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金員外克己詩。運思極巧。

원외 김극기는 시상을 다루는 것이 매우 공교로왔다.

 

詠冬日李花落句曰。

그가 겨울날에 오얏꽃을 읊조린 시의 끝에

 

無乃異香來聚窟。

무내이향래취굴。 이상한 향기가 굴에 와서 모인 것인가. 

漢宮重見李夫人。

한궁중견이부인。한나라 궁전에서 이부인을 거듭 보네

라고 하였다.

 

此前賢所未道者。 

이는 앞 사람들도 말하지 못한 것이다.

在龍灣作詩曰。

용만에 있으면서 지은 시에선

 

文章向老可相娛。

문장향노가상오。 늙어가면서 문장으로 서로 즐거워 할 수 있으니, 

一釰游邊尙五車。

일일유변상오거。 한 자루 칼로 국경에 노닐어도 책 실은 수레가 다섯일세. 

 

衙罷不知爲塞吏。

아파부지위새리。 관청의 일을 마치면 변방의 관리란 것도 잊고서 

紙窓明處臥看書。

지창명처와간서。종이로 바른 창가 밝은 곳에서 누워 책을 본다네

 

其排遣之懷。脩然可想

그의 회포 달래던 마음을 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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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洪舍人侃詩。

 

濃艶淸麗。

사인 홍간의 시는 무르익을 듯 아름다우면서도 또한 맑다.

 

其懶婦引孤雁篇。 最好。 似盛唐人作。

그가 지은 시 가운데 난부인․고안편은 가장 좋다. 마치 성당 무렵의 시인이 지은 것 같다

 

 

9. 李堅幹詩。 이견간의 시 가운데

 

旅館挑殘一殘燈。

여관도잔일잔등。 가물거리는 여관 등잔 불 심지를 돋웠는데 

使華風味淡於僧。

사화풍미담어승。 사신의 풍류는 스님보다도 더 담백하구나. 

隔窓杜宇終宵聽。

격창두우종소청。 창 넘어엔 두견새가 이 밤을 울며 새우니 

啼在山花第幾層。

제재산화제기층。산에 핀 꽃 그 어디쯤에 울며 서 있나?

 

此詩當時以爲絶倡。

이 시를 당시 사람들은 뛰어난 노래라 말하였다.

 

余憤游關東。其所謂杜鵑者。卽鼎小也之類。 나는 관동지방에 자주 다녀는데, 그곳에서 두견새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소쩍새 종류이다.

 

人王子爵。泗川人商邦奇。俱嘗來江陵。 중국 왕자작과 사천사람 상나기가 언젠가 함께 강릉으로 날 찾아왔다.

 

余問之。二人皆曰。非杜鵑也。

내가 그 새의 이름을 물으니, 두 사람이 모두 두견새가 아니다 라고 답하였다.

 

蓋詩人托與言之。雖非其物。用之於詩中。

대개 시인들이 흥에 따라서 말할 때에는, 비록 그것이 아니라도 시에다 쓰게 된다.

 

隔林空聽白猿啼。

격림공청백원제자。원숭이 울음소리를 수풀 넘어로 들었더니

같은 것은

我國本無猿也。

우리 나라엔 본디 원숭이가 없다.

 

脩竹家家翡翠啼

수죽가가비취제, 긴 대나무 둘러선 집집마다 물총새가 우는구나.

者。같은 것은

見靑禽而謂之炎洲翠也。

파랑새를 보고서 염주취라고 부른 것이다.

鷓鴣驚簸海棠花

자고새가 깜짝 놀라 해당화를 흔드네

者。 라는 시에서도,

見大鵲叫磔 

큰 까지가 깍깍 우는 것을 보고서 자고새라고 말한 것아다.

而謂行不得也。皆此類歟

이러한 것들을 그렇게 할 수 없는데도 모두 그렇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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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同時陣翰林澕。 與文順齊名。詩甚淸卲。

한림 진화도 문순공[이규보]과 같을 때에 함께 이름을 날렸는데, 그의 시는 매우 맑았다.

그의 시,

小梅零落柳僛垂。소매령락류기수。

閑踏淸嵐步步遲。한답청람보보지。

漁店閉門人語少。어점폐문인어소。

一江春雨碧絲絲。일강춘우벽사사。

작은 매화 떨어지고 버들도 어지러이 드리웠는데

아지랑이 밟으면서 느릿느릿 걷는다

고기잡이 집들 운 닫아 걸고 목소리도 들리지 않네

강 위에 봄비 내리니 푸른 빛 줄줄이 실과 같네

淸勁可詠。

청아하고 예리하여 읊조릴 만하다.


6. 李文順富麗橫放。

이문순[이규보]의 시는 아름답고 폭이 넓다.

其七夕雨詩。信絶倡也。

그가 지은 <칠석우> 시는 참으로 뛰어난 노래라고 말한다.

그의 시,

輕衫小簟臥風櫺。경삼소점와풍령。

夢覺啼鶯三兩聲。몽각제앵삼양성。

密葉翳花春後在。밀엽예화춘후재。

薄雲漏日雨中明 박운루일우중명。

댓자리를 깔고 가벼운 옷으로 바람 맞으며 누웠는데,

꾀꼬리 울음 서너 마디에 꿈이 그만 깨었네.

빽빽한 잎 사이 가리웠던 꽃은 봄이 지난 뒤에도 남아 있고

엷은 구름 뚫고 나온 햇볕은 비 속에서 오히려 밝아라

之作。讀之爽然。

이 시는 읽을수록 시원해 진다.

또한

官人閑捻笛橫吹。관인한념적횡취。

蒲席凌風去似飛。포석릉풍거사비。

벼슬살이가 한가로와 피리나 불며 지내노라니

부들자리도 바람을 타고 나는 듯 가는구나

天上月輪天下共。천상월륜천하공。

自疑私載一船歸。자의사재일선귀。

하늘 위의 둥근 달은 천하가 함께 누리는 것이건만

내 배에만 싣고 돌아오는가 스스로 의심쩍어라

亦儘高逸矣。

라는 시도 고아한 멋을 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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