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8초발양자기원대교서(初發揚子寄元大校書)-위응물(韋應物;737-804)

양자강을 막 떠나면서 교서 원대에게 부친다

 

淒淒去親愛(처처거친애), ; 쓸쓸하구나, 친하고 사랑스런 사람과의 이별은

泛泛入煙霧(범범입연무). ; 물에 떠서 물안개 속으로 들어가네

歸棹洛陽人(귀도낙양인), ; 낙양으로 노저어 가는 사람

殘鐘廣陵樹(잔종광능수). ; 광릉의 나무 사이로 들리는 새벽 종소리

今朝爲此別(금조위차별), ; 오늘 아침 이별하고

何處還相遇(하처환상우). ;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날까

世事波上舟(세사파상주), ; 세상일은 물결 위의 배

沿洄安得住(연회안득주). ; 돌아 흐르는 물살에 어느 곳에 머물까

 

[안병렬 역]

028 위응물(韋應物;737-804)

-양자강 가에서 이별하며 원결(元結)에게 주노라

 

슬프다

착한 벗 이별하고

아득히

물안개 속으로 들어가네.

 

낙양으로

가는 배를 타고

광릉의 나무 사이

새벽 종소리 듣는다.

 

오늘 아침

여기서 이별하면

어디서

또다시 만날 건가?

 

세상살이

물에 뜬 배와 같으니

떠돌다

어느 곳에 멈출 것인가?

027군재우중여제문사연집(郡齋雨中與諸文士燕集)-위응물(韋應物;737-804)

군재에 비 내리는데 여러 문사들과 잔치하다

 

兵衛森畫戟(병위삼화극), ; 호위병들 창 들고 삼엄하게 늘어서고

宴寢凝淸香(연침응청향). ; 손님방엔 향불 엉키네

海上風雨至(해상풍우지), ; 바다에 비바람 불어

逍遙池閣涼(소요지각량). ; 서늘한 연못 누각을 이리저리 거닐면

煩疴近消散(번아근소산), ; 번민은 곧 흩어지네

嘉賓復滿堂(가빈복만당). ; 반가운 손님들 다시 방에 가득 모였네

自慚居處崇(자참거처숭), ; 부끄러워라, 높은 자리 차지하고도

未睹斯民康(미도사민강). ; 백성들 편안한 것 보지 못 했네

理會是非遣(리회시비견), ; 사물의 이치 깨달으니 시비는 풍어지고

性達形跡忘(성달형적망). ; 마음이 통하니 겉모양은 잊어지네

鮮肥屬時禁(선비속시금), ; 계절이 금하는 생선과 고기들

蔬果幸見嘗(소과행견상). ; 다행히도 채소와 과일을 맛보았네

俯飮一杯酒(부음일배주), ; 고개 숙여 한 잔 술을 마시고

仰聆金玉章(앙령금옥장). ; 쳐다보아 아름다운 문장을 듣는다

神歡體自輕(신환체자경), ; 정신이 기쁘니 몸은 절로 가벼워

意欲凌風翔(의욕능풍상). ; 마음속으로 구름 타고 날고 싶어라

吳中盛文史(오중성문사), ; 소주 땅은 문사가 흥하니

群彦今汪洋(군언금왕양). ; 뭇 선비들 오늘 다 모였네

方知大蕃地(방지대번지), ; 비로소 알았네, 큰 도시임을

豈曰財賦强(개왈재부강). ; 어찌 재부만 만다고 하는가

 

[안병렬 역]

027 위응물(韋應物)

-군재에서 비오는 가운데 여러 문사들과 자치하다

 

호위병은

창을 들고 삼엄히 벌였는데

잔칫방엔

향을 태워 엉키었구나.

 

비바람 불어

바다에서 오니

못가 정자는

시원하여 사람들 소요하네.

 

번민은

곧 사그러지고

아름다운 손님들

방에 가득 모였네.

 

내 높은 자리 앉아서

스스로 부끄러워하나니

이 백성들 올라와

즐기는 모습 못 봄이라.

 

사물의 이치를 깨달으니

시비는 풀어지고

성정이 넓어지니

일체 현적 잊혀지네.

 

때는 여름이라

신선한 물고기 살진 고기 어지 먹으리

다행히 채소와 과일

맛볼 수 있구나.

 

고개 속여

한 잔 술 마시고

쳐다보아

아름다운 문자을 듣는구나.

 

정신이 기쁘니

몸 절로 가벼워

훨훨 바람타고

날고 싶어라.

 

소주는

문장재사가 흥한 곳

오늘에

많이들 다 모였구나.

 

이제야

큰 도시임을 알지니

어찌

다만 재물과 문장만 성하다더냐?

 

 

026적퇴시관리병서(賊退示官吏幷序)-元結(원결)

적이 물러간 뒤 관리에게 보이노라

 

昔歲逢太平

(석세봉태평), ; 지난 세월 평화로워

山林二十年

(산림이십년). ; 이십년을 산에서 살았소

泉源在庭戶

(천원재정호), ; 뜰 가에 샘물

洞壑當門前

(동학당문전). ; 문 앞엔 산골짜기

井稅有常期

(정세유상기), ; 세금은 납부기한이 있어도

日晏猶得眠

(일안유득면). ; 늦도록 잠잘 수 있었소

忽然遭時變

(홀연조시변), ; 홀연히 시대의 변고를 맞아

數歲親戎旃

(삭세친융전). ; 몇 년 동안 군대에 있었소

今來典斯郡

(금내전사군), ; 금년에 여기 전사군에 와보니

山夷又紛然

(산이우분연). ; 산적들이 또 시끄럽소

城小賊不屠

(성소적부도), ; 성이 적어 도적들도 양민을 죽이지 아니하니

人貧傷可憐

(인빈상가련). ; 사람들 가난에 상처받아 불쌍히 여기서요

是以陷鄰境

(시이함린경), ; 아 때문에 이웃 고을 짓밟혀도

此州獨見全

(차주독견전). ; 이 고을만 온전하다오

使臣將王命

(사신장왕명), ; 관료들이여, 왕명을 받은 몸이

豈不如賊焉

(개부여적언)! ; 어찌 도적들만도 못한가

令彼征斂者

(령피정렴자), ; 저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자들

迫之如火煎

(박지여화전). ; 백성들을 압박하기를 불로 약 다리 듯

誰能絶人命

(수능절인명), ; 누가 능히 남의 생명 끊어서

以作時世賢

(이작시세현). ; 시대의 어진 사람 되려는가

思欲委符節

(사욕위부절), ; 생각하네, 벼슬자리 버리고

引竿自刺船

(인간자자선). ; 낚싯대 들고 직접 배를 고쳐 타고 싶어라

將家就魚麥

(장가취어맥), ; 가족을 데리고 물고기와 곡식 있는 시골로

歸老江湖邊

(귀노강호변). ; 돌아가 강가에서 늙어보리라

   

[안병렬 역]

026 元結(원결)

-도적이 물러가고 관리에게 보이노라(를 겸함)

 

지난 날

태평세월 만나

산림(山林)에서

이십 년을 살았네.

 

샘물이

뜰가에 있고

산골짜기는

문앞이었네.

 

나라의 세금은

때가 있었고

해가 더도

편안히 잠 잘 잤다네.

 

돌연히

세상의 변고를 만나

몇 년간

군대에 있었지.

 

금년에

이 고을 맡았더니

도적들이

또한 시끄럽구나

 

이 때문에

이웃 고을 짓밟혀도

이 고을

홀로 온전하구나.

 

관리들아

왕명을 받들기

어찌

도적만도 못하다더냐?

 

이 세금을

포악하게 거두는 관리들

백성들 압박하기

불에 콩볶듯.

 

누가 능히

남의 생명 끊는단 말인가?

세상사람 칭찬 받는

어진 괸리 되어 다오.

 

생각노니

벼슬살이 던져버리고

낚싯대 글고

몸소 배를 고치고

 

가족 데리고서

물고기 살지고 보리 익는 시골로 돌아가

강가 호수에서

늙음을 마칠거나

*정세균 의장이 들먹인 두보의 <증위팔처사(贈衛八處士)>를 당시삼백수 번역에서 옮긴다.

009증위팔처사(贈衛八處士)

ㅡ두보(杜甫;712-770)

위팔처사에게 



人生不相見

(인생부상견) : 사람살이 서로 만나지 못함은

動如參與商

(동여삼여상) : 아침저녁에 따로 떠오르는 참성과 상성 같구나

今夕復何夕

(금석복하석) : 오늘 밤은 다시 어떤 밤인가

共此燈燭光

(공차등촉광) : 이 등잔 이 촛불을 함께 하였구나

少壯能几時

(소장능궤시) : 젊고 장성하였을 때는 공부도 같이 하였는데

鬢發各已蒼

(빈발각이창) : 벌써 귀밑머리 허옇게 되었구료

訪舊半爲鬼

(방구반위귀) : 옛 친구 찾으면 반이나 죽었고

驚呼熱中腸

(경호열중장) : 놀라서 이름 불러보니 간장이 다 찢어지네

焉知二十載

(언지이십재) : 어찌 알았으랴, 이십 년 만에

重上君子堂

(중상군자당) : 다시 그대의 집을 찾을 줄을

昔別君未婚

(석별군미혼) : 옛날 이별할 때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兒女忽成行

(아녀홀성항) : 어느새 자식들이 줄을 이었구나.

怡然敬父執

(이연경부집) : 반가워 친구의 아버지는 나의 손을 잡고

問我來何方

(문아내하방) : 나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신다.

問答乃未已

(문답내미이) : 주고받는 인사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驅兒羅酒漿

(구아나주장) : 아이 시켜 술과 안주 차려오게 하는구나.

夜雨剪春韭

(야우전춘구) : 밤비가 내리는데도 봄 부추 베어오고

新炊間黃粱

(신취간황량) : 새로 지은 밥에는 누른 조를 섞었구나

主稱會面難

(주칭회면난) : 주인은 나에게 얼굴 보기 어렵다 하며

一擧累十觴

(일거누십상) : 한 번 술잔에 수십 잔을 마신다

十觴亦不醉

(십상역부취) : 열 잔을 마셔도 취하지 않으니

感子故意長

(감자고의장) : 그대 내 생각이 깊은 줄을 알았도다.

明日隔山岳

(명일격산악) : 내일이면 산 넘어 서로 멀리 떨어지리니

世事兩茫茫

(세사량망망) : 인간사 우리 두 사람에게는 정말 막막하여라

 

009

위처사에게 주다

*제목의 '팔'은 배항(排行)을 표시하므로 생략함.

 

인생살이

만나지 못함이여

하늘에 아침 저녁 따로 뜨는

삼성과 상성 같구나.

 

오늘밤은

또 어떠한 밤이던가?

둘이 함께

촛불 아래 모였구나.

 

젊고 장성한 때는

얼마이던가?

귀밑머리 둘 다

허옇게 세었는 걸.

 

친구 찾아가면

반이나 귀신되어

놀라 부르짖다가

창자가 찢어진다.

 

어찌 알았으리?

이십 년 만에

또다시 그대 집

찾아올 줄을.

 

날에 이별할 때

그대 아직 총각이더니

어느 새 아들딸이

줄을 잇는구나.

 

반가이 아버님 친구에게

공경하면서

어디서 오셨느냐

내게 묻는다.

 

주고 받는 인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아이 시켜

술상을 차렸구나.

 

밤비에 함초롬히

부추를 베어내고

새로 지은 밥에는

누른 조 섞었더라.

 

주인은 말하기를

만나기 어렵다고

잔들어 한꺼번에

열 잔이나 마시운다.

 

열 잔에도

또한 취하지 않거니

그대의 옛 정에

느꺼워함일레라.

 

내일이면 이 산 저 산

또다시 벌어지리니

세상 일

우리는 아득히 알 수 없어라.

 

 

출처: http://kydong77.tistory.com/15142 [김영동교수의 고전&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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