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FKxz0fL7t1E 

 

 

https://www.youtube.com/watch?v=bhwVlmaRv1s 

 

 

https://ko.wikipedia.org/wiki/%EC%96%B4%EB%A6%B0_%EC%99%95%EC%9E%90

 

어린 왕자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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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프랑스어: Le Petit Prince)는 프랑스의 비행사이자 작가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1943년 발표한 소설이다.

1943년에 미국에서 처음 출판되었고, 그 해 비시 프랑스 치하의 프랑스에서 비밀리에 출판되었다. 프랑스가 해방된 이후 1947년 가리마르사(社)가 작자 자필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삽화를 넣어 프랑스에서 새로 출판하였다.[1]

현재까지 300여 개 국어로 번역되었고[2], 한국어판 중에는 저자의 삽화가 삽입되어 있는 번역본이 있다.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다.

내용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가 자기의 작은 별에서 여러 별들을 거쳐서 드디어 지상에 내려온 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결국 소년이 뱀에게 물려 자신의 별로 돌아갈 때까지의 이야기이다.[1]

등장인물

  • 나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기 조종사)
  • 어린 왕자 - 화산 셋과 장미가 있는 소행성(B612)에서 살고 있었고, 바오밥나무가 자라려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 붉은 장미 - 자존심이 강하고 까다로운 성격이지만, 어린왕자를 사랑하고 있음

<지구에 오기 전 여행한 곳(행성)에서 만남>

  • 왕 (끝없이 남에게 군림하고 받들어지기를 원함)
  • 허영심에 찬 남자 (자기를 칭찬해주기만을 원하는 허영쟁이)
  • 사업가 (돈을 최고로 여기는 상인)
  • 수학자
  • 주정뱅이 (허무주의에 빠진 술꾼)
  • 점등인 (가로등 켜는 사람, 기계문명 속에서 인간성을 상실함)
  • 지리학자 (이론만 앞세우고 행동하지 않는 학자, 한 번도 밟아 보지 않은 땅에 대해 해설함)

<지구에 온 뒤 만남>

  • 꽃잎이 세장인 꽃
  • 여우
  • 철도원
  • 장사꾼

감상 및 평가

순결한 소년과 장미(여성)의 사랑 이야기나 갖가지 지상의 성인을 반영하는 다른 별에서 겪은 체험을 통하여 인생에 대한 일종의 초월적 비판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이 비판을 담은 시(童心)는 그것이 비판과 분리되지 않고 일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작자의 심정과 윤리가 혼연히 융합되고 표백(表白)되어 있어, 프랑스는 물론 미국·독일 등 각국에서도 비상한 호평으로 환영하였다.[1]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430853.html

 

어린 왕자와 닮았다면 ‘직관형’

중학진로독서 / [난이도 수준-중2~고1] 꿈을 위한 책 읽기, 진로독서를 시작하며… 누구나 인생에서 자신이 바라던 꿈을 ...

www.hani.co.kr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던 ‘나’는 비행기 사고로 혼자 사막에 불시착해 어린 왕자를 만난다. 어린 왕자는 자신이 살던 별의 이야기를 해준다.

장미와 지혜로운 여우 이야기, 지구로 오기 전에 여러 별을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린 왕자는 지구에 떨어진 지 꼭 1년이 되는 날, 자기 별로 돌아갈 것을 결심하고 결국 떠난다.책을 읽을 때 읽는이의 맘이 이끌리는 대로 해석할 자유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저자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마치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말을 제멋대로 해석하지 않고 정성껏 경청하는 일과 같다.

어린 왕자를 통해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의미는 뭘까. 이야기의 주제를 찾는 일인데, 흔히 이야기에는 저자 대신 지혜를 전달하는 인물이 등장한다.이 작품에서는 여우가 그런 구실을 한다.

여우는 ‘길들인다’는 뜻을 알려준다. 관계를 맺으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인내심이란 날마다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다. 여우는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 장미를 소중하게 만든 건 거기에 바친 시간들이라는 것도 일깨워준다. 여우는 왕자에게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넌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음을 잊어선 안 돼”라고 말한다.

어린 왕자가 지구에 오기 전 만난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서도 저자의 목소리를 읽을 수 있다.

끝없이 남에게 군림하고 받들어지기를 원하는 왕,

자기를 칭찬해주기만을 원하는 허영쟁이,

허무주의에 빠진 술꾼,

돈을 최고로 여기는 상인,

기계문명 속에서 인간성을 상실한 점등인,

이론만 앞세우고 행동하지 않는 학자가 그것이다.

좀더 깊이 들어가면 중요한 상징을 찾을 수 있다. 바오밥나무는 악한 영혼을 상징한다. 왕자가 바오밥나무를 뿌리째 뽑아 버리고 그 싹을 베어 내는 모습을 담은 그림은 거대한 악의 군대에 저항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황량하고 메마른 사막은 진정한 자신을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사막에서 본 ‘우물’은 진정한 기쁨이나 진리를 보여주는지도 모른다.

 

 

https://www.youtube.com/watch?v=jTDq5hwBUW8&t=4s 

 

1.우리는 사막에 있다.

ㅡ 외로움

2.우리는 길들여진다.- 관계맺기

ㅡ여우

https://www.youtube.com/watch?v=CiZlSQ-gtfM 

 

3.어른과 아이

ㅡ아이, "어른들은 알 수 없어."

 

 

https://tomoriput.tistory.com/entry/%EC%83%9D%ED%85%8D%EC%A5%90%ED%8E%98%EB%A6%AC%EC%99%80-%EA%B7%B8%EA%B0%80-%EB%82%A8%EA%B8%B4-%EB%AA%85%EC%96%B8%EB%93%A4

 

생텍쥐페리와 그가 남긴 명언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1900 ~ 1944) 비행사, 소설가, 시인 앙투안 마리 장바티스트 로제 드 생텍쥐페리 는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공군 장교였다. 북서 아프리카·남대서양·남아메리카 항공로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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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텍쥐페리 명언들

  • 고립된 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슬픈 자는 타인을 슬프게 한다. 
  • 그들이 만약 우정 때문에 당신에게 복종한다면 당신은 그들을 배신하는 셈이 된다. 당신에게는 개인으로서 남에게 희생을 요구할 권리 따위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 기계는 인간을 위대한 자연의 문제로부터 분리시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욱 심각한 문제로 인간을 괴롭힐 것이다. 
  • 미래에 관한 한 그대의 할 일은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모래알의 시계] 
  • 부모들이 우리의 어린 시절을 꾸며 주셨으니 우리는 그들의 말년을 아름답게 꾸며 드려야 한다. 
  • 사람이 된다는 것은 바로 책임을 안다는 그것이다. 자기에게 속한 것 같지 않던 곤궁 앞에서 부끄러움을 아는 그것이다. 돌을 갖다놓으면 세상을 세우는 데에 이바지한다고 느끼는 그것이다. 
  • 사랑이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 산다는 것은 서서히 태어나는 것이다.
  • 우리가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은 참으로 미스테리 한 일이다. 이보다 더 미스테리한 일은 없을 것이다. 인간들이 어두운 우물 안에 들어갔다가 나와서는 아무 것도 발견한 게 없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야간비행]
  • 의무의 이행이 없으면 성장이 없다. 
  • 인간은 상호관계로 묶어지는 매듭이요, 거미줄이며, 그물이다. 이 인간관계만이 유일한 문제이다.
  • 자유와 속박은 한가지이면서 다른 것이 되어야하는 똑같은 필요성의 양면이다. 
  • 정해진 해결법 같은 것은 없다. 인생에 있는 것은 진행중의 힘뿐이다. 그 힘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그것만 있으면 해결법 따위는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다.
  • 진리라는 것은 그대도 알다시피 세상을 간소화하는 것이지 혼돈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진리라는 것은 보편적인 것을 뽑아내는 언어이다.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은 사과가 떨어지는 것과 해가 떠오르는 것을 동시에 표시할 수 있는 인간의 언어를 창정(創定)한 것이다. 증명되는 것이 진리가 아니고 간단하게 만드는 그것이 진리이다.

출처: https://tomoriput.tistory.com/entry/생텍쥐페리와-그가-남긴-명언들 [늘 처음떠나는 세상여행기:티스토리]

 

 

https://www.youtube.com/watch?v=9nAoQr6tpms 

 

 

[참고]

https://ko.wikipedia.org/wiki/%EC%95%BC%EA%B0%84%EB%B9%84%ED%96%89

 

야간비행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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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비행》(프랑스어Vol de Nuit)은 생텍쥐페리의 두 번째 소설이다. 1931년에 출판되었으며, 같은 해에 페미나 상을 수상하였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1]

배경

이 책의 내용은 항공 우편 조종사와 아르헨티나에 있는 아르헨티나 항공 우편 회사(Aeroposta Argentina Company)의 관리직으로서 일했던 작가 생텍쥐페리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등장인물도 생텍쥐페리가 남아메리카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뚜렷하지는 않지만 막연한 연관성이 있으며, 특히 책에 나오는 리비에르 라는 인물은 항공 운항 감독이었던 디디에르 다우레트(Didier Daurat)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좀 더 자세한 사항은 생텍쥐페리의 회고록인 《바람, 모래와 별들》(1939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줄거리

야간항공 우편의 창설기에 용감한 비행사들이 불충분한 계기에 의존하여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우편을 배달하고 있다. 어느 저녁 무렵 비행사 파비앵은 파타고니아를 날아가서 아름다운 저녁 하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향하고 있다. 파타고니아, 칠레, 파라과이로부터 우편기로 운반되어 오는 우편을 즉시 유럽으로 운반하고 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항공 우편국 지배인 리비에르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조그만 실수도 용서하지 않는 엄격한 인간이다. 나이 많은 베테랑 정비사의 사소한 잘못에도 엄격하게 벌한다. 그는 동료들에게 존경은 받고 있어도 호감은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을 자기 자신 이외의 것을 향해 전진하게 하기 위하여서는 엄격하고 때로는 비인간적으로 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믿고 있다.

곧, 칠레에서 우편기가 도착한다. 다른 두 비행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파비앵의 비행기는 예상하지 못한 태풍 속에 들어가게 된다. 파비앵은 어둠 속에서 방향을 잃고 바람에 흘러간다.

리비에르도 이 태풍이 있는 것을 알고 파비앵의 비행기를 무전으로 안전한 장소로 인도하지만 태풍의 범위가 넓어 적당한 장소가 없다. 그 사이에 파비앵의 귀환을 기다리던 아내가 비행장으로 전화를 걸어온다. 그러나 리비에르는 대답하지 않는다. 파비앵은 간신히 태풍권에서 벗어나 조용한 빛속을 비행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의 비행기 연료는 곧 떨어지게 되어 있다. 리비에르도 물론 그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절망한다. 그러나 리비에르는 명령한다. 파라과이에서의 우편기가 도착하면 유럽행 우편기를 즉시 출발시키라고.

 

https://www.youtube.com/watch?v=SjSc_KAxCOs 

 

 

 

https://www.youtube.com/watch?v=di_C4PVOfag 

 

https://kydong77.tistory.com/19115

 

서울대공원의 호수 풍경/ 설도, 春望詞 > 김억, 동심초

https://www.youtube.com/watch?v=fFSBqQF5tCs https://www.youtube.com/watch?v=bx3L6RofHBA 동심초(同心草) -  안서 김억 번역시 - 김성태 曲 / 唐代 설도, 春望詞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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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초(同心草)  안서 김억 번역시 - 김성태 曲 /  설도, 春望詞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바람에 꽃이 지니 세월 덧업고
만날 날은 뜬구름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春 望 詞 (봄을 기다리며)

ㅡ 薛濤 (설도, 770~832 ?) / 唐 中期

 

其一

花開不同賞

화개부동상, 꽃 피어도 함께 즐길 수 없고

花落不同悲  

화락부동비, 꽃이 져도 함께 슬퍼 못하네

欲問相思處 

욕문상사처  묻노니, 그대 어디 계신가

花開花落時 

화개화락시  꽃 피고 또 지는 이 시절에


 
其二

攬草結同心

람초결동심, 풀 뜯어 동심결로 매듭을 지어

將以遺知音

장이유지음,  그대에게 보내려 마음먹는데

春愁正斷絶

춘수정단절,  그리워 타는 마음 잦아질 즈음

春鳥復哀吟

춘조부애음  봄새가 다시 와 애타게 우네


 
其三

風花日將老

풍화일장로,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

佳期猶渺渺

가기유묘묘 , 꽃다운 기약은 아득만 한데

不結同心人

불결동심인,  한마음 그대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공결동심초, 공연히 동심초만 맺고 있다네


 
其四

那堪花滿枝

나감화만지,  어쩌나 가지 가득 피어난 저 꽃

翻作兩相思

번작양상사,  날리어 그리움으로 변하는 것을

玉箸垂朝鏡

옥저수조경,  거울 속 옥 같은 두 줄기 눈물

春風知不知

춘풍지부지,  봄바람아, 너는 아느냐 모르느냐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9092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9115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티스토리]

 

 

https://www.youtube.com/watch?v=tbcjsQX-DAY 

 

 

https://www.youtube.com/watch?v=PiQplBIBf3Y 

 

미체왓숲길 주차장 입구 진입로의 야트막한 시비

 

[펌]

https://www.youtube.com/watch?v=DMtSiqBnIbk 

 

오승철. <터무니 있다> 원문 확인 가능한 포스트
https://blog.daum.net/jib17/13745450
 

 

오승철 시조집 ‘터무니 있다’

지난 토요일 오승철 시조집 '터무니 있다' 출판기념회가 그의 시비가 있는 머체왓길 들머리에서 있어 거기 다녀왔다는 순동 성님광 성운이 아시의 얘기를 듣고 조금 미안했는데, 오늘 오후에

blog.daum.net

 

터무니 있다

ㅡ 오승철(1929 ~  )



홀연히
일생일회
긋고 간 별똥별처럼
한라산 머체골에
그런 올레 있었네
예순 해 비바람에도 삭지 않은 터무니 있네

그해 겨울 하늘은
눈발이 아니었네
숨박꼭질하는 사이
비잉 빙 잠자리비행기
<4.3땅> 중산간 마을 삐라처럼 피는 찔레

이제라도 자수하면 이승으로 다시 올까
할아버지 할머니 꽁꽁 숨은 무덤 몇 채
화덕에 또 둘러앉아
봄꿩으로 우는 저녁

출처 : 제주투데이(http://www.ijejutoday.com)

 

 

http://www.ijeju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188613 

 

[김길호의 일본이야기] 오승철 시집 "터무니 있다" - 제주투데이

오 승철 시인이 시집 "터무니 있다"를 지난 5월 에서 발간했다. 다음은 시집 제목과 같은 "터무니 있다"이다.터무니 있다홀연히 일생일회긋고 간 별똥별처럼한라산 머체골에그런 올레 있었네...

www.ijejutoday.com

오 승철 시인은 제주룰 대표하는 시인이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 대해서 쓰면서 제주 출신의 시인들에 대해서도 여기에 덧붙여 쓰는 것뿐이며 오해 없기를 바란다.

시집 <터무니 있다>에는 3부로 나눈 가운데 54편의 작품이 게재되었고 이 홍섭 시인의 해설도 같이 게재되었다.

54편 중에는 제주투데이에 소개한 <셔?> <판> <한가을> 등도 들어있다. 끝으로 오 시인의 대표작인 <셔?>를 소개한다.



"셔?"

ㅡ 오승철

솥뚜껑 손잡이 같네
오름 위에 돋은 무덤
노루귀 너도바람꽃 얼음새꽃 까치무릇
솥뚜껑 여닫는 사이 쇳물 끓는 봄이 오네

그런 봄 그런 오후 바람 안 나면 사람이랴
장다리꽃 담 넘어 수작하는 어느 올레
지나다 바람결에도 슬쩍 한번 묻는 말
"셔?"

그러네 제주에선 소리보다 바람이 빨라
"안에 계셔?" 그 말조차 다 흘리고 지워져
마지막 겨우 당도한
고백 같은
그말
"셔?"



사어가(死語)가 돼버린 짧은 제주 사투리 <셔>의 주제로 오묘한 남녀간의 관계를 하나의 이이기로 승화 시킨 통찰력은 일품이다.

정제되지 않은 투박한 언어들이 럭비공처럼 어디를 가는지 모른 채 읽던 독자들에게 의외의 결말은 시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오 승철 시인은 1957년 제주 위미에서 출생.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작품활동. 시집 <개닦이> <누구라 종일 흘리나>가 있고, 한국시조문학상, 이호우시조문학상, 유심작품상, 중앙시조대상, 오늘의 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출처 : 제주투데이(http://www.ijejutoday.com)

 

 

 

https://m.blog.daum.net/sun6377/5073335

 

그리운 바다 성산포/이생진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사람 빈 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사람 빈 자리가 차갑다 ​ 나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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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바다 성산포 

ㅡ 이생진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사람 빈 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사람 빈 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 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 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순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절망을 만들고

바다는 절망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절망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절망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성산포에서는 주인을 모르겠다

바다 이외의 주인을 모르겠다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 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탄 버스에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했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놔두었다

삼백육십오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출전] 이생진, [그리운 바다 성산포] (1978)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jejulovetour&logNo=220759058501 

 

이생진 시비공원. 그리운 바다 성산포. 오정개 해안

영주십경이나 제주 12경이라 함은 제주를 대표하는 명승지나 자연 경관을 두고 붙여진 명칭이다. 이 중 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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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바다 성산포 /낚시꾼과 시인외 25편

https://m.blog.naver.com/miyaa1212/221759409928

 

이생진 시인 시모음- 그리운 바다 성산포 /낚시꾼과 시인외 25편

[prologue] 바다위에 뜬 섬, 그 섬 같은 언어, 그 섬같은 사랑. 그 섬이 낙원이었다고 말하는, 그리워서 울...

blog.naver.com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81660 

 

[시인의 애송시] 이생진 시인 '벌레 먹은 나뭇잎'

마음의 양식이 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 시

www.ohmynews.com

 

벌레 먹은 나뭇잎

ㅡ 이생진

나뭇잎은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https://ko.wikipedia.org/wiki/%EC%9D%B4%EC%83%9D%EC%A7%84

 

이생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이생진(음력 1929년 2월 21일 ~ )은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음력 1929년 2월 21일(호적상 10월 1일)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1949년 서산 농림학교(6년)를 졸업하였고 1951년부터 1954년까지 군복무를 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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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진(음력 1929년 2월 21일 ~ )은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음력 1929년 2월 21일(호적상 10월 1일)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1949년 서산 농림학교(6년)를 졸업하였고 1951년부터 1954년까지 군복무를 하였다. 1965년부터 1969년까지 국제대학 영문학과 수학을 전공하였으며 1969년부터 1970년까지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언어학과를 다니다가 중퇴하였다. 1954년부터 1993년까지 중고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PKi5cyz7tpg&t=188s 

 

 

https://kydong77.tistory.com/10150

 

강민경, 그 남자 그 여자/ 조수미,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https://www.youtube.com/watch?v=fMOL-iEcBe8 https://www.youtube.com/watch?v=aROJN1fX1qY https://www.youtube.com/watch?v=D9V4wNGSEVA https://www.youtube.com/watch?v=cpqWrpyLGg0 https://www.youtube.com/watch?v=fDSRJWfEJvE 이상한 나라의 사람들 https:

kydong77.tistory.com

 

 

https://v.daum.net/v/20221217053002927

 

‘김만배 최측근’ 헬멧남 등 2명 구속… 260억 은닉 혐의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인 김만배씨(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의 범죄 수익 260억원을 은닉하는 데 조력한 혐의를 받는 측근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와 최우향(쌍방울그룹 전 부회장) 화천대

v.daum.net

 

 

https://www.youtube.com/watch?v=QDDYKL_LiXE 

 

https://www.youtube.com/watch?v=vts4U--DzhI 

 

 

https://www.youtube.com/watch?v=fDSRJWfEJvE

 

 

아리랑고개를 넘으며

 

허옇게 탈색된 머리카락

뽑히듯 힘겹게 흩날린다.

손자 셋 키워

제 집으로 보낸 일곱 해 만에

당신은 고려장이 다 되었다.

 

평생을 넘나들던 아리랑고개

능숙한 언덕 하나 허위허위 오르며

여러 차례 멈춰 서서 숨 몰아쉰다.

 

동양화 속에서 방금 걸어 나온 듯

청아한 자태 은은히 빛나던 청춘

어제 본 듯 생생한데

 

돌아보는 나를 향해 당신은 손을 들어

어여 먼저 가라고 손짓한다.

역광으로 희뿌옇게 허트러지는 당신의 머리칼에

생애의 실낱같은 오솔길들 빛나는데

 

나 혼자 어딜 가겠는가?

혼자 갈 길 더는 남아 있지 않아

잠시 돌아보다가

못 본 척 서너 걸음 앞서 걷는 산책길.

 

 

폭력에 관한 사유

 

진달래는 진달래를 믿거나 믿지 않는

허황된 짓은 하지 않는다.

봉숭아는 봉숭아대로

분꽃은 분꽃대로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사슴은 사슴으로서 신앙에 의탁하지 않으며

사자는 사자로서 허망에 기대지 않는다.

 

오직 사람만이 무언가에 기댈 뿐이다.

믿거나 믿지 않는 공식에 따라

도려내고 발라 먹는다.

믿음으로 서로를 죽이고

믿지 않는 것으로 살생한다.

 

살의 쾌감과 살점의 고통으로

드높이 쌓은 탑의 허공을 

그들은 문화라고 이름 짓는다.

 

불가해한 믿음

불가해한 폭력은 무어라고 부를까?   

            

믿음의 폭력

불신의 폭력

문화의 폭력

폭력에 대한 폭력

인간만이 폭력에 기댈 뿐이다.

 

 

* 위 자료를 제공하신 시인

https://kydong77.tistory.com/21074

 

김창범, 버들치/ 공정한시인의사회 , 2021년 11월호 신작시

김창범 홈피 https://blog.naver.com/lifehand77 : 네이버 블로그" data-og-description="길은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나는지 분명치 않습니다. 그 길이 내 인생의 목적지이고 마지막 도착지입니다. 인생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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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치

 ㅡ김창범 

 

성복천 버들치 떼는 면도날보다 예민하다.

한 덩어리로 뭉쳐있다가도 누군가 그림자라도 드리우면

순식간에 흩어진다. 전율하는 힘의 덩어리가 예리하게 찢어져

사방으로 쏜살같이 날아간다. 어둠을 밀어내고 달리는

열차의 힘이 어느 순간 머물렀다가 굉음을 지르며 떠나간다.

아, 황홀하다. 저 조용한 물밑에서 일어나는 힘의 시작과

그 해체를 보노라면, 우리의 생명은 황홀하고 처절하다.

생명이란 결국 헤어져 분해되는 것, 어디론가 달려가고 마는 것.

한순간 버들치 떼로 모이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마는 것.

과거도 미래도 없다. 반짝이는 비늘 빛만 잔상을 남길 뿐이다.

어디에도 허무란 없다. 그들은 어딘가에 열심히 살아있다.

악을 쫓거나 악에게 쫓기는 삶의 밑바닥이 너무나 생생하다.

살아있는 것들은 흐르는 물처럼 끊임없이 분해되어

철저히 해체당하지만, 텅 빈 침묵이 모래로 쓸려갈 무렵,

성복천 바닥에 붙어사는 것들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다.

생명은 행렬과 무리를 이루며 냇물을 거슬러 온다.

그것은 또 하나의 힘의 덩어리, 또 다른 힘의 혁명,

버들치 떼는 그저 한가롭게 꼬리치며 광장으로 모여들지만,

결국, 거센 물살을 뚫고 저마다 자기 지느러미를 흔든다.

아, 깃발이 되어 몰려나온다. 그것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것.

누군가를 기다리며 그들은 또 다른 세상을 준비한다.  

 

ㅡ출처/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1년 11월호(Vol. 74)

 

 

짐승의 시

 ㅡ김창범 

 

거기 묶여 있는 것은
짐승이 아니다
거기 숨죽이고 있는 것은
짐승이 아니다
그러나 주인은
짐승이라고 한다
한 마리 순한 짐승이라고 한다
아, 네 발로 벌떡 일어나
짐승이여 그대는 무엇을 그리워하는가
무엇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가
거기 쓰러져 있는 것은
짐승이 아니다
거기 묻혀 있는 것은
말 못하는 짐승이 아니다.


-시집 ‘봄의 소리’
(창작과 비평사, 1981)에서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21074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티스토리]

 

 

 

 

https://www.youtube.com/watch?v=zLMe5UG5LGA 

 

 

https://www.youtube.com/watch?v=bH2gNrnzY2k 

 

 

https://kydong77.tistory.com/21076

 

백거이(白居易), 長恨歌/ 比翼鳥(비익조) · 連理枝(연리지)

https://www.youtube.com/watch?v=-jP6mKy0aoI * 머리가 둘인 동영상 속의 새는 오류임. 비익조는 머리조차 하나가 된 전설상의 새. 김용임 노래 동영상의 그림은 잘못임. 비익조는 하나의 눈과 날개만을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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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天願作比翼鳥

재천원작비익조,   하늘에서는 원컨대 비익조 되고35)

在地願爲連理枝

재지원위연리지,   땅에서는 원컨대 연리지가 되자고 했소.36)

天長地久有時盡

 천장지구유시진,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어도 다할 날이 있으련만37)

此恨綿綿無絶期

차한면면무절기,   이들의 恨은 잇고 이어져 끊어질 때 없으리라.38)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21076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티스토리]

 

 

https://kydong77.tistory.com/20581

 

이명주, 꽃에 관한 사유·비트겐슈타인의 서부극& 조병옥, 잠자리/ 白石, 흰 바람벽이 있어.

www.youtube.com/watch?v=KnHgG8pImbk www.youtube.com/watch?v=hSlkK3Cw3VU 이화자, 花柳春夢 (화류춘몽) www.youtube.com/watch?v=Ki71O52kPEg 꽃에 관한 사유 ㅡ이명주 우리 동네 아리랑고개 비탈진 도로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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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관한 사유 

ㅡ이명주

 

우리 동네 아리랑고개

비탈진 도로 옆 빈터엔 튤립이 핀다.

봄이면 좁다랗게 조성된 화단에

단색의 싸구려 튤립뿐만 아니라

황제, 총독, 제독, 영주, 대장 따위의 등급이 매겨졌다던

귀족풍의 다채로운 기품들이

희희낙락 피어난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신흥 부르주아들은

터키 산 튤립에 목숨을 걸었다.

귀족이나 대부호가 아니면 엄두도 못 낼

최고가의 취향에 생사결단으로 달려든 튤립 버블.

변종 튤립 알뿌리 한 알에 3,000만 원을 호가하여

꽃 한 송이의 무게가 천금이었단다.

 

수 세기 만에 꽃의 황제는

배기가스 충만한 대한민국 서울 변두리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길바닥에도 피는

민주적인 천격이 되었다.

나 같은 늙은이의 어슴푸레한 정감에나

겨우 알은체하는 구닥다리 향수가 반갑다.

역사란 이래서 천박하기도 오묘하기도 한 것이다.

 

꽃은 본디 누군가가 기를 쓰고 피우는

인공 작물이 아니라

저 혼자 그냥 피어나는

빛이거나 그늘이다.

멀쩡히 모르는 척하는 건 고사하고

누군가가 그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注,1)

끄떡없는 무명의 빛깔이요 향기요 바람이다.

 

그런데도 저 혼자 세상에 난 줄 아는

시러베 인간들은 기를 쓰고 주장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이름 없이 피는 꽃은 없다고.

이름 없는 꽃은 꽃이 아니라고.

 

이름 불리지 못한 꽃은

아예 피지 않은 거라고 지랄을 떠는

세상이 꼴불견인 꽃들도 있다.

그걸 모르는 이들에겐 차라리

꽃 없는 세상을 던져주는 게 어떨까.

 

그러거나 말거나

그래야 저답다는 듯

오늘도 꽃은 어디에서나

그냥 줄기차게 제멋대로 핀다. 

* 注1)김춘수 시인의 '꽃'에 대한 변주

   

 

비트겐슈타인의 서부극

ㅡ이명주

 

오스트리아 출신의 언어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서부 영화에 매혹되었다고 한다.

철강 재벌의 2세로 태어나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은 그는 형제자매를 비롯해 릴케 같은 가난한 문인들에게 재산을 모조리 나누어 준 뒤 쓸모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산골 초등학교 교사로 취업했다. 나중에 러셀의 제자가 되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철학 교수가 되기도 하지만 그 짓이 '살아 있는 죽음'이라며 노동자로 나섰다.

클라리넷 연주에 탁월했고 휘파람으로 웬만한 소나타와 교향곡을 불어댈 수 있었다는 이 거부의 막내아들은 수학과 철학에 심취한 뒤엔 아예 장식과 허례를 모조리 제거해버린 검약과 정확성과 확실성을 신조로 삼았다. 러셀에게서 진정한 천재의 표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는 이 언어철학의 거인이 왜 얼핏 천박해 보이는 서부 영화에 환장했을까?

어린 시절에 매료된 '베라 크루스'나 'OK 목장의 결투'를 필두로, 적응하는 데 세월이 꽤 소모된 '황야의 무법자'나 '석양의 건맨' 같은 마카로니웨스턴을 다시 보게 될 때마다 비트겐슈타인을 떠올린다.

아무리 선악의 구별이 불투명할망정 분명하게 갈리는 한 가지 확실성이 있다. 삶과 죽음으로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단순 명확한 폭력 미학은 왜 찬양받는가? 안개 속처럼 애매모호하고 우유부단한 욕망의 몽환적 타협을 결투로 한 방에 날려 버리기 때문이다.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20581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티스토리]

 

 

[무척 심심한 A급시인들]

작품 출처: '문학동네'

문정희, 치마 vs 임보, 팬티 

*여고시절 이미 학원문학상을 수상한 분의 '치마'는 무난하나, '팬티'는 시어로서 꺼림칙하네요. '바지'라면 모를까.

 

치마

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궁금하여
남자들은 평생 신전 주위를 맴도는 관광객이다

굳이 아니라면 신의 후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자꾸 족보를 확인하고
후계자를 만들려고 애쓴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다

여자들이 감춘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
참혹하게 아름다운 갯벌이 있고
꿈꾸는 조개들이 살고 있는 바다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죽는
허무한 동굴?

놀라운 것은
그 힘은 벗었을 때 더욱 눈부시다는 것이다

 

 

팬티

(문정희의「치마」를 읽다가) 

ㅡ 임보 

그렇구나.
여자들의 치마 속에 감춰진
대리석 기둥의 그 은밀한 신전.
남자들은 황홀한 밀교의 광신들처럼
그 주변을 맴돌며 한평생 참배의 기회를 엿본다

여자들이 가꾸는 풍요한 갯벌의 궁전,
그 남성 금지구역에 함부로 들어갔다가 붙들리면
옷이 다 벗겨진 채 무릎이 꿇려
천 번의 경배를 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런 곤욕이 무슨 소용이리
때가 되면 목숨을 걸고 모천으로 기어오르는 연어들처럼
남자들도 그들이 태어났던 모천의 성지를 찾아
때가 되면 밤마다 깃발을 세우고 순교를 꿈꾼다

그러나, 여자들이여. 상상해 보라
참배객이 끊긴.
닫힌 신전의 문은 얼마나 적막한가!

그 깊고도 오묘한 문을 여는
신비의 열쇠를 남자들이 지녔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보라.
그 소중한 열쇠를 혹 잃어버릴까 봐
단단히 감싸고 있는 저 탱탱한
남자들의 팬티를!

 

 

치마와 팬티 

(문정희 시인의 치마와 임보 시인의팬티를 읽다가)

ㅡ이수종

 

치마 속 신전에는 달을 가리고

숨겨주는 창이 있다

바람을 빨아들이는 들창 주위를 서성거리며

은밀히 숨겨진 비밀을 열고 싶어

사내들은 신전가는 길목에서

치마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영역싸움을 벌인다

 

거기서 이기면 다 되는가

그건 일차 관문에 지나지 않는

창들끼리의 다툼일 뿐

방패를 뚫고 침입하는

선택받은 승자의 개선을 위해서는

목숨을 건 더 큰 한판 승부가 남아 있다

사내의 완력만으로는 성문을 열 수 없다

 

문 열려라 참깨하고

주문을 외우며

사내들은 치마 앞에서

치마성의 주인과 내통하는

카드 비밀번호를 맞춰 보아야 한다

성주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는 구도자의 인내도 필요하고

계관시인의 음유도 필요하고

말 탄 백기사의 용맹도 있어야 되지만

힘 하나 안들이고 성문을 열고 맞아들이는 경우도

아주 드물게 더러는 있어

치마 앞에서는 여간 근신하며 공을 들여야 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치마는 딱 한번 열렸다 닫히고

더 이상 끄떡도 하지 않은 채

폐쇄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이다

창은 방패를 이길 수 없고

방패는 창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다

힘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이다

- 시집 『시간여행』 (비전, 2011)

 

 

www.youtube.com/watch?v=X1b21XpuLqg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5/09/2008050901379.html

 

김수영 40주기… 미발표 시 15편 공개

김수영 40주기 미발표 시 15편 공개 풍자시 김일성만세 눈길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 실려

www.chosun.com

 

풍자시 '김일성만세' 눈길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 실려

1960년대 현실참여적인 시를 발표했던 김수영(1921~1968) 시인의 미발표 시 15편이 공개됐다. 계간 문예지 《창작과비평》은 9일 "김 시인의 미 발표작을 육필 원고 상태로 지니고 있던 부인 김현경씨가 시인의 40주기 추모행사 준비 과정에서 이들 작품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시들은 오는 17일 발간 예정인 《창작과비평》 여름호에 실린다.

미발표 시 가운데 〈'金日成萬歲'〉(김일성만세), 〈연꽃〉, 〈결별〉 등 3편은 완성된 작품이지만 나머지 12편은 초고 형태다. 공개된 시들은 1954년부터 1961년 사이에 쓰여졌다.

 

詩* 

ㅡ 김수영(1921~1968)

 

詩는 나쁜 詩만이 가슴에

남는다

그것도 이무도 꺾지 않는 꽃이다

 

손톱 위에 태양을 그려 보아라

학자도 정치가도무엇이든 될 수 있다

영혼은 의자에서 내려앉아서 생각할 것이고

시는 병이 나기 전에는

쓰지 말아라

화단을 보며는

잠이야 오겠지

시는 나쁜 시만이 가슴에

남는다

손톱 위에 태양을 그려 보아라

좋은 詩와 나쁜 詩의

분간이 될 터이니

反抗반항하는 마음을 배우게 될 터이니

바람이 부는 데서 잠을 자거라

豪華호화로운 꿈이라도 꾸기 위해서는

(1957)

 

詩*

김수영 미발표 유고- 시

김수영 시인 40주에 부쳐

계간[창작과비평]140 2008.여름

 

 

 

https://kydong77.tistory.com/16948

 

김수영- <풀>

도봉산 등산코스 "지하철 1호선 도봉산역 하차->도봉산 탐방지원센터->광륜사->도봉서원->금강암->구봉사->성도원->도봉주능선" 코스를 선택했다. 코스 도중 휴게소 부근에 김수영 시비가 있다.

kydong77.tistory.com

 

ㅡ 김수영(1921~1968)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6948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https://kydong77.tistory.com/14639

 

김수영 - 巨大한 뿌리

巨大한 뿌리 - 김수영   나는 아직도 앉는 법을 모른다 어쩌다 셋이서 술을 마신다 둘은 한 발을 무릎 위에 얹고 도사리지 않는다 나는 어느새 南쪽식으로 도사리고 앉았다 그럴 때는 이 둘은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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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大한 뿌리

- 김수영

  

나는 아직도 앉는 법을 모른다

어쩌다 셋이서 술을 마신다 둘은 한 발을 무릎 위에 얹고

도사리지 않는다 나는 어느새 南쪽식으로

도사리고 앉았다 그럴 때는 이 둘은 반드시

以北친구들이기 때문에 나는 나의 앉음새를 고친다

八.․一五 후에 김병욱이란 詩人은 두 발을 뒤로 꼬고

언제나 일본여자처럼 앉아서 변론을 일삼았지만

그는 일본대학에 다니면서 四年 동안을 제철회사에서

노동을 한 强者다 

나는 이사벨·  버드· 비숍 女史와 연애하고 있다 그녀는

一八九三년에 조선을 처음 방문한 英國王立地學協會會員이다

그녀는 인경전의 종소리가 울리면 장안의

남자들이 사라지고 갑자기 부녀자의 世界로

화하는 劇的인 서울을 보았다 이 아름다운 시간에는

남자로서 거리를 無斷通行할 수 있는 것은 교군꾼,

내시, 外國人의 종놈, 官吏들뿐이다 그리고

深夜에는 여자는 사라지고 남자가 다시 오입을 하러

闊步하고 나선다고 이런 奇異한 慣習을 가진 나라를

세계 다른 곳에서는 본 일이 없다고

天下를 호령한 閔妃는 한 번도 장안 外出을 하지 못했다고…… 

傳統은 아무리 더러운 傳統이라도 좋다 나는 光化門

네거리에서 시구문 진창을 연상하고 寅煥네

처갓집 옆의 지금은 埋立한 개울에서 아낙네들이

양잿물 솥에 불을 지피며 빨래하던 시절을 생각하고

이 우울한 시대를 파라다이스처럼 생각한다

버드· 비숍 여사를 안 뒤부터는 썩어빠진 대한민국이

괴롭지 않다 오히려 황송하다 歷史는 아무리 더러운 歷史라도 좋다

진창은 아무리 더러운 진창이라도 좋다

나에게는 놋주발보다도 더 쨍쨍 울리는 追憶이 있는 한 人間은 영원하고 사랑도 그렇다 

비숍여사와 연애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進步主義者와

社會主義者는 네에미 씹이다 統一도 中立도 개좆이다

隱密도 深奧도 學究도 體面도 因習도 治安局으로 가라 東洋拓植會社, 日本領事館, 大韓民國官吏,

아이스크림은 미국놈 좆대강이아 빨아라 그러나

요강, 망건, 장죽, 種苗商, 장전, 구리개 약방, 신전,

피혁점, 곰보, 애꾸, 애 못 낳는 여자, 無識쟁이,

이 모든 無數한 反動이 좋다

이 땅에 발을 붙이기 위해서는

ㅡㅡㅡ第三人道橋의 물 속에 박은 鐵筋기둥도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좀벌레의 솜털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怪奇映畵의 맘모스를 연상시키는

까치도 까마귀도 응접을 못하는 시꺼먼 가지를 가진

나도 감히 想像을 못하는 거대한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金洙暎詩選  거대한 뿌리, 民音社,1974, pp.110-113.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4639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http://blog.naver.com/jung4980/166648714

 

연꽃/ 김수영

연꽃 김수영 종이를 짤라내듯 긴장하지 말라구요 긴장하지 말라구요 사회주의 동지들 연꽃이 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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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종이를 짤라내듯
긴장하지 말라구요
긴장하지 말라구요
사회주의 동지들
연꽃이 있지 않어
두통이 있지 않어
흙이 있지 않어
사랑이 있지 않어


뚜껑을 열어 제치듯
긴장하지 말라구요
긴장하지 말라구요
사회주의 동지들
형제가 있지 않어
아주머니가 있지 않어
아들이 있지 않어


벌레와 같이
눈을 뜨고 보라구요
아무것도 안 보이는
긴장하지 말라구요
내가 겨우 보이는
긴장하지 말라구요
긴장하지 말라구요
사회주의 동지들
사랑이 있지 않어
작란이 있지 않어
냄새가 있지 않어
해골이 있지 않어

(1961,3) 

[출처] 연꽃/ 김수영|작성자 박소원

http://blog.naver.com/jung4980/166648714

 

https://kydong77.tistory.com/14629?category=485846 

 

김수영 - 폭포 &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폭포 - 김수영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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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ㅡ 김수영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타와 안정을 뒤집어 놓은 듯이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

 

폭포 1957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208876&memberNo=2126945&vType=VERTICAL

 

김수영을 위하여

[BY Rona2015] 풀이 눕는다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풀은 눕고드디어 울었다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다...

m.post.naver.com

 

 

어느 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王宮)의 음탕 대신에
오십(五十) 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 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越南)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십(二十) 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사십야전병원(第四十野戰病院)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 서 있다 절정(絶頂)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이십(二十) 원 때문에 십(十) 원 때문에 일(一) 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일(一) 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4629?category=485846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https://kydong77.tistory.com/14637?category=485846 

 

김수영 - 그 방을 생각하며

그 방을 생각하며 -김수영 혁명(革命)은 안 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 버렸다 그 방의 벽에는 싸우라 싸우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어둠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나는 모든 노래를 그 방에 함께

kydong77.tistory.com

 

그 방을 생각하며

ㅡ 김수영 

 

 

혁명(革命)은 안 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 버렸다

그 방의 벽에는 싸우라 싸우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어둠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나는 모든 노래를 그 방에 함께 남기고 왔을 게다

그렇듯 이제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메말랐다.

그 방의 벽은 나의 가슴이고 나의 사지(四肢)일까

일하라 일하라 일하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나의 가슴을 울리고 있지만

나는 그 노래도 그 전의 노래도 함께 다 잊어 버리고 말았다.

 

혁명은 안 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 버렸다

나는 인제 녹슬은 펜과 뼈와 광기(狂氣)

실망의 가벼움을 재산(財産)으로 삼을 줄 안다

이 가벼움 혹시나 역사(歷史)일지도 모르는

이 가벼움을 나는 나의 재산으로 삼았다.

 

혁명은 안 되고 나는 방만 바꾸었지만

나의 입속에는 달콤한 의지의 잔재(殘滓) 대신에

다시 쓰디쓴 담뱃진 냄새만 되살아났지만

 

방을 잃고 낙서(落書)를 잃고 기대(期待)를 잃고

노래를 잃고 가벼움마저 잃어도

 

이제 나는 무엇인지 모르게 기쁘고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풍성하다.

 

-(1960.10.30)-

 

 김수영시모음
http://blog.daum.net/ccando007/5306918

 

[스크랩] 시인 김수영 시 모음

<!-BY_DAUM-> 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

blog.daum.net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4637?category=485846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www.youtube.com/watch?v=ccbfq59tVQo

 

 

 

멀리 있는 무덤

-- 金洙暎 祭日에

 ㅡ 김영태

 

6월 16일 그대 제일(祭日)에

나는 번번이 이유를 달고 가지 못했지

무덤이 있는 언덕으로 가던

좁은 잡초길엔 풀꽃들이 그대로 지천으로 피어 있겠지

 

금년에도 나는 생시와 같이 그대를 만나러

풀꽃 위에 발자국을 남기지 못할 것 같아

대신에 山 아래 사는

아직도 정결하고 착한 누이에게

시집(詩集) 한 권을 등기로 붙였지

 

객초(客草)라는 몹쓸 책이지

상소리가 더러 나오는 한심한 글들이지

 

첫 페이지를 열면

그대에게 보낸 저녁 미사곡이 나오지

표지를 보면 그대는 저절로 웃음이 날 거야

 

나같은 똥통이 사람 돼 간다고

사뭇 반가워할 거야

물에 빠진 사람이 적삼을 입은 채

허우적 허우적거리지

말이 그렇지 적삼이랑 어깨는 잠기고

모가지만 달랑 물 위에 솟아나 있거든

 

머리칼은 겁(怯)먹어 오그라붙고

콧잔등엔 기름칠을 했는데

동공(瞳孔)아래 파리똥만한 점(點)도 찍었거든

국적없는 도화사(道化師)만 그리다가

요즘은 상투머리에 옷고름

댕기, 무명치마, 날 잡아잡수

겹버선 신고 뛴다니까

유치한 단청(丹靑)색깔로

붓의 힘을 뺀 제자(題字)보면

그대의 깊은 눈이 어떤 내색을 할지

 

나는 무덤에 못가는 멀쩡한 사지(四肢)를 나무래고

침을 뱉고 송곳으로 구멍을 낸다우

간밤에는 바람소리를 듣고

이렇게 시든다우

꿈이 없어서

꿈조차 동이 나니까

 

냉수만 퍼 마시니 촐랑대다 지레 눕지

머리맡에는 그대의 깊은 슬픈 시선이

나를 지켜주고 있더라도 그렇지

싹수가 노랗다고 한 마디만 해주면 어떠우……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19717 [김영동교수의 고전 &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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