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府( 036-45) 

036 새하곡(塞下曲) 其一-왕창령(王昌齡;698-755?)

새하其一

 

蟬鳴空桑林(선명공상림), ; 빈 뽕나무 숲에 매미 울어대고

八月蕭關道(팔월소관도). ; 팔월 소관도 길을 걸어간다

出塞復入塞(출새복입새), ; 변방을 나왔다가 다시 변방에 드니

處處黃蘆草(처처황노초). ; 곳곳에 누런 갈대밭

從來幽幷客(종내유병객), ; 유정 땅 나그네들

皆向沙場老(개향사장노). ; 모두 사막에서 늙어가네

莫學游俠兒(막학유협아), ; 유협한 사람들 배우지 말라

矜夸紫騮好(긍과자류호). ; 자류의 좋은 말 자랑하는 것을.

 

五古樂府 

[안병렬 역]

036 왕창령(王昌齡;698-755?)

새하곡 2/其一

 

매미는

매마른 뽕나무에서 우는데

이 소리

팔월의 소관 길에 떨어진다.

 

변방을 나왔다

다시 변방에 드니

곳곳에 보이는 건

누런 갈대분이로다.

 

유병에서

온 나그네

다 사막에서

늙어가거니.

 

유협한 사람들

배우지 말라.

자류마 자랑하다

돌아가지 못하나니.

 

035계거(溪居)-유종원(柳宗元;773-819)

개울가에 살며

 

久爲簪組累

(구위잠조누), ; 오랫동안 공무에 얽매였다가

幸此南夷謫

(행차남이적). ; 다행히 이 곳 남방으로 귀양왔구나

閑依農圃鄰

(한의농포린), ; 한가히 의지하며 농가의 이웃이 되어

偶似山林客

(우사산림객). ; 우연히 산속의 은자처럼 되었구나

曉耕翻露草

(효경번노초), ; 이른 아침 밭 갈아 이슬 맺힌 풀을 뒤집고

夜榜響溪石

(야방향계석). ; 저녁이면 개울가 돌을 울려 배 저어간다

來往不逢人

(내왕부봉인), ; 올 때도 갈 때도 사람은 만나지 못하고

長歌楚天碧

(장가초천벽). ; 남방의 푸른 하늘에 길게 노래를 불러본다

 

[안병렬 역]

035 유종원(柳宗元;773-819)

시냇가에 살다

 

오랫동안

공부에 얽매엿다가

다행히

이제 남방으로 귀양왔구나.

 

농사집과 붙어서

저들과 한가로이 이웃하니

우연히도

산림의 은사 같구나.

 

아침이면

이슬 머금은

들풀 헤쳐 밭갈고

저녁이면

배를 저어 시냇돌을 울린다.

 

오거니 가거니

만나는 사람 없고

홀로

부르는 긴 노래

남방의 하늘만 푸르다.

034신예초사원독선경(晨詣超師院讀禪經)-유종원(柳宗元;773-819)

새벽 초사원에 나아가 경전을 읽다

 

汲井漱寒齒(급정수한치), ; 우물물 길러 양치하고

淸心拂塵服(청심불진복). ; 마음 씻고 옷의 먼지 털어낸다

閑持貝葉書(한지패섭서), ; 한가로이 불경을 들고

步出東齋讀(보출동재독). ; 동제로 걸어가 읽는다

眞源了無取(진원료무취), ; 참된 진리는 찾지 못하고

妄跡世所逐(망적세소축). ; 세상 사람이 찾는 건 망령된 자취뿐

遺言冀可冥(유언기가명), ; 부처님 남긴 말씀에 부합되기를 바라나니

繕性何由熟(선성하유숙)? ; 성정을 닦음에 무엇을 쫓아야 완미해질까

道人庭宇靜(도인정우정), ; 도인의 뜰은 조용한데

苔色連深竹(태색련심죽). ; 푸른 이끼는 깊은 대나무 숲까지 이어져 있네

日出霧露餘(일출무노여), ; 해 뜨니 안개와 이슬이 여기저기 조금 남아있고

靑松如膏沐(청송여고목). ; 푸른 소나무들, 기름 발라 머리 감은 듯

澹然離言說(담연리언설), ; 마음이 평안하고 고요해져 말이 필요 없어

悟悅心自足(오열심자족). ; 깨달음에 기뻐 저절로 만족하네

 

[안병렬 역]

034 유종원(柳宗元;773-819)

새벽에 超師院에 가서 禪經을 읽다

 

샘물

떠다가 이를 씻고

마음 맑게 하고

옷의 먼지를 턴다.

 

한가로운 때

불경을 듣고

동재로

걸어가 읽나니.

 

眞源은

전혀 취하지 못하고

妄跡만

사람들 좇아가더라.

 

遺言에

들어맞기를 바라노니

성품 닦는 일

어디를 쫓아야 完美함에 이를까?

 

道士가

거처하는 정원 조용도 한데

풀빛은

깊은 竹林까지 접했구나.

 

해뜨자

안개와 이슬 사라지고

靑松은

기름 발라 빗은 듯.

 

이 경치 바라보니

평안하고 고요하여 말이 소용없고

깨달음에 기뻐하여

마음은 自足하네.

033송양씨녀(送楊氏女)-위응물(韋應物;737-804)

양씨 집에 딸을 시집보내며

 

永日方戚戚(영일방척척), ; 길 나날을 근심하며 살다가

出行復悠悠(출항복유유). ; 출가하여 살자니 다시 아득하여라

女子今有行(여자금유행), ; 여자로서 이제 멀리 시집가니

大江溯輕舟(대강소경주). ; 큰 강을 가벼운 배로 거슬러가는구나

爾輩苦無恃(이배고무시), ; 너희 자매 엄마 없어 고생하여

撫念益慈柔(무념익자유). ; 생각해 보니 내가 더욱 사랑하고 귀여워했데

幼爲長所育(유위장소육), ; 어려서 오랫동안 남에게 길러지니

兩別泣不休(량별읍부휴). ; 두 사람 이별함에 눈물이 그치지 않는구나

對此結中腸(대차결중장), ; 이 장면을 보니 내 창자가 꼬이네

義往難復留(의왕난복류)! ; 그러나 가는 것이 마땅하니 다시 머물 수는 없는 것

自小闕內訓(자소궐내훈), ; 내 어려서는 내훈이 없었거니

事姑貽我憂(사고이아우). ; 시어머니 섬길 일 나의 근심되네

賴茲托令門(뢰자탁령문), ; 다행히 좋은 집안에 맡겨져

仁恤庶無尤(인휼서무우). ; 어질고 인자하여 어전 허물도 없을 것이네

貧儉誠所尙(빈검성소상), ; 가난과 검소함은 정말로 높일 바네

資從豈待周(자종개대주)? ; 시집 갈 예물, 재물과 복종을 어찌 두루 갖추랴

孝恭遵婦道(효공준부도), ; 효도하고 공손하며 여인의 길 지키리라

容止順其猷(용지순기유). ; 용모와 향동거지 그 법도 따르리라

別離在今晨(별리재금신), ; 오늘 아침 이별하니

見爾當何秋(견이당하추). ; 너를 다시 보는 날이 어느 날이 될까

居閑始自遣(거한시자견), ; 혼자 한가히 살면서 스스로 세월 보내려니

臨感忽難收(림감홀난수). ; 감상에 잠겨 갑자기 수습하기 어려워라

歸來視幼女(귀내시유녀), ; 돌아오며 남은 어린 딸을 바라보니

零淚緣纓流(령누연영류). ; 떨어지는 눈물 갓끈을 따라 흘러내린다

 

[안병렬 역]

033 위응물(韋應物;737-804)

양시집에 딸을 시집보내며

 

지난 날

늘 근심 중에 자라다가

이제 문을 나섬에

길이 또한 멀구나.

 

오늘 시집감에

작은 배

큰 강을 거슬러 올라가겠구나.

 

하물며 너희 자매들

어미가 없어

내 더욱 어루만지고

사랑하며

부드러이 하였거늘.

 

어려서

남에게 길러지다가

오늘 서로 헤어짐에

너희들 울음 그치지 못하는구나.

 

이를 보는 내 마음

창자가 찢어지나

여자는 마당히 시집을 가는 법

다시 여기 머물지는 못할지라.

 

네 어려서부터

내훈이 없었거니

시어머님 잘 섬길까

걱정이로다.

 

다행히

좋은 집에 맡기어져

어질고 인자하신 시댁이니

어떤 허물도 없을지니라.

 

가난하고 검소함은

진실로 숭상할 바라

시집갈 때 가져가는 재물이나 종들

어찌 다 온전히 갖추엇겠니.

 

모름지기 효도하고 공손하며

부도를 다르고

용모거지 모두를

법도대로 하거라.

 

오늘 새벽

우리들 헤어지면

어느 때에

너를 볼까 모르겠구나.

 

하가로이 거하며

스스로 보낼지나

홀연히 네 생각에

느꺼워하고.

 

돌아와

네 동생 굽어보매

눈물이

갓끈 따라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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