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 수궁(隋宮)-이상은(李商隱;812-858)

수나라 궁궐이상은(李商隱;812-858)

 

乘興南游不戒嚴,(승흥남유부계엄), 임금이 탄 수레 강남을 노닐어도 경계는 엄하지도 않은데

九重誰省諫書函?(구중수생간서함)? 구중궁궐에 누구 있어 상소문을 읽어줄까

春風擧國裁宮錦,(춘풍거국재궁금), 온 나라에 봄바람 일고 궁궐의 비단을 마름질하여

半作障泥半作帆.(반작장니반작범). 절반은 말안장 깔개 장니를, 또 절반은 돛을 반든다네

 

[安秉烈 역]

301

수나라 궁궐

 

임금의 수레는 강남에 노니는데

경계는 엄하지 않네.

구중궁궐 깊은 곳에

누구 있어 상소문 읽어줄까?

 

봄바람에 온 나라는

궁궐의 비단을 마름질하는데

절반은 말안장 깔개

절반은 돛을 만든다네.

 

300 위유(爲有)-이상은(李商隱;812-858)

더 가지게 되어-이상은(李商隱;812-858)

 

爲有雲屛無限嬌,(위유운병무한교), 운모석 병풍마저 있으니 방은 너무나 아늑하고

鳳城寒盡怕春宵.(봉성한진파춘소). 서울에 겨울추위 다 가니 봄밤이 두려워요

無端嫁得金龜婿,(무단가득금구서), 무단히 높은 관리에게 시집오니

辜負香衾事早朝.(고부향금사조조). 이른 아침 향내 나는 이부자리 버리고 일하러간다네

 

[安秉烈 역]

300

더 가지게 되어

 

온모석 병풍마져 가지니

방은 더욱 아름답고

서울에 겨울은 다 가는데

봄밤이 무섭구나.

 

공연히

높은 관리에게 시집오니

향내나는 이부자리 버리고

새벽 일찍 일하러 가네.

 

299 기영호낭중(寄令狐郎中)-이상은(李商隱;812-858)

영호낭중에게 부치다-이상은(李商隱;812-858)

 

嵩雲秦樹久離居,(숭운진수구리거), 숭산의 구름과 진주의 나무처럼 떨어져 살았는데

雙鯉迢迢一紙筆.(쌍리초초일지필). 편지통엔 멀리서 온 한 장의 편지글

休問梁園舊賓客,(휴문량원구빈객), 양원의 옛 친구에게는 묻지 말지니

茂陵秋雨病相如.(무능추우병상여). 무릉에 가을비 내리는데 상여처럼 병들어 산다네

 

[安秉烈 역]

299

령호랑중에게 부치다

 

고산의 구름과 진천의 나무처럼

우리는 오래도록 떨어져 사는데

멀리멀리 한 장의 편지

날아왔구나.

 

량원의 옛 손님에겐

묻지 말지니

무릉에 가을비 내리는데

나는 사마상여처럼 병들어 산다네.

 

298 야우기북(夜雨寄北)-이상은(李商隱)

밤비 속에 북으로 부치다-이상은(李商隱)

 

君問歸期未有期,(군문귀기미유기), 그대는 돌아올 날을 묻지만 아직 기약은 없소

巴山夜雨漲秋池.(파산야우창추지). 파산은 밤비로 가을 연못에 물 불어나요

何當共剪西窓燭,(하당공전서창촉), 어찌해야 함께 서쪽 창에서 촛불심지 자르며

却話巴山夜雨時?(각화파산야우시)? 파산의 밤비 내리던 이 시간을 이야기할까

 

[安秉烈 역]

298

비내리는 밤에 북쪽에 부치다

 

그대 묻기를 언제 돌아오느냐고

나는 아직 돌아갈 기약 없네.

파산엔 밤비에

가을 못물은 불어나는데.

 

어느 날에 서창 가에서

촛불 심지 함께 자르며

오늘밤 이 파산의

밤비 내리는 정경을 함께 얘기할는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