.

連山若波濤(연산약파도) : 연이은 산맥은 파도 같고

奔走似朝東(분주사조동) : 달려가는 하침의 해 같구나.

靑松夾馳道(청송협치도) : 푸른 소나무는 길을 끼고 늘어져 있고

宮觀何玲瓏(궁관하영롱) : 궁권의 경관 어찌 그리도 영롱한가.

秋色從西來(추색종서래) : 가을빛이 서쪽에서 와

蒼然滿關中(창연만관중) : 창연히 관중에 가득하다

五陵北原上(오릉북원상) : 오릉의 북쪽 언덕에는

萬古靑濛濛(만고청몽몽) : 오랫동안 푸른 나무가 울창하다

淨理了可悟(정리료가오) : 무상의 진리를 깨달았으니

勝因夙所宗(승인숙소종) : 해탈의 진리를 내가 일찍부터 높여왔도다

誓將挂冠去(서장괘관거) : 맹세코 벼슬을 버리고

覺道資無窮(각도자무궁) : 도를 깨쳐 무궁한 진리를 배우리라

 

[안병렬 역]

025 잠참(岑參)

고적 설거와 함께 자은사 탑에 오르다

 

탑의 형세

땅에서 솟아오른 듯

외로 높아

하늘에 우뚝.

 

탑에 오르니

세상 밖에 나온듯

돌층계는

허공에 들리운듯.

 

탑은 우똑 솟아

중국을 누르는데

높이 솟은 그 모습

귀신의 재주로다.

 

네 개의 탑 모서리

햇볕을 막고

칠층 높은탑

하늘에 닿았구나.

 

내려보아

높이나는 새를 가리키고

굽어보아

놀라운 바람소리 듣는다.

 

먼 산들은 이어져

파도와 같은데

분주히 달리어

동족에 조알하듯.

 

푸른 회나무는

천자의 길에 기어 있고

궁중의 관각들은

어찌 저리 정교한가?

 

가을빛

서족에서 오더니

푸르게도

관중에 가득찼구나.

 

장안성

북족의 오릉 일대

영원히

절렇게 푸르러 아득하리라.

 

청정적멸한

부처님의 도리 깨달을지니

좋은 인연

옛날부터

믿었던 바라.

 

내 맹세코

벼슬을 버리고서

도리를 깨달아

무궁함을 자산 삼으리. 

024 숙왕창령은거(宿王昌齡隱居)-상건(常建)

왕창령의 은거처에 묶으며

  

淸溪深不測(청계심불측) : 개울 물 너무 깊어 깊이를 잴 수 없고

隱居唯孤雲(은거유고운) : 세상 피한 이곳은 오직 구름 뿐

松際露微月(송제노미월) : 소나무 높은 끝에 희미한 달빛

淸光猶爲君(청광유위군) : 그 맑은 빛은 오히려 그대를 위한 것

茅亭宿花影(모정숙화영) : 정자에는 은은한 꽃 그림자 머물고

藥院滋苔紋(약원자태문) : 약초밭에는 이끼 자욱 짙어 지네

余亦謝時去(여역사시거) : 나 또한 다 버리고 떠나와

西山鸞鶴伴(서산란학반) : 이곳 서산에서 난새와 두루미들 벗하며 살고 싶어라

 

[안병렬 역]

024  상건(常建)

왕창령의 은거에서 자며

 

맑은 시냇물

깊이를 에아릴 수 없고

그대 은거하는 곳엔

구름 한 조각.

 

소나무엔

초승달

맑은 달빛은

그대를 위함인 듯.

 

띠집 정자 가엔

꽃그림자 머물고

약초밭 사이엔

이끼가 자란다.

 

나 또한

세상살이 버리고 떠나

그대처럼

서산에서 난학과 살고지고.

023 기무잠(綦母潛), 춘범약야계(春泛若耶溪)

봄날 약야계에 배 띄우고

 

幽意無斷絶

(유의무단절) : 그윽한 마음은 끝없이 이어져

此去隨所偶

(차거수소우) : 이번 뱃놀이는 우연한 것이네

晩風吹行舟

(만풍취행주) : 저녁 바람 떠가는 배에 불어오고

花路入溪口

(화로입계구) : 꽃길 계곡 입구에 까지 뻗혀있네.

 

023 기무잠(綦母潛)

-봄날 약야계에 배를 띄오고

 

그윽한 뜻은

끊임이 없어

여기 한 번 떠나면

우연에 맡겨지니다.

 

저녁 바람

가는 배에 불고

꽃길 따라

시냇가로 들어온다.

 

밤되자

배는 서쪽 골짜기를 돌아들고

산 너머로

남두성을 바라본다.

 

못 속의 물안개는

짙게 나는데

수풀의 달빛은

나지막히 뒤로 내린다.

 

생각하니

세상살이 아득하거니

다만

낚싯대로 늙고 싶어라.

구위邱爲

022. 심서산은자불우尋西山隱者不遇

 

022심서산은자부우(尋西山隱者不遇)-구위(邱爲)

서산의 은자를 마나지 못함

 

絶頂一茅茨(절정일모자), ; 가장 높은 곳에 띳집 하나

直上三十里(직상삼십리). ; 곧바로 삼십 리나 올라갔다오

扣關無僮仆(구관무동부), ; 문을 두드려도 나와 맞는 아이 하나 없고

窺室惟案几[(규실유안궤). ; 방안을 들여다보니 책상 하나뿐이네

若非巾柴車(야비건시거), ; 허술한 수레 타고 가지 않았다면

應是釣秋水(응시조추수). ; 틀림없이 가을 물가에 낚시 갔을 것이네

差池不相見(차지부상견), ; 길 어긋나 만나지 못하고

黽勉空仰止(민면공앙지). ; 머뭇거리며 공연히 생각만하네

草色新雨中(초색신우중), ; 내리는 비속의 풀빛 푸르고

松聲晩窗裏(송성만창리). ; 저녁 녘 창문에서 들리는 솔바람 소리

及茲契幽絶(급자계유절), ; 지금의 그윽한 경치 마음에 들어

自足蕩心耳(자족탕심이). ; 흡족히 내 마음과 귀를 씻어주네

雖無賓主意(수무빈주의), ; 비록 손님과 주인의 생각 몰라도

頗得淸淨理(파득청정리). ; 다소간 맑고 깨끗한 이치 얻었네

興盡方下山(흥진방하산), ; 기분 다하면 산 내려가리니

何必待之子(하필대지자). ; 어찌 반드시 그대 오기를 기다릴까

 

[안병렬 국역]

022 구위(邱爲)

서산에 은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다

 

산정상

한 초옥까진

곧장

삼십리.

 

문을 두드리니

그도 없고 종도 없고

방안 살펴보니

탁자와 다궤뿐.

 

수레 타고

나들이 가지 않았으면

가을 시냇가

났시 갔겠지.

 

어긋나

만나지 못하고

실없이 문앞에서 머뭇거리니

존경심만 긑없이 이네.

 

풀빛은

새 비 맞아 짙고

솔바람은

저녁 산에 들어오네.

 

여기 그윽한 경치

내맘에 들어맞아

스스로 만족하여

마음 활짝 틔었네.

 

손과 주인간에

이야기 비록 없어도

자못

깨긋하 이치는 얻었나니.

 

흥을 다하였으면

내려가야지

구태여 그대 오길

기다릴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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